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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15 이탈리아

피렌체 피티 궁전에서 본 메디치 가문의 소장품 / 2015.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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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티 궁전(Palazzo Piti)은 이탈리아 피렌체 남쪽에 있는 큰 궁전이다. 높이는 3층이지만, 건물의 가로 길이가 굉장히 길어서 200미터가 넘는다고 한다. 피렌체에서 가장 큰 건물이기도 하다. 1458년에 피렌체의 은행가였던 '루카 피티(Luca Pitti)'에 의해 지어졌으나, 정작 본인은 이 건물이 완공되기 전에 죽었다. 한편, 두오모 성당의 돔을 설계한 브루넬레스키가 설계를 맡았다고 하나, 이는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루카 피티(Luca Pitti)'는 당시 메디치 가문의 실세이자 피렌체 권력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코시모 데 메디치(Cosimo de' Medici)'의 친구이자, 협력자였다. 그와 동시에 피렌체 공화국으로부터 작위를 수여 받은 기사이기도 했으며, 판사이기도 했다. 그러나 코시모 데 메디치가 늙어서 권력을 잡고 있기가 힘들어지자, 1458년에 쿠테타를 일으켜 권력을 잡았다. 그는 메디치 가문에게 일종의 자격지심이 있었는지, 그 해에 메디치 가문의 궁전보다 더 화려하고 웅장한 피티 궁전을 발주한다. 그 당시에 그의 주문 중 일부는 이러했다고 한다.


"이 시대의 가장 훌륭한 기술자를 동원하고, 가장 최신의 공법을 적용할 것. 메디치 궁전의 문만큼이나 큰 창문을 만들고, 내부 정원은 메디치 가문의 궁전을 통채로 집어 넣을 수 있을 정도의 크기의 궁전을 만들 것"


그래서 그런지 이 피티 궁전은 굉장히 크다. 날씨가 너무 더워 둘러보진 못했지만 정원의 크기도 어마어마하다. 현재 이 건물은 국유화되어 7개의 박물관과 갤러리로 운영 중에 있다. 매주 월요일은 쉬고, 아침 8시 15분 부터, 오후 6시 50분까지 운영한다. 티켓 가격은 12.5 유로이나 피렌체 카드가 있으면 무료.


생각보다 볼 것이 굉장히 많아서, 여유만 있다면 하루 종일 있어도 무방하다.



입장권을 보여주고 피티 궁전 안으로 들어왔다

궁전이라기 보다는 그냥 건물이라는 느낌을 더 받았고

건물이 상당히 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건물의 외관 디자인은 묘한 매력이 있었다

별로 인 것 같기도 한데,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



나름 자연주의를 추구한 것만 같은 돌기둥

큰 돌을 거칠고 자연스럽게 다듬어 쌓아올렸더라

이 기둥에서 노동집약적인 뭔가가 느껴졌다



피티 궁전의 내부는 'ㅁ' 형태로 구성되어 있었다

잠시 돌아다니다가 눈에 보이는 어딘가로 들어갔다



특별 전시회를 하는 것 같았던 곳인데

전시실이라고 하기에는 내부가 굉장히 화려했다

궁전이긴 궁전이구나, 싶었다

'은그릇 박물관(Museo delgi Argenti)'



내부가 너무 화려해서 되려

전시물이 소박해보일 것 같은 느낌



이 곳의 전시는 사진 속의 파란 돌이

이 곳의 예술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알 수 있는 전시였다



그 파란돌은 밀라노와 피렌체 인근 지역에서

이렇게 새파란 자기로 다시 태어났다

1583-4년에 만들어진 도자기



박물관 어느 곳의 천장

언뜻보면 어디까지가 실제 건축물이고

어디부터가 그림인지 구분이 잘 안갈 정도이다



이 곳의 전시물은 메디치 가문이 모아놓은

아름답고 호화로운 그릇들이 가득했다

이 도자기는 색을 어떻게 냈을지 신기하기만 했다



건물의 입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화장대와 같은 수납장

온갖 희귀한 돌과 황금으로 장식해놨다



아까와 마찬가지로 어디까지가 건축물이고

어디부터가 그림인지 자세히 보지 않으면 헷갈릴 정도였다



천장 뿐만 아니라 일반 관람실의 벽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날 포르투갈의 페나 성에서 이런 모습을 봤었는데

그 모습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정교하고 화려했다



1973년에 파란 돌로 조각된 조각인데

사모트라레의 니케(Nike)상을 모사한 것

이브 클랭(Yves Klein)작품



이 전시실도 벽에 온통 그림을 그려 놓았다

보이기는 이렇게 보여도 원근법이라든지

수많은 과학이 전제되지 않으면 그리지 못할 그림들



메디치 가문의 문양은 오른쪽에 있는 6개의 구슬로 알고 있는데

왼쪽에 있는 여러 가문들과 혼인 등으로 얽혔는가 보다

10개 가문이 메디치 가문 하나와 비견되는구나



여기서부터는 다른 전시실인 것 같은데

기록을 자세하게 한 게 아니라서 확실하지가 않다

조개껍질(?) 등으로 만든 작품



옛날 여성들의 목걸이에 달렸던 보석을 빼내어

그 뒷편에서 빛을 쏴서 만들어 낸 전시물

실제로는 배경이 이렇게 어둡지 않은데 어둡게 나왔다



책장이나 선반위에 놓일 정도의 조각이 있었는데

옷 주름부터 표정까지 너무나도 디테일했다



이건 거대하고 아름다운 조개껍질로

만든 술잔 같았다

참 예쁘더라



그 당시에는 아프리카의 모든 것이 신비로웠을 것이다

메디치 가문의 수집품으로 남아있는 아프리카 인형



전시실의 끄트머리에는 이렇게 슬픈 표정의 마네킹이

금색 고리로 된 특이한 의상을 걸치고 있었다

옷의 화려함과 표정이 대비되어 묘한 느낌이었다



보기만해도 화려하고 기품이 있어보이는 왕관

가운데에 있는 보라색 보석은 참 탐나더라는



천천히 둘러보다보니 어느덧 출구로 나와 버렸다

밖으로 나오니 뜨거운 여름 열기가 훅 느껴졌다



이제서야 이 곳이 굉장히 넒다는 게 실감이 났다. 다른 곳을 보기 위해서 나갈까 하다가 마음을 바꿔서 다른 곳을 둘러보기로 했다. 우리가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회화들이 가득했던 팔라티나 미술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