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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16 스페인 - 바르셀로나

스페인 바르셀로나 여행 - 까사 밀라 내부와 지난 100년간의 이야기 / 2016.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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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사 밀라(Casa Mila)'를 둘러보면, 엘리베이터를 타고 바로 옥상의 테라스로 먼저 올라가 관람을 시작하게 된다. (http://lifephobia.tistory.com/656) 우리는 낮시간에 갔는데, 제한시간이 있다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어차피 공간이 넓은 게 아니라서 한 두바퀴 돌다보면 자연스럽게 출구 계단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게 되더라. 그 계단이 끝나는 지점부터 이어지는 이야기이다.



까사 밀라 테라스의 골조를 볼 수 있었다

동물의 갈비뼈처럼 기괴한 것이

역시 가우디라 뭔가 다르구나 싶었다



까사밀라

입구에서 봤던 것보다 훨씬 큰 비율의

까사 밀라 모형을 보면서, 집에 가져가고

싶다는 어처구니 없는 생각을 했다



까사 밀라의 테라스는 이런 골격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유연하고

부드럽게 제작이 가능했다고 한다



가우디는 이렇게 무게와 중력을 이용해

건축물의 인장력을 계산함과 동시에

외관 디자인에 필요한 선을 그릴 수 있었다

(이걸 뒤집어서 보면 성당의 외관이 된다)



복도

까사 밀라의 옥상 테라스를 걸으며

내부는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했는데

내부도 구경할 수 있었다



암모나이트 모양이 있던

육각형의 타일



그리고 약 100년 전 아이방의 모습을

마치 박물관처럼 구현해놓았다

그리고 빛이 참 잘들어오더라




여기는 집주인 밀라의 하인들이

다림질을 하거나 옷을 수선하던 방



아마 저 건너편에는 실제로 사람이

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유리

너무나도 마음에 들던 유리



까사밀라, 발코니

밖에서 보면 기괴하던 까사 밀라의

발코니는 안에서 봐도 기괴했다

만들기 쉽지 않았을 것 같음



빛이 잘 들었던

붉은 테이블의 응접실



가우디는 까사 밀라의 손잡이를

실제 사람이 석고를 손에 쥔 모양을

그대로 만들었다



HJ



둥근 하늘



그러다보니 어느새 출구에

거의 다 이르렀다



발 밑에서 올려다 본

까사 밀라



문득 까사 밀라의 외관을 담은 사진이

없다는 걸 알고는 바로 옆에서 한 장 담아봤는데

이게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까사 밀라는 건너편에 까사 바트요를 본 밀라 부부가 가우디에게 부탁해서 지은 최고급 빌라이다. 가우디가 참여한 마지막 민간 건물로, 이후 가우디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작업에 매진하게 된다. 1912년 완공 당시, 최고급 빌라로 붙박이 장까지 설치되어 있었고, 싱크대와 비데를 비롯하여 현대의 주거시설과 비슷한 수준의 퀄리티의 생활시설이 완비되어 있었다. 유럽 최초의 엘리베이터와 유럽 최초의 지하주차장 등 이 곳에서 시작된 생활 시설들이 많았다.


그러나 '채석장(La Pedrera)' 같은 외관 때문에 사람과 언론으로부터 욕과 비야냥을 엄청나게 먹으면서, 분양은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밀라 부부는 이 곳에서 약 28년을 더 살았다. 이후 남편이 세상을 떠나고, 아내인 '세기몬(Segimon : 밀라 여사의 결혼 전 이름)' 여사는 이 곳에서 약 24년을 더 살아 1964년까지 살다가 생을 마감했다.


어떤 블로그에서는 밀라씨가 건물을 짓기 위해 은행에서 당긴 차입금을 감당하지 못해, 이 건물을 판 것으로 설명되어 있는데 사실과는 다르다. 사실 이 건물을 지은 돈은 아메리카 대륙에서 엄청난 부를 가진 미망인이었던 그의 부인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남편을 여윈 밀라 여사가 건물을 매각한 것은 입주 후 24년이 지난 시점이라 돈이 없어 매각한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본다. 이후 몇 번의 소유주 변경을 거쳐 현재는 Caixa Catalunya 은행 소유라고 한다.


여튼 건물은 매각된 후 새로운 건물주에 의해 여기저기가 개조된다. 대표적으로 까사 밀라의 지붕 밑 아치가 가득한 '다락(Attic)'에 13채의 아파트를 새로 지은 것을 들 수 있다고 한다. (이 다락은 현재는 원래대로 복원되어 관광객에게 개방되어 있다.) 이후 까사 밀라는 게임방을 비롯한 이래저래 다양한 용도로 쓰이면서 내/외부로 많이 손상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수리/복원비가 비싸 건물주는 그냥 방치하다가 1971년에 돌이 떨어져내리자 약간의 긴급 보수가 이뤄졌는데, 다행히도 이때 작업한 건축가는 가우디의 디자인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복원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80년대초까지 까사 밀라의 상태는 아주 안좋았다고 한다.


그러던 와중에 가우디의 디자인이 역사적으로 그리고 예술적으로 재조명 받기 시작하면서, 1984년에 다른 건물들과 함께 까사 밀라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다. 이와 함께 까사 밀라에 대한 정비/복원의 필요성이 대두 되었으며, 현재 소유주인 Caixa Catalunya 은행이 1986년에 매입하고 복원하여 1990년부터 일반에 개방하기 시작했다.


건물 일부에는 아직도 살고 있는 사람이 있고, 건물의 2-3층은 은행에서 응접실과 비슷한 형태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스페인 현지에서는 까사 밀라 라고 부르지 않고, '라 페드레라(La Pedrera/채석장)' 라고 부르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