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계 여행/'16 핀란드

핀란드 여행 - 헬싱키 인근에서 핀란드 전통 가옥을 만나보자, '세우라사리(Seurasaari)' / 2016.04.21

반응형

우리는 세우라사리 섬을 천천히 걸었다. 나는 왠만하면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지 않고, 섬을 한 바퀴 돌고 싶었다. 혹시나 HJ의 생각이 나와 다를까 싶었지만, 다행히도 중립적이라 살살 꼬셔서 계속 걸었다. 맑은 날씨에 산림욕을 하는 기분이었다. 



1790년에 '타이바쌀로(Taivassalo)' 지역에 지어진

'카일루오돈(Kahiluodon)' 영주의 대저택

작은 집들은 옮겨온 게 이해가 됐는데

이렇게 커다란 집까지 옮겨놨을 줄이야



이 곳에는 비슷한 모양의 집들이 많았다

처음에 봤던 집보다 사이즈도 더 커져 있었고

Kaukolan Savutuvat 이라는 굴뚝없는 집들



한편 내 발 아래를 내려다 보니

이런 느낌이었다





아마 이 공원을 조성한 사람들의 노력이 아니었으면

어쩌면 핀란드 전통 가옥을 보기 힘들었을지도 모르겠다

1900년대초에, 대단한 선견지명이라 생각했다



옛날 핀란드의 공중전화 박스

한편, 우리나라의 옛 공중전화 박스도

이제는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HJ



걷다가걷다가 다리가 아팠던 우리는

잠시 벤치에 앉아서 쉬었다



그리고 다시 걷다보니

섬의 끄트머리까지 오게 되었다

육지쪽으로 돌아보면서 담은 사진



경사진 바위로 주춤주춤 내려가보는 HJ

하지만 겁이 많아서 이내 올라왔다



그리고 너무나도 맑았던 하늘



우리가 있던 자리가 그늘이 져서

맑은 하늘과 대비가 심했던 게 아쉬웠다

사진이 참 잘나왔는데, 얼굴이 어둡다



이 사진도 표정이 참 좋은데

마찬가지로 어둡게 나왔다




이 두 사진은 귀엽게 잘 나왔다

>_<



HJ가 담아준 내 뒷모습



우리가 있는 쪽의 하늘은 흐렸지만

우리가 바라보던 하늘은 사진처럼 깨끗해서

이 곳에서 한참을 물과 하늘을 바라봤다



그리고는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섬을 돌아 나가는 여정의 시작이랄까?



이상한 배(?)가 있어 다가가보니

휴게소 같은 곳이었으나, 잠겨 있었다



흐린 하늘을 마주 보고 걸었다



저 건너편에는 공장이 있었지만

환경이 오염된다던가, 더럽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다

'공업의 발전과 자연의 조화가 가능하구나'

핀란드에 와서 여러 번 했던 생각 중 하나였다



마치 동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노랑노랑한 집과 호수에 비친 반영을 지나



우리는 출구로 가는 길을 걸었다

이때쯤에는 둘다 조금 지쳐서 대충 걸었다



세우라사리 내에 있던 표지판

바프리키에 있던 표지판과 비슷했음



뭔가 부티나는 대저택도 가보고 싶었으나

발도 아프고 지치고 힘들어서 그냥 패스했다



그리고 이 나무는



세우라사리 섬에서 사장 큰 나무라고 한다

나무 아래에 이런 표지판이 있었는데

우리나라와 달리 너무 심플하고 예뻤다



우리는 '세우라사리(Seurasaari)' 섬을 한 바퀴 돌았다. 말 그대로 걸어서 섬을 한바퀴 돌았다. 섬으로 들어왔던 입구로 다시 나가는데, 다리가 살짝 아프고 피곤했다. 하지만 산림욕을 해서 그런지 마음은 참 상쾌했다. 몸은 피곤한데, 마음은 가뿐한 그런 느낌? 괜찮았고, 좋았다. 이번 핀란드 여행에서 실질적인 마지막 여행지라고 할 수 있었는데, 잘 선택한 것 같았다.


세우라사리를 둘러보면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건물들이 몇 백년 된 목조 문화재임에도 불구하고, 그냥 그대로 있었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접근을 차단하기 위한 펜스도 없었고, '접근하지 마시오' 라든가 '만지지 마시오' 같은 경고판도 없었다. 너무나도 부러운 시스템과 시민의식이었다. 통제를 하지 않아도 모두가 자발적으로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니 말이다. 함부로 만지지 않고, 담배 꽁초를 포함한 쓰레기를 버리지 않으며, 숭례문처럼 불을 지르지도 않는. 헬싱키 시내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부러움에 씁쓸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