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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16 일본 - 오키나와

오키나와 신혼 여행 - 오키나와 현립 박물관-미술관 그리고 반 고흐 전시회 / 2016.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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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조식을 먹고, 외출 준비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더할 나위 없이 화창했던 날씨. 숙소의 통유리로 내다보는 바깥은 흰 뭉게구름의 정말 티없이 희다고 느껴질 정도로 맑고 깨끗했던 날씨였다. 하지만 막상 밖으로 나오니, 그런 감상은 철 모르는 사치였다는 걸 0.0001초만에 깨닫게 되었다. 너무나도, 어쩌면 어제보다도 더 더웠던 것.


오늘은 숙소 근처에 있는 오키나와 현립 박물관/미술관을 다녀오기로 했다. 우리는 어제 어디선가 반 고흐 특별전 포스터를 봤고, HJ가 거길 가고 싶어했다. 일정이 특별하게 있는 것도 아니었어서, 함께 그 쪽으로 향했다. 다행히도 숙소에서 걸어서 15분 정도의 거리에 오키나와 현립 박물관/미술관이 있었는데, 인도로 걷기에는 너무 더워서 꼼수를 부렸다. 나하 메인 플레이스를 가로질러 박물관/미술관에서 최대한 갈 수 있는 곳까지 실내로 이동하는 것. 그러다가 굴욕적인(?) 스티커 사진을 찍기도 했지만 말이다.


우리는 박물관은 패스하고, 미술관에서 반 고흐 특별전만 봤다. 아쉽게도 전시회 내부는 사진촬영이 불가하여 사진이 없다.



오키나와현립박물관

오키나와 현립 박물관/미술관의 모습

우리는 카메라 스트랩을 사러

맞은 편에 있는 야마다 테크랜드에 들렸는데

그 잠깐 사이에 소나기가 내렸다



입구 쪽으로 더 가까이 다가간

오키나와 현립 박물관/미술관

무심한 듯한 콘크리트 건물이었다



박물관/미술관 외벽에는

이렇게 정교한 구멍이 뚫려 있었다

알고보니 저 콘크리트는 건물을 덮고 있는

외벽 같은 것이었는데

바람이 통하는 구멍처럼 보이기도 했다



방금 전까지 소나기를 퍼붓던 하늘은

거짓말처럼 맑아져 있었다

종잡을 수 없던 8월의 오키나와 날씨



박물관/미술관으로 들어가기 전

앞 마당에 오키나와 전통가옥이 있어

그 쪽으로 다가가 봤다



HJ



마치 우리나라의 '정자'를 연상하게 했던 건물

지붕이 짚같은 것으로 덮여 있던 것도

우리나라의 옛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친근했다

그러나 안내판을 보니 '타카쿠라(高倉)' 라는

이름의 곡식창고라고 한다



역시 일본 전통건축의 백미는

칼날 하나도 들어가지 않을 칼각

정리벽이 있는 사람이 보면

속시원한 각맞춤이랄까?



곡식창고 뒤에는 오키나와의

전통 가옥이 지어져 있었다

우리네 70-80년대에 농촌에서

쉽게 볼 수 있던 그런 집의 느낌이었다



오키나와 전통 가옥의 정면

옛날 초등학교 시절에 가봤던 시골

할머니 집과 유사한 구조였다

날이 덥고 습하니 개방된 형태를

취하고 있는 것 같았다



문이 없기 때문에 집 앞에는 이렇게

벽으로 집 내부를 볼 수 없도록 가렸다

검정색 두 개의 벽 사이의 통로는

집과 더 가까이 있는 흰벽으로

가로 막혀 있었는데, 아주 흥미로웠다



오키나와 현립 박물관/미술관에 들어왔다

그리고 우리는 HJ가 보고 싶어했던

'반 고흐 특별전' 표를 예매했다

박물관은 깔끔하게 포기!



반고흐 특별전으로 들어가는 입구

우리나라처럼 사람들이 몰리지 않아서

관람 환경은 매우 쾌적했다



아쉽게도 반 고흐 특별전 내부는

사진촬영이 되지 않아 사진이 없다

이렇게 밖에 노출된 그림을

찍은 사진이 전부



관람을 마친 후에는 SNS를 활용한

이벤트 존이 마련되어 있었다

일본도 인스타그램이 대세인 듯




아.. 뚱뚱하고 시커멓고..

가필드처럼 나온 것 같다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었던 포토존

특이한 건 날짜를 박아놓았던 점



>_<



우리는 HJ 뒤로 보이는 계단으로 올라가

내부를 한 바퀴 둘러보기로 했다

마침 위에는 카페도 있다고 하니 겸사겸사




오키나와 현립 박물관/미술관의 로비



기둥은 상당히 특이해서

런던의 대영박물관이나 바르셀로나의

사그리다 파밀리아 성당이 연상되었다



이 곳은 사람도 없고

배경도 때타지 않은 흰색인데다가



벽에 뭔가를 걸어놓거나 한 것도 아니고

깔끔해서 인물 사진 찍기에 좋았다



HJ



건물 안은 시원했지만 더운 날씨에

지친 나는 이렇게 눈을 감고 앉아있다가

나도 모르게 깜박 잠이 들어 버렸다

(그 사이에 HJ가 찍음)



우리는 맞은 편에 있던 카페도 가고 싶었으나

가격이 비싼 편이었나? 암튼 뭔가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가지 않았다



오키나와 현립 박물관/미술관의 뒷편엔

이렇게 설치예술 작품들이 있었는데

햇빛이 너무 강해서 나갈 엄두를 못냈음




오키나와 현립 박물관/미술관은

아무 생각없이 보면, 군사시설 같기도 했고

일제가 콘크리트를 발라놓은

미륵사지 석탑이 떠오르기도 했다



하늘이 이렇게 맑으니

햇빛이 너무 강해서 어디론가 갈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그래도 여기에만 계속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움직이기로 했다

이 곳을 떠나면서 담은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