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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여행

여수 여행 - 향일암 / 2017.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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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 3일 일정으로 여수 여행을 다녀왔다. 원래는 비행기를 타고 가려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과소비 같아서 차를 가지고 갔다. 지난 번에는 자동차로 거제도 여행을 다녀왔었는데, 이번에는 여수라니. 그래서 다음 여행은 가까운 곳으로 가자고 HJ에게 말했다.


보통 여행을 할 때, 사전에 가볼만한 곳이나 맛집을 파악하기 위해 검색이라도 하는 성의를 보였었는데, 이번 여행은 그 조차도 없이 빈 머리로 출발했다. 내가 운전을 하고 있었기에, 여행정보를 찾는 역할은 자연스레 HJ의 몫이었다. 분명 검색을 하는 것 같은데, 곁눈으로 보면 엉뚱한 걸 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결론적으로는 목적지를 짚어줬다. 향일암이 괜찮아 보인다고, 사람들이 많이 간다고 했다.


향일암은 여수 시내에 있는 우리의 숙소에서 한참을 더 들어간 돌산, 거기서도 완전 끄트머리에 있더라. 그렇다. 돌산갓김치의 그 돌산이 맞다.



향일암 아래에는 아주 많은 상점들이 있었다

이들은 대부분 갓김치와 해산물을 팔더라

하나 살까 싶기도 했지만, 곧장 향일암으로 갔다



향일암에 대해 정리해 놓은 비문

서기 659년에 해골물로 유명한 원효대사가

기도하다가 관세음보살을 직접 보고

'원통암'이라고 암자를 만든 게 시초라 한다



남해, 바다

매표소에서 향일암으로 길을 두갈래가 있다

하나는 계단, 다른 하나는 오르막 길인데

우리는 오르막 길을 걸어 올라갔다

그러던 중 보이던 풍경



오르막 길은 민가가 있는 좁은 길을

따라 올라가는 길이었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산을 타기 시작하는데

경사가 제법 가팔라서 힘들었다

하지만 길이 긴 건 아니었음



잠시 그늘에서 쉬면서 담은 HJ



소원 혹은 호기심의 흔적



향일암 입구 바로 앞에는 이렇게

약수터가 있었으나, 우리는 그냥 지나갔다

입구 사진을 네 컷 정도 찍었지만

쩜사를 최대 개방으로 놓고 찍다보니

핀이 완전히 나가버렸다, 4장 모두



산뜻하면서 단아한 단청과

그 위의 푸르름이 보기 좋았다

나중에 보니까 스님들의 거처인 것 같았다



사는 게 사는 거다



입구를 지나 안으로 들어오니 거대한 바위가

마치 병풍처럼 사방을 둘러싸고 있어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 바위에 저렇게 세워진 동전이 많았다



이 여수의 향일암은 정말 신기하게도

통로가 바위 사이로 나 있는 게 많았다

정말 독특하면서도 특이했다



여수 향일암에서 내려다 본

5월의 바다



바위 사이로 난 길을 걸어 대웅전에 닿았다

50미리 화각으로는 다 담을 수가 없어 아쉬웠다

표준줌이 무거워서 단렌즈를 들고 오는

꼼수를 부렸는데, 이럴 땐 아쉽더라



나는 불자가 아니라서 들어가지는 않고

그냥 옆에서 구경하다가 사진만 담았다



돌 거북이를 찍고 있는 HJ



관세음보살, 향일암

관음전에 있던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은 사람에 따라 33가지의 모습으로

보인다고 하는데, 이 모습은 손이 많은 천수관음이라 한다



여기가 바다라 그런가 처마 밑에

용들이 바다를 향해 나아가려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는 HJ



향일암 경내에는 사진에서 보듯

돌로 만든 거북이들어 엄청나게 많았다

향일암이 있는 산이 '금오산(金鼇山)'으로

'황금빛 큰 거북이의 산' 이라 그런가 싶었다



향일암

거대한 바위가 서로 기대면서 생긴

좁은 통로를 걸어 또 다른 관음전으로 향했다

바위를 그대로 두고 길은 낸 게

너무 멋져보였다



거북이들 목에는 묵주가

머리 위에는 복을 비는 100원짜리가



향일암

신라시대에 원효 스님이 앉아서 좌선했다는 곳

원효 스님은 여기서 관세음보살을 보고

이 향일암의 전신인 원통암을 세웠다고 한다



바다, 향일암

원효 스님 좌선대가 있는 곳에서 바라 본 바다

약 1300년전의 바다를 그대로 보는 착각이 들었다

바다가 너무 맑아서 바다 속에서 노는

돌고래가 눈에 보일 정도였다



둥글둥글한 부처님과 스님

혹은 스님과 동자승이 서로 마주보고

정겨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도 했다



바로 그 앞에 있는 연리근

후박나무와 동백나무가 얽혀서 자란단다

참으로 신기한 자연의 세계다



HJ



향일암, 처마, 한옥, 바다, 지붕, 나무

여기는 대웅전 옆에 있는 삼성각이다

한옥지붕과 바다가 이질적이지 않고 묘하게 서로를 보완해

망망한 바다의 심심함을 덜어주는 그런 인상을 받았다



초반에 올라오면서 문 하나를 올려 찍었는데

그 문이 저 문이었고, 스님들이 사는 곳 같았다

젋은 스님이 나오셨는데 강아지 한 마리가

같이 가고 싶어서 낑낑대는 소리가 들렸다



향일암에서 내려다 본 풍경도

해외의 관광지 못지 않게 아름다웠다

이 모습을 끝으로 우리는 산을 내려왔다



우리는 오르막 길로 왔기 때문에

이번에는 계단으로 통해 내려가기로 했다

작은 일주문을 지나기 직전



내려가는 길에 엄청 귀여운 조각상이

있어서 기분 좋게 웃을 수 있었다

'듣지마, 보지마, 말하지마'



귀여운 조각상

하나 더??



향일암을 내려와 주차장 지붕에 있는

일출공원 위에 잠시 앉아서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는 HJ



내가 뭐라뭐라 시비를 걸었더니

나를 때리려고 무섭게 다가오는 모습



향일암은 신라시대에 지어졌다고 전해오는 절이지만, 아쉽게도 건물들은 모두 복원된 것이다. 최근에는 1980년대에 복원되었으나, 몇 해 전 대웅전이 또 화재로 소실된 것을 복원했다. '향일암' 이라는 이름의 뜻은 '해를 향한 암자' 라는 뜻이다.


이 곳이 있는 금오산의 산세는 거북이 모양으로, 멀리 떨어져서 금오산을 보면 거북이가 바다에 들어가려는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한다. 향일암은 등껍질 부분 위에 있기 때문에 아침에 보면, '거대한 황금 거북이가 등에 불경을 이고 바다로 들어가는 모습' 이라고 한다. 우리는 이런 모습까지는 보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좋았다.


절 바로 앞에 주차장이 있으나, 유명세에 비하면 좁은 것 같다. 우리가 갔던 때는 금요일 오후였는데, 이 때는 괜찮았다. 하지만 주말이 되면 대략 1~2km는 차량이 줄 서 있을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