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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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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쯤은 '괴테'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나 역시 그가 어떤 사람이고 그가 무엇을 남겼는지는 자세히 몰랐지만, 그 이름만은 아주 익숙했다. 이 작품으로 그를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그의 명성을 실감하고도 남았다. 사실, 이 책을 읽고 싶었다기 보다는 '리디북스'에서 이 책을 엄청난 가격으로 세일하길래 전자책으로 구입하고 읽게 된 게 조금 부끄러울 뿐이다.


어쩌면 상실의 시대를 읽은 후와 비슷한 느낌이 드는 것 같기도 하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 책을 덮은 후, 마음에 남아있는 감정의 덩어리가 크게 다르지 않는 것 같다.


사랑에 빠지면 세상이 밝게 보이고 존재 그 자체가 행복하다. 그리고 베르테르가 '로테'와의 사랑에 빠지는 동안에, 그러하였다. 흔히 달달하다는 글자로 표현되는 감정과 느낌. 그녀 뿐만이 아니라,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의미 있어지고, 아름답게 보이고, 하늘에 붕붕 떠 있는 듯한 그런 기분. 그 덕분에 나도 행복했다. 누군가와 사랑에 빠진 사람의 감정을 함께 느끼는 듯한 착각에 빠졌으니까.

 

하지만 어느 순간 뒤로는 현실의 벽에 가로막힌다. 그녀는 약혼자가 있었고 나중에는 결혼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괴테는 그녀를 멀리하지 않는다. 그녀를 떠났다가 다시 돌아와 삐걱거리는 관계를 유지하다가 끝내는 죽음으로 삶을 끝낸다. 그는 그녀의 약혼자가 돌아온 이후로 서서히 망가지기 시작하는데, 나중에는 광적인 집착으로 인한 정신병 증세까지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글쎄, 그 당시에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2012년의 독자인 나는 베르테르가 그저 아쉬울 뿐이다. 그는 그의 사랑을 접고 물러나야 했다. 아는 것도 많고, 머리도 좋았지만, 그런 부분에서는 왜 그리 답답했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그랬더라면 그 자신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었을지 모른다. 게다가 그가 그의 슬픈 감정을 빌헬름에게 쓰는 편지는 그저 찡얼거림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저 현실감각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얼간이가 '내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몸부림 치는 것처럼 보였다. 외로운 사람은 관심에 목이 마른 법이니까.


한편, '로테'는 처신의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약혼자까지 있는 사람이 그런 애매한 행동을 하는 걸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결혼할 몸인 데다가, 실제로 결혼을 했기 때문에 베르테르와는 거리를 둬야 했다. 베르테르도 답답하지만, 어쩌면 그 모든 비극의 원인 제공자는 '로테'일지도 모르겠다. 작가는 그녀를 아름답고, 고귀하고 우아하게 포장하려고 하지만, 내 생각은 변함이 없다. 그녀는 밀당의 고수이거나, 베르테르를 어장에 두고 희망고문을 시킨 고문관일 뿐이다.

 

그렇다면 결론은 남자는 여자를 잘 만나야 한다는 것?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저자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출판사
문예출판사 | 2004-09-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독일의 문호인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장편 소설. 요한 볼프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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