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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12 뉴질랜드

뉴질랜드 여행 - 호머 터널을 지나 밀포드 사운드로 / 2012.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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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아나우 다운스와 미러 레이크를 본 우리는 밀포드 사운드로 가는 길을 재촉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퀸즈타운에서 출발한 단체 관광객들이 탄 버스를 만났다. 사실, 우리는 그들과 마주치지 않으려고, 일부러 테아나우에서 1박을 했던 건데, 충격과 공포였다. 그래서 그들보다 10분 정도 빠른 템포로 움직였다.


그 다음에 들린 곳은 놉스 플랏(Knobs Flat)이었다. 잠시 화장실을 갔다가, 뭔가 전시하는 공간을 발견하고는 잠시 그리로 둘러봤다. 전시 내용은 호머 터널과 밀포드 사운드까지 도로를 연장했던 1900년대 초반의 흑백사진의 기록이었다.



밀포드 사운드로 가는 길을 닦던 1927년의 사진

대단한 기록이다, 싶었다



이 사진은 잠시 후 우리가 지나게 될 호머터널의 동쪽 입구였다

그 옛날에 만들었으니, 큰 기계가 아닌 사람의 힘으로 만들었을 터



잠시 후, 놉스 플랏(Knobs Flat)에 있던 전시관에

아까뫘던 여행사 단체 관광객들이 도착했다

저 분홍 모자 여자분은 그 일행 중 하나



그리고 다시 밀포드 사운드로 출발하려고 건물 밖으로 나왔다

거의 해발 2천미터에 육박하는 산 위에는

눈이 쌓여 있었다, 내게는 참 이색적인 풍경이었다



그런데, 바로 그 앞에 무지개가 떠서

사진을 담았다, 이건 JS



BJ와 JS




어디선가 읽은 글에 의하면, 무지개의 끝에는 보물이 가득하다던데

저 정도 가까워 보이는 거리면 가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착시라 실제로는 엄청 먼 거리겠지



가던 길에 루트번 트래킹 출발지에도 한 번 들려보고

나중에 트래킹을 해보고 싶다는 호기심이 생겼다



길을 가다보니, 전망대같은 곳이 있어 잠시 차를 세웠다

'팝스 뷰(Pop's View)' 라는 곳으로 두 개의 산을 올려다 볼 수 있었다

이 산은 높이 2,602M의 '크리스티나 산(Mount Christina)'



다시 또 출발한 다음 오래지 않아

마치 주차장처럼 차를 정차할 수 있는 공간이 나왔다

우리는 그 곳에 차를 잠시 두고,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다

이 산은 다른 각도의 크리스티나 산



그리고 JS



우리가 차를 타고 온 길을 담았다

오는 내내 감탄을 하고, 때로는 소름이 돋는 풍경이었다

자연에 압도되는 느낌, 신이 존재하겠구나, 라는 생각을 들게 하던 풍경



도로가 2차선이라 차를 세울 수가 없어서 차에서 내리지 못했는데

차에서 내려서 이런 풍경을 보니, 너무 신나고 감동이라서

계속 사진을 담고 담고 또 담았다



말이 필요없는 풍경

겨울에 와서 날씨가 안좋았지만

되려 그게 더 이곳을 운치있게 만들어 준 것 같았다



BJ



그리고 이동하다보니 또 다른 주차장이 있어서

여기에도 잠시 차를 세웠다

그리고 왔던 길을 돌아본 모습


앞에는 작은 개울이 흐르고 있었고

저 멀리에는 크리스티나 산이 우리를 굽어보고 있었다



그런데 주차장에 케아(Kea) 한마리가 있었다

이 아이는 앵무새 중에 유일하게 산악에 사는 아이인데

지금은 멸종 위기라 한다

그런데, 누군가가 빵을 준 모양이다



우리는 저 새와 빵 모두 건드리지 않고

그냥 옆에서 조용히 보고 있다가 사진을 담았다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건, 하면 안되는데..

관광객의 매너가 참 아쉬웠던 부분



다시 차를 타고 호머 터널로 가까이 가는 중에

천둥이 치는 소리가 나더니 눈사태가 시작되었다

사진은 폭포가 아니라 눈사태의 한 장면



그리고 드디어 호머 터널에 거의 다 왔다

사진 중앙 부분에 검게 보이는 것이 터널의 입구

그런데 이 흰 공간이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차를 잠시 세웠다

(원래는 세우면 안되는데, 오가는 차가 없어 5분 정도 세웠음)



그리고 눈으로 둘러보다가 사진을 담았는데

각이 안나와서 순간적으로 짜증이 났다

광각렌즈가 너무나도 아쉬웠던 순간



사방이 해발 2천미터가 넘는 산으로 둘러쌓여 있는데

마침 눈이 내려서 온 세상이 하얗게 보였다

내 인생의 시각적인 순간 중에 가장 다름다웠고

단연코 이보다 더 감동적인 순간은 앞으로도 없을 것 같았다



각자 사진을 담았다

우선, BJ



그리고 JS



또 JS



그리고 나



그리고 우리는 차를 탄 다음 터널 입구로 향했다. 마침 앞서갔던 투어 차량이 있어서 그 뒤를 따라갔다. 터널은 내리막이었는데, 1.5차선 정도로 보일 정도로 매우 좁았다. 알고보니, 터널 양 끝에 신호가 있어서 15분에 한 번씩 방향이 바뀐다고 한다. 자연훼손을 최소화 하면서 공사를 하느라 완공까지 18년이 걸렸다고 한다. 정말 이들의 사고방식은 본받을만 하다.


그동안의 풍경도 감동이었지만, 호머 터널 앞에서의 순간은 정말 잊을 수가 없다. 사실 저 지역이 이미 해발 1천미터가 넘는 곳이긴 하지만, 그래도 사방이 하늘 끝까지 솟아있는 산으로 둘러쳐 있어서 대자연의 위압감이 느껴졌다. 게다가 때마침 내린 진눈깨비 때문에, 온세상이 하얗게 변해 있었다. 그 풍경이 도시에서만 나고 자란 내게는 너무나 큰 충격이었다. 뭐랄까? 대자연을 보면서 눈물을 흘린다는 말이 이해가 될 정도로, 감동적이었고 아름다웠다. 아마도 이보다 더 가슴 벅찬 풍경은 앞으로도 못볼 것 같고, 행여 내가 다시 이 곳에 오더라도 볼 수 없을 것 같다.


이 순간에 정말 아쉬웠던 것은 동영상을 담지 않았다는 것과 광각렌즈가 없었다는 것. 하지만 그런 아쉬움을 느낄 수 있었던 이런 경이로운 풍경을 볼 수 있어서, 자연과 세상의 모든 것에게 너무나도 감사했다.


여튼, 호머터널을 지나 밀포드 사운드에 더 가까워져 갔다. 그러나 우리가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은 배가 떠나기 3분 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