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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여행

유채꽃이 폈던 5월의 서해바다 - 꽃지 해수욕장 / 2012.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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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새로 산 카메라를 가지고 어디론가 가고 싶었다. 그리고 원래 가려고 했던 곳은 '바람아래 해수욕장'이었다. 안면도 끝자락에 있어서 뭔가 분위기도 있을 것 같았고, 사람도 없을 것 같았다. 한적한 곳을 걸으며 새로 산 카메라로 사진을 담고 싶었다.


안면도에 접어들어 안면도 자연휴양림을 지나, 바람아래 해수욕장에 거의 다 왔을 때, 네비가 어떤 마을로 나를 안내했다. 마을 입구에 접어들면서 뭔가 이상하다 싶었지만, '설마 네비가 틀리겠어' 하는 마음으로 안내된 길을 따라갔다. 그러나 15분쯤 후, 나는 마을을 뱅뱅돌아 입구로 돌아와 있었다. 그 짓을 세 번을 하고서는 너무 화가나고 짜증나서 목적지를 '꽃지 해수욕장'으로 바꿔버렸다.


'꽃지 해수욕장'은 해안선의 거리가 5Km나 될 정도로 거대한 해수욕장이다. 처음에는 해수욕장의 남쪽에 잠시 머물렀다가 다시 차를 타고 북쪽 끝으로 이동했다. 해수욕장의 남쪽에는 '리솜 오션 캐슬'이라는 리조트가 있고, 해수욕장의 북쪽 끄트머리에는 널리 알려진 '할아비 바위'와 '할미 바위', 그리고 '방포꽃다리'가 있다.



여자아이들 넷이 여행을 온 모양이었는데

두런두런 이야기하면서 산책하는 모습이 너무나 보기 좋았다

하늘에 행글라이더 같은 동력비행기를 보고는 손을 막 흔들더라



여자아이들의 손인사를 받은 동력 행글라이더가 내 위를 지나갔다

이 녀석이 등장할 때면 어김없이 "부우웅~" 소리가 났다



썰물. 물이 빠진 부드러운 모래에 찍힌 누군가의 발자국



그리고 내가 걸어온 길을 돌아본 풍경

암초를 밟으며 걸으니 균형도 잡아야 하고 폴짝 뛰기도 해야 해서

뭔가 운동이 되는 것 같기도 했다



'리솜 오션 캐슬'이라는 이름의 큰 리조트

해가 뜨고 질 때, 창문을 통해 보면 정말 멋지겠다는 생각을 했다

알아보니까 회원제로 운영되는 곳이라 비회원은 예약할 수 없다고



누군가가 마시고 버린 우유팩

옛날에 비하면 이제는 국민의식이 높아져서 쓰레기는 많지 않지만

그래도 이런 아이들은 쓰레기통에 버려지면 좋겠다



게들이 살고 있는 집과 그들이 집을 지은 노동의 산물

저 동그란 모래들이 너무 귀여웠음



해변을 크게 한 바퀴 돌아 언덕 위로 올라온 다음 길을 따라 걸었다

이 아이는 일종의 펜스 역할을 하는 구조물인데, 파랑색이 너무 예뻤다



물이 빠진 해변에서는 여러 무리의 사람들이 공놀이를 하고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 중 나만 혼자 온 여행객인 것 같았다



꽃지 해수욕장에 도착한 나는 해변을 걸었다. 한걸음 한걸음 천천히 떼며, 오랜만에 본 바다를 감상하고 사람들을 구경했다. 한시간이나 한시간 반 정도 있었을까? 집에 돌아갈 생각으로 차를 타고 해변을 따라 나 있는 길을 따라 움직였다. 그러다가 거대한 주차장과 유채꽃으로 꾸며진 길을 보고선 다시 차를 대고 해변으로 걸어나왔다.



노란 유채꽃을 배경으로 어민들이 해산물을 팔고 있고

관광객들이 그 사이사이를 오가고 있던 물빠진 해변의 풍경



썰물이라 이렇게 길을 따라 할미/할아비 바위까지 걸어갈 수가 있었다

가면 뭐하냐고? 그냥 한 번 불러보고 기분 내는 거지 뭐



끝까지 걸어가진 않고 이쯤에서 저 관광객을 사진으로 담고서는 돌아나왔다

뭔가 좋은 그림이 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생각처럼 쉽진 않구나



방파제(?) 같은 옹벽과 그 위를 노랗게 물들이고 있는 유채꽃



그리고 이 지역의 새로운 명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방포꽃다리

저 위에서 보는 일몰이 참 아름답다고 들었지만

나는 밑에서 바라보는 것으로 족하는 걸로



방파제처럼 보이는 옹벽에서 할미/할아비바위를 잠시 바라보았다

왼쪽이 할아비바위고, 오른쪽이 할미바위란다

할머니의 풍채가 더 크다



꽃지해수욕장에 가득 폈었던 유채꽃

제주도가 아닌 곳에서 유채꽃을 보니, 왠지 낯설면서도 반갑더라는



유채꽃들이 참 예뻤다. 그런 노란 물결이 있는 풍경은 제주도에서 몇 번 본 적이 있었는데, 내게 그 기억을 떠오르게 했다. 많은 관광객들이 그 안을 걸으며 사진을 찍었다. 젊은 여자도 40대 중년의 여자도 노란 꽃을 배경으로 자신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모습을 몇 번이나 지나쳤다. 


계획하고 간 곳이 아니었는데, 썰물에가서 바닷가도 걷고, 할미/할아비 바위에도 한 번 다녀왔다. 게다가 노란 유채꽃까지 구경하고 왔으니, 아무래도 운이 참 좋았는가 보다. 이 여행이 벌써 6개월 전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