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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10 체코

2010년 체코 프라하 - '카를교(Karlův Most)'를 건너다 / 2010.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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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오랜만에 혼자 하는 여행이었다. '프라하(Praha)'의 구시가 광장에서 서쪽의 블타바 강으로 걸었다. 나의 첫 동유럽 여행이었고, 기대했던 것보다 도시 자체가 너무 예뻐서 참 좋았다. 프라하의 내 수많은 단체 관광객들, 그리고 친구나 연인끼리 온 여행자들을 보면서, 혼자라는 게 조금 머쓱하기도 했다. 유난히 다른 여행지보다 그런 기분이 더 들었다.


한편, 이 날 프라하의 하늘은 흐렸다. 영국 만큼이나 우중충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구름이 많았다. 그런 와중에 바람이 칙칙한 구름을 밀어내니, 파란 하늘과 하얀 뭉게 구름이 군데군데 모습을 드러냈다. 얼마인가 그러고 있으면, 또 다시 칙칙한 구름이 어디선가 나타나 불청객처럼 끼어들었다. 그러면 바람이 또다시 그들을 밀어내고..



'루돌피눔(Rudolfinum)' 근처에서 블타바 강을 바라봤다

사실, 까를교를 가려던 길을 잘못 들었더랬다

잠시 벤치에 앉아 이런 풍경을 멍하게 바라봤다



벤치에 앉아 있던 내게 어떤 아저씨가 말을 걸었다. 처음에는 경계를 했는데, 나쁜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온 아저씨였는데, DSLR을 사고 싶은 모양이었다. 자신의 작은 카메라를 보여주면서 카메라에 대해 이것 저것 물어보길래, 내가 아는 선에서 최대한 대답을 해줬다. 뭐라고 대답했는지 기억이 나진 않지만, 오랜만에 외국어로 길게 이야기를 나눴던 시간이었다. 잠시 이야기를 나눈 후, 자리에서 일어나며 그에게 여행 잘 하라는 인사를 했다.



프라하 '블타바 강(Vltava)'

'프라하 성(Pražský Hrad)'

'성 비투스 대성당(Katedrala Svateho Vita)'



뚜벅이 여행자인 내게

마치 호사처럼 보였던 풍경



풍경 자체만으로도 너무 예뻤는데

먹구름이 걷히며, 파란 하늘과 뭉게구름이 보이니

극적인 효과가 더해져, 굉장하게 느껴졌다



원래 가려던 프라하의 명물

'카를교(Karlův Most)'를 왼쪽에 두고 있었다



나는 저렇게 보트 피플이 될 수 없으리라 생각했다

유람선이면 몰라도, 개인 배를 빌리면 비쌀테니까

그리고 나는 짠돌이인 편이니까



"자, 이게 '카를교(Karlův Most)'로 가보자"

프라하 핫 플레이스 중 하나인 곳으로!



일단 '카를교(Karlův Most)'에 도착하긴 했는데

사람이 어마무지하게 많아서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였다

화약탑을 닮은 다리 양 쪽의 출입구



프라하 카를교

Karlův Most



블타바 강의 동쪽에서 맞은 편을 바라보는 풍경은

너무 예뻤는데, 그 자체만으로도 묘한 매력이 있어서

봐도봐도 질리질 않았다



한강에 있는 거대한 다리들에 익숙한 내게

이렇게 돌로 만들어진 다리는 예술품처럼 보였다

아직까지 쓰인다는 게 놀랍고 고마울 따름



카를교는 정말 발딛을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맨 앞에 나시 입으신 여자분이 참 예쁘셨는데



카를교 위에서 그림을 그리던 화가

캐리커쳐보다는, 상단의 남자 배우 같은 사람의

그윽한 눈빛이 나를 사로 잡았음



카를교를 건너면서 담아 본 남쪽의 풍경



카를교 북쪽의 풍경은

생각보다 덤덤했다



카를교 위에서 공연하시는 분들이 있어

잠시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구경했다

나이가 상당한 분들이 굉장하다고 생각했음



기념품으로 CD를 하나 사갈까 하다가 말았다

생각보다 가격이 센 편이라 관뒀음



다리 양 옆의 검은 석상들의 비호를 받으며

나는 까를교를 건너 프라하의 서쪽으로 이동했다



카를교에 이르렀으니 새로운 목적지가 된

목적지인 프라하 성과 성 비투스 성당



'카를교(Karlův Most)'는 프라하의 블타바 강에 있는 다리이다. 프라하에 가면 꼭 들러야 할 곳 중 하나이지만,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관광지를 돌아다니다보면 저절로 지나게 되어 있다. 베이지 색과 검은 돌이 섞인 모습이 특징인데, 검은색은 돌 표면의 철 성분이 산화된 결과라고 하나, 믿거나 말거나. 그리고 다리 난간의 석상들은 1700년대에 세워진 것이지만, 원본을 보존하기 위해 모조품으로 대체되어 있다고 한다.


이 다리는 1402년에 완공되어 현재까지 600년이 넘게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역사로 그 세월을 되짚어보면, 조선이 건국할 시절에 건설한 돌다리를 아직까지 사용하고 있는 셈.


한편, 1841년까지 프라하 블타바 강의 동/서를 잇는 유일한 다리였다. 이 다리는 동유럽과 서유럽을 잇는 교역로이기도 했으며, 동/서 양쪽 유럽의 문화가 교류하는 통로이기도 했다. 그래서 단순히 사람이 건너는 다리 이외의 굉장한 역사적 의의가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