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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15 이탈리아

'피치~ 피치~ 어피치~' 가 아닌, '우피치 미술관(Galleria degli Uffizi)' 둘러보기 / 2015.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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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의 '피치~ 피치~ 어피치~' 는 이 영상에서



오후가 되어서 우리는 '우피치 미술관(Galleria degli Uffizi)'으로 향했다. 40도에 육박하는 더운 날씨에 피티 궁전도 보고 온 터라 기운도 많이 빠지고, 힘도 없었지만 이미 숙소에서는 체크아웃을 해버렸기에, 누워있거나 늘어져서 쉴 곳은 없었다. 저녁 기차시간까지 계속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었다. 1박 2일의 짧은 시간 동안 머무는 피렌체인지라, 많은 곳을 둘러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우피치 미술관은 보고 가야겠다는 생각에 HJ와 함께 미술관으로 향했다.


이번 여행에서 피렌체는 베네치아와 친퀘테레 사이의 중간 경유지 정도의 포지션이었다. (피렌체가 어마어마한 문화/역사의 도시라는 건 이 곳에 온 다음에 알게 되었음) 그래서 이 곳에 대해 유심히 알아보지 않아서, 이 미술관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잘 몰랐다. 겉으로 봤을 때는 3-4층 짜리의 별로 크지 않은 건물인 줄 알았는데, 실상은 그 반대였다. 나중에는 폐장 시간에 쫒겨서 하나도 못보고 그냥 밀려나올 수 밖에 없었다. 하루종일 봐도 모자를 정도의 규모더라.


행여나 피렌체 카드를 구입했다면 굳이 예약을 하지 않아도 된다.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받은 다음 줄을 안 서고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우피치 미술관으로 가는 길에 담은 베키오 궁전

저 곳도 들어가보고 싶은 곳이었으나, 시간이 없었다

다음에 오게 되면 들어가보리라



우피치 미술관에 도착했다

우리는 예약을 하지 않았지만 피렌체 카드가 있어서

현장에서 줄을 서지 않고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우피치 미술관의 첫 인상은

'3층짜리 건물이고 하니, 별로 안크네' 였다

금방 돌아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우리나라의 국립중앙박물관이나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 같이

뭔가 거대한 비주얼을 기대했으나, 소소했음



피렌체 카드를 보여주고, 티켓을 끊고

우피치 미술관 내부로 들어왔다

우리나라의 미술관보다는 옛스러운 분위기였다



전시물이 굉장히 많았지만

미술 쪽에는 완전 까막눈이라 혼란스러웠다

새로운 정보가 너무 많이 들어오니

그냥 그런갑다, 하고 지나가버릴 수 밖에



켄타우로스를 때려잡는 헤라클레스의 석상

아래에 설명이 있었지만, 이탈리아 어로 되어 있었음

복제본이라는 게 놀라울 따름



천장의 장식은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발랄함이 특징이었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역대 교황의 초상화가 걸려 있었는데

엄청나게 긴 복도를 따라 쭉 이어져 있었다



'성인들의 성모(Ognissanti Maestà)', 1306-10년

by '지오토 지 본도네 (Giotto di Condone)'

회화에서 신으로 그려졌던 성모 마리아와 예수의 모습에

인간을 대입해서 그리기 시작한 작품

다른 회화에 비해 둘의 모습이 소소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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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안사노와 성 맥시마가 함께 하는 수태고지

(Annunciation with St. Margaret and St. Ansanus)', 1333년

by '시모네 마르니티(Simone Martini)' & '리포 메미(Lippo Mem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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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피치 미술관의 전시실은 대략 이런 느낌이었다

처음 몇 개의 방은 시에나 학파의 그림들이 있었는데

그 황금빛 그림들이 찬란함을 뽐내고 있었다



'동방박사의 경배(Adoration of the Magi)', 1420년

by '로렌조 모나코(Lorenzo Mona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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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은 영어로 작품의 내용을 설명해주는 분이셨는데

목소리와 억양과 생김새가 지금은 세상에 없는

내 친구 브라이언과 비슷해서, 잠시 바라봤더랬다

'동방박사의 경배(Adoration of the Magi)', 1423년

by '젠틸레 다 파브리아노(Gentile da Fabriano)'




'우르비노 공작과 공작부인의 초상화

(Portraits of the Duke and Duchess of Urbino)', 1475년

by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Piero della Frances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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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들 사이에 앉아있는 성모와 아기예수

(Madonna and Child Enthroned Between SS)', 1486년

by '필리피노 리피(Filipino Lippi)'




건물 바깥에서 봤을 때는 별로 크지 않아 보였는데

안에서 본 건물 내부는 정말 끝이 없어보였다

나는 천천히 보는 스타일인데 하루종일봐도 모자라겠더라

(나중엔 폐장시간에 밀려 못보고 그냥 나왔다는..)



'비너스의 탄생(The Birth of Venus)', 1481년

by ' 산드로 보티첼리(Botticelli Alessandro Filipepi)'

이 그림은 유명해서 알아보겠더라

사람들도 이 그림 앞에 복작복작 모여있었다



봄(Sping), 1478년

by '산드로 보티첼리(Botticelli Alessandro Filipepi)'

이 그림도 어디선가 본 적이 있지만

유명하다니까 '우와~' 하고 바라보는 내 자신이 답답했다



다리가 아픈지 의자에 앉아서

열심히 사진을 담고 있는 HJ



'수태고지(Annunciation), 1472년'

by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

아래 자세히 보기를 클릭해서 설명을 읽다보면

이 사람은 괜히 천재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될 것임

[ 자세히 보기 ]



우피치 미술관의 하이라이트라고 일컬어지기도 하는

'라 트리부나(La Trubuna)'

우피치 미술관이 시작된 곳이라고도 하는데

붉은 벽과 화려한 바닥이 인상 깊었다



'라 트리부나(La Trubuna)'의 천장에는 돔이 있었는데

8개의 살 사이로 유리구슬처럼 보이는 게 박혀 있었다

마치 뽁뽁이 같은 질감에, 실제로 보면 좀 묘한 느낌



아쉽게도 '라 트리부나(La Trubuna)'는 들어가지는 못하고

3개 방향에 있는 출입문에 서서 안을 볼 수 있을 뿐이었다

저 맞은편 출입문에 서 있는 HJ



나는 나중에야 알게 되었는데, 우피치 미술관에 있는

상당수의 조각들은 모두 카피본이라고 한다

진품을 구할 수 없는 경우에는

최고의 장인들에게 의뢰해서 그냥 만들었다고 함



'성 스테파노의 논쟁

(Disputation of St. Stephen)', 1514년

by '비토레 카르파치오(Vittore Carpaccio)'

언제부턴가 그림 속에서 공간감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신성한 알레고리 (Sacred Allegory)', 1499년

by '조반니 벨리니(Giovanni Bellini)'

베네치아 화풍을 만든 화가라고 한다

자연스러운 배경과 풍경을 강조하기 시작했다고 함

[ 자세히 보기 ]



'시벨(Sybil)', 1511년 - 추정

by '니콜로 론디넬리(Niccolo Rondinelli)' - 추정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의 표지를

생각나게 했던 그림



밖에서 봤던 우피치 미술관은 별로 안크다고 생각했는데

내부는 정말 끝도 없이 넓어서 가도가도 끝이 없었다

하지만 아직 1/5도 채 둘러보지 못했다는 것이 함정



서기 1~2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조각

고대 그리스 7현인 중 한 사람인 솔론(Solon)이라 함

그러나 복제품인건 함정



처음에 너무 힘을 빼면서 열심히봐서리

어느 순간부터는 그냥 물 흐르듯이 둘러봤다

어쩌면 평생봐도 이 그림들을 다 못볼 것 같아서

욕심을 내려놨더랬다



'유아 대학살(Massacre of the Innocents)', 1730년

by '마르코 베네피알(Marco Benefial)'

같은 제목의 엄청 유명한 루벤스의 그림이 있지만

나는 이 그림도 괜찮아서 담아봤음



어떤 방에 오니, 굉장히 거대한 그림이 있었다

사람이 바글대던 우피치 미술관이었지만

이때만큼은 사진 속에서 사람을 살짝 덜어낼 수 있었다



저 시커면 그림도 멋지게 담고 싶었으나

밀려드는 관광객으로 타협할 수 밖에 없었다

어두운 분위기가 마음에 든 그림이었는데



우피치 미술관의 천장 장식

산뜻하다고 해야하나, 유아틱(?)하다고 해야 하나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는 듯한 느낌이었다



또 한참을 걷다보니, 라오콘이 나왔다

진품은 로마에 있으니, 이건 복제본

그러나 나같은 까막눈에게는 진품처럼 보였음



창 밖으로 베키오 궁전을 담으면 좋을 것 같아서

살짝 담아봤는데, 아마 미술관 내 카페 근처였을 듯



화장실에서 본 무한행렬

이곳은 화장실조차도 뭔가 아티스틱했다



아쉽게도 1층에 있는 이런 방은 하나도 못보고

폐장시간에 쫒겨 그냥 헐레벌떡 나올 수 밖에 없었다

행여 나중에 다시 가게 되면 며칠에 결쳐서 보는 게

몸도 마음도 편하고 가장 좋으리라는 생각




정말 아쉬운 마음을 한가득 가지고

우피치 미술관을 나왔다, 이렇게 광활한 곳일 줄은 몰랐어

베네치아로 가기 위해 숙소로 되돌아 가는 중



우리는 베네치아로 향하는 기차를 탔다

안녕! 피렌체!



우리의 피렌체 숙소는 '플러스 플로렌체(Plus Florence)'라는 곳이었다. 호텔인 줄 알고 예약했는데, 막상 가보니 유스호스텔이라 당황했지만, 알고보니 호텔과 유스호스텔을 함께 운영하고 있었다. 기차역에서 거리는 조금 떨어져 있었지만, 충분히 걸어갈 수 있었고, 행여 버스를 타면 금방이었다. 가격대비 시설은 나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깔끔하기만 하면 되는지라, 가성비에 만족했던 숙소였다. 조식은 먹질 않아서 잘 모르겠다.


한편, 우리는 피렌체에서 저녁에 떠나는 기차를 예약해놓고 시내를 돌아다녔다. 다 좋았는데, 약 38도 쯤 되는 날씨에 온 몸이 땀에 젖어 질척질척했다. 그 상태로 기차를 타려니 영 찝찝했다. 샤워를 하고 싶었지만, 숙소는 이미 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맡겨놨기 때문에 샤워할 곳이 없었다. 목욕탕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었으나, 쉽게 눈에 띄지 않았다. 아.. 그때는 정말이지 불쾌지수도 높고, 너무나도 샤워를 하고 싶었다.


그런데, 이런 게 천운인걸까? 숙소에서 짐을 찾고 리셉션(유스호스텔과 호텔 공용) 맞은 편에 있는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샤워시설이 있었다. 아마도 유스호스텔이라 그런 것 같았다. 어쩌면 스텝이 쓰는 곳일지도 몰랐다. 누군가 샤워를 한 흔적은 없었지만, 그래도 '이거다!' 싶었다. 그래서 우리는 그 곳에서 초고속 도둑(?) 샤워를 하고 숙소를 나왔다. 너무너무너무너무 상쾌하고 좋았음. 진짜 숙소를 너무 잘 잡았다고 생각했다. 샤워하니까 신나기도 했고!


그리고는 이번 이탈리아 여행의 마지막이 될 베네치아로 다시 되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