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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16 스페인 - 바르셀로나

스페인 바르셀로나 여행 - '바르셀로나 대성당(Catedral de Barcelona)'과 수호성인 에우랄리아(Eulalia)' / 2016.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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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번 여행의 마지막 날과 다름없는 날이다. 예전의 여행과는 달리 일정을 아주 느슨하게 잡아서, 오늘의 정해진 일정은 없었다. 그래서 바르셀로나 시내를 무작정 돌아다녀보기로 했다. 가야할 곳을 정하지 않고, 그냥 걸으면서 골목을 구경하고, 거리를 눈에 담았는데, 그러다 보니 운이 좋게도 바르셀로나 대성당에 도착하게 되었다.



바르셀로나 시내, 카탈루냐 광장에는

택스 환급을 해주는 곳이 있어서 먼저 들렀다

저 아래, 인포메이션 센터 너머에 있더라



이번에는 몇 번 걸었던 람블라스 거리가

아닌 그 옆 블럭의 길을 걸었다

이쪽도 람블라스처럼 번화했고 상점도 많았다



HJ를 동심에 빠트렸던 디즈니 스토어



피카소

사진 속 어린아이가 그린 듯한 그림은

기념품 가게의 간판인데, 피카소가 그렸다고 한다

스페인의 전통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이란다



크리스마스

잠시 후, 우리는 바르셀로나 대성당 앞 광장인

'비스베(Carrer del Bisbe)' 거리로 들어섰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있어서 장이 들어선 모양이었다

100개가 넘는 점포가 있었고, 우리는 구경했다



저 상점 위에 있는 '똥싸는 인형'이 여기저기

굉장히 많았고, 하나 사고 싶픈 유혹에 시달렸다

마치 이스터 에그처럼 종교적인 피규어나

크리스마스 트리 아래에 재미 요소로 두는 아이라고 하고

이름은 '까가네르(Caganer)' 라고 한다



바르셀로나대성당

바르셀로나 대성당은 전교 1등이 서울대에가서

중간 등수가 되어버리는 그런 인상이었다

지은지 700년 정도 된 대성당이지만

3개의 첨탑은 1900년대에 새로 세워져서

건물 본체와 첨탑이 뭔가 자연스럽지 않는 느낌



성당 출입구 위쪽에 있는 부분은

처음에는 무슨 미사일이 날아가는 줄 알았다

다른 성당에서는 본 적없는 재미있는 구성



성당을 견학오는 어린이들

오구오구



바르셀로나 대성당 안으로 들어갔다

사그라다 파밀리아와는 다르게

내부가 많이 어두웠다



그리고 성당의 구조도 매우 특이했다

들어가자마자 신도들이 앉는 좌석이 있는 게 아니라

성가대를 위한 거대하고 네모난 방이 먼저 있었다

미사 시에는 신부님/신도들/성가대 순서로 있게 된다



성가대가 앉는 공간은 출입문을 지나자 마자

제단 쪽이 트인 네모(ㅁ) 형태의 벽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러니까 90도 회전한 디귿(ㄷ) 모양이었다

벽 안쪽은 금박칠을 한 의자가 있었다



quite

문득 성가대가 아니라 미사를 집전하는 신부 외

주교 같은 사람들이 앉는 게 아닐까 싶기도 했다

나는 '콰이어(Choir)' 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면 어쩌나



성당의 천장과

천장에서 길게 내려온 샹들리에



바르셀로나 대성당은 그 크기도 상당했다

약간 과장해서 끝에서 끝이 잘 안보일 정도



사그라다 파밀리아가 그랬듯이

여기 바르셀로나 대성당도 전면 중앙의 제단에도

소박한 크기의 십자가만 있을 뿐이었다



이 성당의 구조는 굉장히 특이했는데

제단 바로 앞 가까이에 지하로 내려갈 수 있었다

저 아래에 바르셀로나 수호성인인

에우랄리아의 시신이 모셔진 관이 살짝 보인다



대성당 전면 제단 위의 궁륭

지붕살을 변칙적으로 활용해서 우아함을 줬다

그리고 놀랍게도 벽돌로 지었다



성당 어디에선가 올려다본 천장



이제 살살 밖으로 나가보자

이상하게도 바르셀로나 대성당은

설렁설렁 둘러봤고 사진도 많이 안찍었다

(사진찍기 안좋은 조명이었음)



HJ



바르셀로나 대성당 앞 작은 광장

저 멀리 크리스마스 소품 등을 팔던

길거리 장터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는 성당 옆으로 나 있는 좁은 길을 따라 걸었다

어디를 깔까 딱히 정하진 않고, 그냥 걸었다



바르셀로나 대성당은 약 700년 전쯤에 지어진 성당이다. (그 전에도 이 위치에는 성당이 있었다.) 대부분의 성당이 카톨릭 성인을 위해 지어지고, 헌정되듯이 이 성당 또한 그러하다. 헌정의 대상은 바르셀로나의 수호성인인 '에우랄리아(Eulalia)' 이다. 이 소녀는 서기 290년에 바르셀로나 외곽의 시골마을에서 태어나 13세 때인 서기 303년에 죽었다. 당시 로마의 황제였던 디오클레티아누스는 카톨릭 신자들을 박해했는데, 그 와중에 고문으로 사망한 것.


그와 관련해 다음과 같은 이야기들이 전해내려오고 있다고 한다. 로마 고문관들이 그녀를 발가벗기고 광장으로 내몰았지만, 따뜻한 봄날임에도 불구하고 눈이 내려 그녀의 몸을 덮어주었다고 한다. 이에 빡친 고문관들은 채찍으로 때리고, 꼬챙이로 살을 찌르고, 인두로 살을 지지고, 끓는 기름을 몸에 붓고, 가슴을 잘라냈다고 한다. 그 다음에는 큰 통의 안쪽으로 못을 박아 넣고 그 안에 에우랄리아를 넣고 언덕에서 굴렸다고. (뭐, 과장되었겠지만.. 엄청 잔인한 양야치 같은 놈들)


그러나 상처 하나 없이 멀쩡하게 통에서 나오자, 고문관들이 대빡이쳐서 'X'자 모양의 십자가에 못을 박고, 머리를 잘라 죽였는데, 잘린 머리에서 비둘기가 나와서 날아갔다고.


이러한 이야기를 가진 성인 에우랄리아의 시신이 서기 874년 이후로부터 지금까지도 바르셀로나 대성당 지하에 모셔져 있다고 한다. 우리는 미처 못보고 지나갔지만, 성당주변에는 13마리의 거위가 있는 작은 연못이 있는데, 이 거위는 에우랄리아가 순교한 나이 13살을 상징하는 것이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