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전, 영국 브라이튼에서 졸부가 내게 찜닭을 해줬던 날

2018.07.25 14:29

나는 2006년 10월 말 즈음에 영국 브라이튼으로 어학연수를 떠났다. 브라이튼에는 약 1년 전에 어학연수를 떠난 졸부가 먼저 자리 잡고 있었다. 아래 사진은 내가 영국에 도착한지 2~3일 밖에 안되었고, 졸부가 한국으로 귀국하기 약 한 달 반 정도 되는 시점의 사진이다. 사진 찍은 날짜는 2006년 10월 26일. 무려 지금으로부터 약 12년 전 사진이다.


나는 브라이튼에 도착해서 집을 알아보는 1주일 동안 졸부와 방을 같이 썼다. 졸부는 영국인 게이 커플의 방 하나를 빌려쓰고 있었는데, 졸부가 한국으로 귀국하면 내가 그 방을 물려 받을 예정이었다.


히드로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브라이튼 버스 정류장에 내리니 자정이 넘은 시간이었다. 졸부가 마중나와 있었고, 우리는 캐리어를 끌고 졸부네 집으로 갔다. 나는 일주일 정도 신세를 져야 했기 때문에, 한국에서 사간 말보로 레드 한 보루를 집 주인인 게이 커플에게 건넸다. 다행히도 그들은 나를 굉장히 마음에 들어했다. 이야기를 적어내려가자면 끝이 없으니, 배경 이야기는 대강 여기까지.


아래 사진 속에 담긴 날은 커플 내외가 늦은 시간까지 외출을 했던 날이었다. 그래서 우리끼리 저녁을 해먹을 수 밖에 없었는데, 졸부가 찜닭을 해주겠다고 했다. 카메라를 가져갔던 나는 이 날의 몇 컷을 담아뒀다. 2006년 10월 26일 이었다.



대뜸 찜닭을 해주겠다는 졸부

생닭을 손질하고 있는 모습



어떻게 뚝딱뚝딱하니, 정말 찜닭이 완성되었다

졸부가 담아준 12년 전의 내 모습

찜닭은 나름 맛있게 먹었다



내가 담은 졸부의 모습

게이 커플과 우리는 이 테이블에 넷이 앉아

저녁을 먹고, 크로넨버그 맥주를 먹고

이야기를 하곤 했다



탁자 위에 있던 꽃



당시 졸부가 쓰던 방과 침대와 침구류

이 방은 약 1달 반 후에 내 방이 되었다



뿌우



12년 전의 나

으음, 지금은..



침대에 누우면 왼쪽으로 창문이 있었다

침대에서 누운 상태에서 창문을 본 모습



그리고 창문 바깥의 모습



당시 졸부가 벽에 붙여놨던

그때 그에게는 아주 특별했을 달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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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fephob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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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7.27 09:37 신고

    풋풋한 꽃미남 시절의 lifephobia님 사진은 오랜만이네요. +_+
    와 그리고 영국에서 먹는 찜닭이라니! 왠지 각별한 한 끼였을 것 같습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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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7.29 14:48 신고

      꽃미남이라니 부끄럽네요. ㅋㅋ
      저 땐 잘 몰랐는데, 지금보니 특별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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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7.29 14:10 신고

    우왕 소중한 추억이네요^^
    오래전 라이프포비아님 참 귀여우세용 호호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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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7.29 14:59 신고

    와~ 이목구비 뚜렷한 미남이 계시네요ㅋㅋㅋㅋ
    저도 호주에 있었던 사진 돌려보면서 포스팅 거리 정리하고 있는데 다 음식 사진뿐...ㅋㅋㅋ
    그래서인지 거기서 먹은 음식들에 대한 이미지가 오래오래 남더라고요.
    친구분께서 정성들여 해주신 찜닭이라 12년 후에도 lifephobia님 뇌리에 남아있나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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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7.29 15:37 신고

      저도 옛날 사진은 많이 남아 있지 않아요.
      오랜만에 보니 그때 기억이 생생한데
      사진을 더 많이 찍어둘 걸 하는 아쉬움만 가득하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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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7.30 18:31 신고

    턱선... ㄷㄷㄷㄷ

    저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사진찍히는거 질색인데
    가끔 남아있는 사진보면 하... 젊음... 이러고 있거든요 ㅎㅎㅎ
    저랑 비슷한 마음이 드셨을것 같아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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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8.19 17:41 신고

      저도 사진 찍히는 것을 별로 안좋아해서
      제 사진은 거의 없어요.

      간혹 옛 사진을 보면, 말씀대로 젊음이 보이더라구요. ㅋㅋㅋ
      아마 다들 이렇게 늙어가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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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7.31 06:45 신고

    우와 12년 전! 확실히 달라 보이시긴 하ㅅ......쿨럭
    특별한 추억이 담긴 포스팅이네요.
    이 때 먹었던 찜닭도 졸부라고 부르시는 친구분과의 생활도 게이커플도 다 특별한 기억들일 것 같아요.
    저도 언젠가 지금의 타향 살이를 추억할 날이 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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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8.19 17:47 신고

      10년 넘은 시간이 무색할 정도로 아직도 기억이 선명해요.
      아마 끝나는 날이 확실하게 보이던 때라 그런 게 아닐까 싶어요.
      사진 많이 찍어두고, 많이 기록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지금 보니, 사진을 더 많이 안찍은 게 그렇게 아쉬울 수가 없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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