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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17 베트남 - 다낭+호이안

베트남 호이안 여행 - 반짝반짝 하던 호이안의 밤 그리고 역사 이야기 / 2017.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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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마시고 나오니, 어둠이 완전히 내려앉아 있었다. 그와 함께 가게 입구에, 골목골목에 희미하던 등은 기지개를 활짝 켠 듯 그 생생함을 뽐내고 있었다. 우리는 그냥 발이 닿는 대로 걸었다. 그러다보니 걸었던 곳을 또 걷기도 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간혹, 마그넷이 보이면 기념품으로 사려고 유심히 봤으나, 마땅한 아이가 없었다.


호이안은 낮에도 노랑노랑해서 예뻤지만, 밤이 되니까 또 다른 매력이 있더라. 어제 호텔 리셉션에서 호이안 셔틀을 예약 하던 순간을 떠올리며, 원래 생각대로 아침 9시에 이 곳에 왔다면 이 모습을 못 봤으리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운이 좋았구나 싶었다. 때마침 리셉션으로 걸려 온 전화 한 통 덕분에, 우리가 예약 명부를 스캔할 수 있었고, 시간을 바꿀 수 있었으니.



호이안, hoi an

호이안, hoi an

호이안, hoi an

호이안, hoi an

호이안, hoi an

호이안, hoi an

호이안, hoi an

호이안, hoi an



호이안과 그 인근은 역사적으로 '참파 왕국'의 세력권에 있던 곳이다. 이 참파 왕국은 말레이시아 쪽에서 건너온 사람들이 서기 200년 경에 건국하여, 1832년에 멸망하기까지 무려 1600년 간 이 지역을 다스렸다. 인도 문화의 동쪽 끝이라 할 정도로 인도 영향을 많이 받았고, 중국의 견제에도 천 년이 넘게 잘 살아 남았으나, 북쪽의 베트남의 공격으로 멸망했다고 한다.


호이안은 무려 1400년 경 부터 전 세계의 교역상들이 드나들던, 참파 왕국의 항구 중 가장 중요한 곳이었다. 중국인, 일본인은 말할 것도 없고, 인도인, 심지어 네덜란드 사람과 같은 유럽인들도 드나들다보니, 이 곳은 동양과 서양 문화가 뒤섞인 톡특한 풍경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한창 때는 동남아시아 해상 무역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번창해, 재패니즈 브릿지를 건너 일본인 마을이 따로 있을 정도였다. 아울러 기독교도 이 호이안을 통해서 베트남으로 전파 되었다.


그러나 19세기 말, 그러니까 1800년대 후반부터 해상 무역이 중심이 호이안에서 다낭으로 옮겨졌다. 참파 왕국에서는 중심지였음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정부가 다낭을 밀어주기 시작하면서 호이안은 항구의 기능조차 거의 상실한 채, 그냥 잊혀진 시골 마을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그 덕분에 전쟁에서도 큰 피해를 입지 않고, 옛 건축물들이 그대로 보존 될 수 있었다. 건물 자체는 19-20세기에 들어 새로 지은 것들지만, 옛 동남아시아의 무역항의 모습이 거의 완벽하게 남아 있어, 1999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으로 등재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