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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15 이탈리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먹은 티본 스테이크 - 엘로우 바 / 2015.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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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6시, 아카데미아 미술관(Galleria dell' Accademia)의 폐장 시간이 되었다. 내부에 한 시간 정도 있었던 우리는 못본 것도 많았고, 보고 싶은 것도 더 있었다. 그러나 문을 닫겠다는데, 어쩔 수 없이 빗자루에 쓸려나오다시피 밖으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떠밀려나온 미술관 출구에는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그들도 우리처럼 아쉬운 마음인 듯 싶었다. 쉬이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그 근처에 서서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더라.


하루 종일 돌아다녔으니, 저녁 식사를 해야 했다. 오늘의 메뉴는 이미 티본 스테이크로 HJ가 한국에 있을 때부터 정해놓은 메뉴였다. 스테이크를 많이 먹어보지 못한 나는 어떤 맛인지 상상이 되지 않아, 아무래도 상관없었으나 굳이 그런 티를 내진 않았다. 그러나 먹어보니까 정말 맛있더라.


여튼 우리는 미리 찾아놓은 레스토랑으로 이동했다. 2개의 레스토랑을 찾아놨는데, 이동하던 중에 발견한 '옐로우 바(Yellow Bar)'로 들어갔다.



피렌체 아카데미아 미술관의 문패

건물 자체도 주변의 건물들과 다를 바 없고

큰 간판이나 네온사인 같은 게 없어서 의아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래서 더 좋더라



저녁을 먹기 위해 레스토랑으로 가던 중

두오모 성당 뒷편을 담을 수 있는 곳을 발견했다

아까는 못 본 모습이라 재빨리 몇 장을 담고 이동했다

이미 몇몇 사람들이 이 모습을 촬영하고 있었음



원래는 다른 음식점을 찾아서 가던 길이었는데

우연히 이 '옐로우 바(Yellow Bar)'를 발견했다

가게 익스/인테리어가 예쁘장하니 괜찮은 것 같아서

여기서 먹기로 하고, 살짝 들어가 봤다



가게 출입구에는 안내를 담당하는 직원이 있었다. 그는 우리가 가게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잠시 보여줄 것이 있다며 따라오랜다. 그래서 '응? 이건 무슨 수작이지?' 라는 생각으로 경계하며 식당 안으로 그를 따라갔다. 우리를 앞서가는 그는 말하는 뽐새나 제스쳐가 약간 여성스러운 느낌이 있었다. 여튼 그를 따라 가게 안으로 들어가 왼쪽으로 몇 걸음 걸으니, 큰 통유리가 있었는데 그 너머에는 깔끔한 주방 내부가 훤히 보였다. 우리의 바로 앞에는 파스타를 뽑아내는 기계가 열심히 파스타를 뽑아내고 있었다. 그가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여기가 우리 주방이고, 보시다시피 이렇게 깔끔해요. 특히 우리는 신선한 파스타를 이렇게 매일 만들어 냅니다. 정말 신선한 파스타죠. 맛도 굉장히 좋구요. 자, 그러면 자리로 안내해드릴까요?"


내가 긴 인생을 산 건 아니지만, 이렇게 주방을 보여준 레스토랑은 이 곳이 처음이었다. 뭔가 수상해서 경계를 하고 있었는데, 그런 마음도 사라졌다. 그는 우리에게 파스타를 보여줬지만, 사실 우리는 티본 스테이크를 먹으러 왔기에 살짝 미안해졌다.



우리는 레스토랑 안쪽의 벽에 붙은 자리로 안내 받았다

내 자리에서 보이던 전경인데 괜찮았다

옐로우 바, 라는 이름인지 내부는 노란 빛이었다



내가 앉은 자리에서 왼쪽을 바라본 모습

음식점 자체의 분위기는 상당히 좋은 편이었다

조용해서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곳이었음



여러 와인을 팔고 있기도 했는데

먹을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안먹기로 했다

대신에 맥주 작은 걸 시켜서 나눠먹기로



그렇게 맥주 하나를 시켜서 나누어 먹었다

'나스트로 아쥬로(Nastro Azzurro)'



이탈리아 피렌체까지 와서 괜찮은 음식점에 왔는데

'까르보나라'를 안시키고 넘어갈 수는 없었다

우리나라에서 먹는 것과는 좀 다른 모습이었지만

HJ는 이게 이탈리아 정통 까르보나라 라고 했다

고소한 맛이 입 안에서 샤르르~, 참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오늘의 메인 메뉴

티본 스테이크



익힌 정도는

미디엄



개인적으로 스테이크를 많이 먹어보질 못해서

좋아한다거나 하는 음식이 아닌데, 역대급으로 맛있었다

이런 맛으로 스테이크를 먹는구나, 싶었다



고기를 한 점 떼어냈다

저 육즙이 입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

향신료와 고기가 만들어내는 절묘한 향이

입 안에 솔솔, 너무 맛있게 먹었다



티본 스테이크는 이탈리아어로

'비스테카 피오렌티나(Bistecca Fiorentina)'이다

출입문에 붙어 있던, 가격표 1kg에 45유로



주문한 음식을 다 먹고 옐로우 바를 나오는 길

분위기도 좋았고, 음식도 굉장히 맛있었음

피렌체에서 피본 스테이크를 먹으려면

이 곳으로 와도 괜찮을 것 같음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담은

피렌체 두오모 성당의 파사드

하지만 이 성당의 정면은 참 담기가 어렵더라



배가 부르니까 좀 쉬고 싶어졌다. 숙소로 돌아가 쉬다가 저녁에 나와, 미켈란젤로 광장의 야경을 볼 계획이었다. 사실, HJ가 생각보다 많이 게으르기도 하고, 지난 번 친퀘테레에서 본 모습을 떠올려보면, 이번에도 숙소에서 나오지 못하고 잠을 자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본인이 한국에 있을 때부터 이것만은 해야겠다고 생각했는지, 여러 번의 내적 갈등 끝에 숙소를 나왔다. 이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