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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여행

게으르기만 하던 한겨울 날의 출사, 서서울호수공원 / 2010.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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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어느 날. 어딘가로 가기에 나는 너무 게을렀다. 하지만 사진은 찍고 싶었다. 멀리 가기는 귀찮고, 하지만 그럴싸한 사진을 찍고 싶었던 나는 인터넷에서 지도를 띄우고 집 근처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찾아낸 곳이 이 '서서울호수공원'이었다. 공항으로 출/퇴근할 때 항상 지나가는 곳이었기도 한데, 항상 창 밖으로만 보고 가보지는 않았던 곳. 그래서 한 번 다녀와봤다.


아무 생각없이 갔던 곳이라 그 때의 느낌이랄지 감흥은 거의 남아있지 않다. 겨울이라 을씨년스러웠던 것과 생각보다 잘 해놔서 지역 주민들이 운동삼아 둘러봐고 괜찮을 곳이라는 생각 정도가 남아 있다. 사진을 정리하다보니, 사진이 이상하게 잘 안찍혀서 짜증났던 기억도 떠올랐다.



공원 입구 쪽에 안테나를 활용한 작품이 있었다

아이디어가 너무 좋게 느껴졌다



하늘 위로 비행기가 날아가길래 고개를 드니

이스타항공 비행기가 날고 있었다

비행기가 낮게 날고 있어서 한 장 담았음



서서울호수공원의 '몬드리안 정원'

한 눈에 봐도 기존의 정수 시설을 활용한 듯이 보였다



흉흉하기만한 콘크리트 벽이

훌륭한 인테리어 소재가 되었다

아래는 식물들이 심어져 있었고



벽 중간중간에는 통로를 내놓았는데

이런 그림을 잡아낼 수도 있었다



보니까 여기는 기존에 정수장으로 쓰이던 시설을

잘 활용하여 공원으로 바꾸어 놓았더라

마치 선유도 공원처럼 말이다



데칼코마니를 생각하며

사진을 담았다



개인적으로 빨강색을 좋아하는 나는

위 아래에 빨간 선이 있는 이 사진이

참 마음에 들었더랬다



약간 다른 구도로도 담아봤다

추운 한 겨울이라 그런지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리고 정원을 천천히 걸으면서 둘러봤다

뭔가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기도 했다



몬드리안 정원 한 켠에 있던 의자

온기는 전혀없이 차갑게 식어 있었다



정원을 위에서 바라볼 수도 있었다

지금은 겨울이라 쓸쓸해보이지만

여름이 되면 많이 달라져 있을테지



콘크리트 기둥 위로 비죽 나온 철근이

저 멀리 나뭇가지와 묘한 조화를 이루던 풍경 



공원 안쪽으로는 경인고속도로를 왼편에 두고

오솔길이 있어서 그 길을 걸었다

공원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초소가 나왔음

누군가는 여기서 군생활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쭉 더 가니까 이런 공사판이 나왔다

으음, 5년이 지난 지금은 어떻게 바뀌었을지



저 건너편은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 지역이다

더 가도 볼 게 없을 것 같아서 다른 길로

방향을 들어서 얼마 간 더 걸었는데



깜짝 놀랄 정도의 큰 운동장이 나왔다

안내판 같은 것을 확인해보니까

이 아래에 큰 물 저장탱크가 있는 것 같았다



공원 사이즈가 굉장히 컸다

축구장 크기였음



다시 산책로를 걸어서 공원 쪽으로 되돌아 가는 길에

하늘 위로 대한항공 비행기가 날아가길래 담았다



그리고 서서울호수공원을 걸으며 가장 감동한 부분

구조물이 세워지는 자리에 나무가 자라고 있자

그 부분만 조금 짧게 다듬어 만들었더라

나무를 자르지 않고 이렇게 했다는 게 감동이었음



이건 아이들이 노는 놀이터 같은 건데

색이 알록달록해서 담았다

사실은 나도 들어가서 놀아보고 싶었다



이 아이도 옛 정수장 시절의 기둥이었을거다

사진이 잘 안나와서 게시하진 못했지만

더 멋진 조형물들이 제법 많이 있었다



그리고 공원 입구에 있던 '100인의 식탁'

빨강색이 인상적이라서 담았다

여기에 앉아 도시락을 먹으면 좋을 듯



이 서서울호수공원은 원래 '신월 정수장'이었다고 한다. 서울시 자료를 찾아보니, 1959년에 '김포 정수장'이라는 처음으로 세워졌다고 한다. 그리고는 2003년에 가동이 중단되고, 2009년에 공원으로 개장했다고 한다. 여의도공원, 양재 시민의 숲과 비교할 수 있을 정도의 공원이라고 한다. 어쩐지 생각보다 상당히 크더라.


내가 다녀온 게 2010년이니까 개장한지 불과 4개월 만에 다녀온 것이었다. 나는 아직도 주거지를 옮기지 않아서, 여전히 이 곳에 쉽게 갈 수 있는데, 시간이 되면 한 번 다시 둘러봐야겠다.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으니, 그 때보다는 공원으로 잘 자리잡지 않았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