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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16 일본 - 오키나와

오키나와 신혼 여행 - 나하, '슈리킨조초(首里金城町)' 돌다다미길 / 2016.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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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리성 남쪽에 오래된 길이 있다고 했다. 오키나와 여행을 위해 여기저기 여행기를 약간 읽었는데, 그런 곳이 있다고 했다. 여행하면서 유적지와 같은 오래된 것을 탐색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이기에, HJ를 꼬드겨 그 길을 한 번 걸어보고 싶었다. 그 길의 이름은 '슈리킨조초(首里金城町)'.


이 길은 오키나와에서 생산된 대리석을 다듬어서 포장한 길로, 15세기 혹은 16세기에 만들어지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현재는 일반 사람들이 살고 있는 평범한 길이지만, 그 옛날에는 귀족들이 모여 살았다고 전해지던 곳. 그 길이가 10Km 가 넘었다고 하나, 세계 2차 대전 중에 많은 부분이 파괴되어 지금은 2~300M만 남아있는 게 그저 아쉬울 따름이다. 그 길이 그대로 남아있다면, 굉장한 트래킹 코스가 될 것 같은데, 그러게 전쟁은 왜 해가지고..



슈리킨조초로 내려가는 계단인데

갑자기 굉장히 어둡고, 습했다

그리고 왼쪽에는 뱀이 나온다는 표지판도



걸어가다가 꽃이 예뻐서 찍었다

친절하게도 옆에 한국어 설명이 있었다

꽃꽃이에도 인기있는 '산단화' 라고 한다



꽃이 예뻤는지, 사진을 찍고 있는 HJ

하지만 이 순간에 나는 여기가 모기지옥이라는 걸

깨달으면서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글을 쓰는 지금도 소름이 돋는다, 으으..)



순식간에 모기에서 6방을 물리고는

갈 길을 재촉했는데, 경사가 상당했다

아직까지는 그냥 길이나 다름없었다



마치 제주도에서 봤음직한 돌담이 있었다

섬이라는 환경에 인간이 적응하는 것이

비슷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드디어 마주한 슈리킨조초

옛날에는 류큐 왕국의 귀족들이 모여 살았던

우리나라의 한남동 북촌 같은 그런 곳이라고 한다



우리 뒤에서 외국인 한 명이 비지땀을 흘리며

걸어오더니 쿨하게 우리 앞으로 걸어나갔다

대단한 친구라고 생각했다

이 먼 동양의 끝의 구석을 탐험하는 친구라



우리가 서있던 곳에서 뒤쪽을 바라본 모습

돌담과 길이 삼위일체가 된 듯했다



슈리킨조초 돌다다미길

조금 전에 내려갔던 친구는 벌써

저만치 내려가고 있었다



'저 아래까지 가보자'는 내 말에

꼭 가야되냐며 되묻던 HJ



우리는 기지개를 한 번 켜고

슈리킨조초 돌다다미길을 내려가 보기로 했다

(올라오는 게 걱정되긴 했지만)



오키나와의 전통 수호신인 시샤 한 마리가

고풍스러운 느낌의 어느 집 앞을 지키고 있었다



우리는 이런 길을 따라 내려갔다

옛날에는 이런 길이 10Km 나 이어졌으나

세계 2차 대전 중에 대부분 소실되고

현재는 200~300M만 남아 있다고 한다



관광지인 것 같으면서도

그렇지 않은 이 오묘한 느낌



이따가 우리는 우리가 내려왔던

이 슈리킨조초 돌다다미길을 다시 올라가야 했다

경사를 보니 괜히 왔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슈리킨조초에 있던 어떤 음식점

대각선 방향에 정자 같은 전통 건물이 있었으나

모기가 달라붙을까봐 쉬지 못하고

계속 움직였다



오키나와시 지정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전통 우물이라고 한다



우리는 조금 더 내려갔다가

살살 되돌아 가기로 했다



조금만 덜 덥고

모기가 없었다면 참 멋졌을 풍경



내리막길을 내려오면서 경사가 상당해

이따가 되돌아갈 때 힘들겠다 생각했는데

역시 몇걸음 옮기지 않아 숨이 턱에 찼다



저 뒤에 있는 건물이 '가나구시쿠무야라(金城村屋)'

라고 불리는 오키나와 전통 양식의 건물이란다

무료 개방되어 동네 평상처럼 운영되는 것 같았고

그 앞에 있는 나무가 운치를 더했다



이 길을 헉헉대고 올라간 후

소름 돋아가며 모기지옥을 단숨에 돌파했다



그리고 다시 슈리성쪽으로 넘어왔다

공원을 더 둘러보고 싶었지만

덥고 힘들어서 다른 곳으로 가기로 했다



슈리성을 떠나는 우리를

마지막으로 배웅해줬던 건

다름 아닌 오리들



모노레일을 타고

국제시장쪽으로 향하던 나하의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