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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17 뉴질랜드

뉴질랜드 남섬 여행 - 세상에서 가장 고요한 곳 '테아나우 다운스(Te Anau Downs)' / 2017.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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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밀포드 사운드(Milford Sound)'를 보러 간다. 숙소가 '퀸즈타운(Queenstown)'이 아닌 테아나우인지라 약간 여유 있게 출발할 수 있었지만, 그래도 평소에 비하면 아주 이른 시간에 체크아웃을 하고 밀포드 사운드로 향했다. 가는 길에 여러 볼거리가 있어, 잠시 차를 멈추고 둘러보곤 했고, 이 글은 그런 스폿을 짧게 정리한 글 중 첫 번째이다.


테아나우를 벗어나면 오래지 않아, '테아나우 다운스(Te Anau Downs)' 라는 곳이 있다. 이곳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트레킹인 밀포드 트래킹이 시작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지난번에 왔을 때는, 호수와 산이 만들어내는 멋진 풍경과 세상 조용한 고요함이 각인되었던 곳이기도 하다. 조용하다 못해 고요해서, 인터스텔라 같이 세상에 나 혼자 있는 그런 느낌을 받았던 곳이다. 물론, 단체여행이 아닌 개별 여행으로 와야 이런 느낌을 가질 수 있을 테지만.


이런 느낌에, HJ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곳 중 하나였는데, 아침잠이 많은 HJ는 차에서 비몽사몽인지라 그냥 두고 나 혼자 나왔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고요한 곳을 오롯이 혼자 만끽하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내가 있는 짧은 순간에 다른 여행자가 오진 않았다.



Te Anau Downs

테아나우 다운스

(Te Anau Downs)



Te Anau Downs

밀포드 트랙을 걷는 여행자들은

여기서 저 배를 타고 간다고 한다

지난 번에 왔을 때는 배가 없었는데

오늘은 배가 정박되어 있었다



Te Anau Downs

여기는 내가 아는 모든 곳 중에

세상에서 가장 고요한 곳이다



왜냐하면 건물도 없고

사람도 없고 아무 것도 없기 때문이다

그냥 나만 여기 있음



원래는 저 끝까지 가고 싶었지만

혹시 모를 오해가 있을 수 있어서

이 정도만 다가갔다



여객선 옆으로는 바지선이 있었다

바지선 옆에 나무로 만든 X자 구조물은

배에 기름을 넣는 주유소다



호숫가를 거닐던 오리 가족들




내가 서 있던 데크는 사람 한 명이 지나갈

너비였는데, 여기서 인간에게 필요한 건 딱 이만큼

크고 화려한 건물들이 아니라



Te Anau Downs

5년 전에 왔을 때는 없던 표지판인데

사고가 있었는지, 안내판이 생겼다



나는 잠시 카메라를 내려놨다

내 심장 소리가 들릴 정도의 고요함을

오랜만에 다시 만난 친구처럼 맞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