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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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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대 타워팰리스 부럽지 않았던, 종로 세운상가 아파트 나는 서울에서 나고 자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운상가는 그냥 전자제품을 파는 상가인 줄 알았지, 그 위에 아파트 또는 오피스텔과 같은 주거공간이 있으리라고는 생각못했다. 옥상 전망대에 들렀다가 내려오는 길에 조용히 둘러보면서 사진을 담았다. 나중에 찾아보니까 세운상가는 1968년에 건설된 국내 최초의 주상복합 아파트였다. 이 곳이 힘이 빠지기 시작한 건, 제법 오래 되었다고 기억한다. 오세훈 전서울시장이 현대상가와 세운상가를 포함해 충무로까지 일렬로 늘어서 있는 상가들을 다 허물려다가 흐지부지되고, 현재는 서울시가 도시재생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다시세운상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같은 맥락으로 서울시가 이 공간의 일부를 젊은 창업가 또는 창작자에게 제공하고 있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20대 초반의 ..
영종도 카페 도우도우 / 2017.09.18 친절한 민수씨님의 블로그에서 사진을 보고선, 드라이브 할 겸 나들이 삼아 영종도에 있는 카페를 다녀왔다. 그 카페 이름은 '도우도우'. 첫인상은 그저 놀라움 뿐이었다. 왜냐하면 별 것 없으리라 생각했던 영종도 한 켠에서 6층인가 7층짜리 건물을 통으로 쓰고 있었기 때문. 그래서 그런지 건물 앞 주차장은 차로 꽉꽉 들어차 있었고, 주차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으나, 다행히도 우리가 주차장에 들어가자마자 자리가 생겨 쉽게 주차할 수 있었다. 솔직히 커피맛이 좋진 않았고, 가격 또한 비싸다고 생각했지만, 위로 올라가보니 테이블의 회전율이 낮을 수 밖에 없는 구조라 비싼 가격은 수긍이 갔다. 여기서는 편한 자세로 늘어져 있거나 꾸벅꾸벅 졸거나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고, 우리도 그랬다. 그리고 분위기가 참 ..
우리나라 대통령들의 별장이었던 '청남대' / 2017.09.01 오랜만에 HJ와 청남대를 다녀왔다. 이번 나들이는 게스트 한 분과 함께 다녀왔다. 어떻게 보면 쌩뚱 맞은 조합일 수도 있는데, 막상 다닐 때는 아주 괜찮았다. 다만, 서로 집이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각자 이동해 청남대에서 만나기로 했고, 그래서 같이 논 시간은 생각보다 짧았다. 그리고 청남대는 자동차로 운전해서가려면 사전 예약이 꼭 필요한 곳이라는 것도 이번 기회에 알게 되었다. 청남대는 전두환 대통령 때 만들어서, 2003년 4월에 노무현 대통령 때 민간에 이양하여, 현재는 충청북도에서 관리/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대통령 기념관을 비롯해 전 대통령들의 이름을 딴 산책로 여럿이 있어, 살살 걸으며 나들이 다녀오기 좋은 명소가 되었다. 실제로도 가보니까, 너무 좋았다. 처음에 대통령기념관이 있어서 들어..
서울 한가운데 청계천 밤 마실 / 2017.09.13 우리나라 대부분의 강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흐르는데 반해, 서울의 청계천은 반대로 흐른다. 현재는 서울의 중심인 광화문에서 동쪽으로 흘러 동대문을 지나 중랑천과 만나고, 그 물은 다시 한강으로 흘러 들어간다. 원래 청계천이 건천이라 평소에는 물이 없었다고는 하지만, 어쨌든 물길은 그렇다. 그 청계천을 야심한 밤에 산책하듯 걸었다. 청계천 산책로의 끝인 '고산자교'에서 청계천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청계광장'까지. 대동여지도를 만든 김정호의 호를 따청계천 다리 중 하나에 이름을 붙였다이른 바 '고산자교' 머리 위로 내부 순환로가 지나갔으나흉물이 아니라 상당히 멋있게 보였다 그런 밤이 청계천을 걸었다주민들도 많이 나와서 운동하시더라 근처에는 청계천 전시관과옛 판잣집을 재현해놓았으나우리가 너무 늦게 가서 문..
병자호란 중에 인조가 머물렀던 남한산성 행궁 / 2017.08.26 남한산성을 한 바퀴 돌고 나니 제법 힘이 들더라. 그래서 탐방 코스를 4개로 쪼개놨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냥 바로 밥을 먹으러 갈까 하다가 여기까지 왔는데, 행궁만 살짝 보고 가자고 이야기가 되어, 무거운 다리를 끌고 행궁까지 다녀왔다. 귀찮기도 했지만, 막상 행궁을 둘러보니 그런 마음은 싹 사라졌다. 비록 복원된 것이기는 하지만, 예상외로 아주 잘 정비되어 있었고, 시야에 현대식 건물이 보이지 않아, 굉장히 멋스러웠다. 저 앞에 두 초가집은 관광 안내소와 행궁 매표소이다 현대 건물이 없어서 옛스러운 풍경 표를 끊고 (입장료는 성인 2천원) 남한산성 행궁으로 향했다 '한남루'라는 높은 2층 누각이 대문의 역할을 하는 것 같았다 가운데 닫힌 문은 왕의 문이었겠지 남한산성 행궁이 특이했던 건 들..
현대 모터 스튜디오 고양 / 2017.07.28 HJ가 금요일 오후에 반차를 내어, 오랜만에 평일 데이트를 할 수 있었다. 사실 나는 얼마 전에 전시회 티켓을 얼리버드로 사놓고 HJ에게 보러가자고 했었지만, HJ가 주말에 피곤하다며 3번이나 연속으로 펑크를 내는 바람에 빡이 쳐서 그 티켓을 모두 환불한 상태라 사실 좀 심드렁했다. 그래서 별다른 준비를 하지 않았다. 준비해도 맥 빠지고 화가 나니까, 차라리 '뭐할까?' 라고 현장에서 묻고 그대로 하는 게 내 정신건강에 더 좋겠다 싶었다. 현대 모터 스튜디오 고양은 집에서도 가까워서 한 번 가자고 했던 곳이다. HJ에게 뭐할지 물어보니 여기를 가자고 해서, 들렀다가 근처 대형마트에 들러 장을 보고 집에 가기로 했다. 원래 사전 예약을 하고 가야하는 곳인데, 평일이라 그런지 운이 좋게도 현장 발권이 되었다..
조카랑 나들이 다녀온 '뽀로로 파크' 그리고 일산 '평화누리 공원' / 2016.09.17 추석 다음 날, HJ의 제안으로 내 여동생과 15개월 정도 된 조카와 함께 나들이를 다녀오기로 했다. 추석 날 집에 가서 엄마/아빠랑 식사를 하면서 살펴보니, 나와 HJ가 내 여동생과 조카랑 같이 놀아주기만 한다면,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그림을 그릴 수가 있겠더라. 어차피 동생은 남편이 외국에 나가 있는 데다가, 운전면허도 없어서 집에 콕 박혀 있을 것이고, 조카인 SY은 온 집 안을 헤집고 다닐 것이며, 그렇게 되면 동생과 조카와 같이 살고 있는 엄마/아빠는 연휴 내내 할머니/할아버지 역할을 내려 놓을 수 없을 것이 불보듯 뻔했다. 하지만 나와 HJ가 집에서 동생과 조카를 데리고 나간다면, 당사자들은 나들이를 해서 신날 것이고, 엄마/아빠는 오랜만에 조용한 휴식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다..
한 겨울에 다녀온 꽁꽁 언 산정호수 - 서울 근교 나들이 / 2016.02.22 한동안 시내 데이트만 했다. 편하고 좋았지만, 어디론가 멀리 가고 싶은 마음이 저 깊은 심연에서 꿈틀거리더라. 그런 마음이 들 때마다, 나는 HJ에게 장난을 담아 칭얼거렸다. 하지만 HJ는 잠이 많은데다가, 토요일에는 고정된 일정이 있다. 그래서 그런 땡깡을 부린들 별 소용이 없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라도 투정을 부리고 나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하지만 이 날은 좀 달랐다. 전날 밤에 어디론가 가기로 하고, 오전 9시에 만나기로 했다. 마음 같아서는 더 일찍 만나서, 더 멀리 가고 싶었으나, HJ가 밤 늦게까지 야근을 하고 왔기 때문에, 마냥 일찍 만나자고 할 수도 없었다. 다음 날. 약속 시간에 맞춰 HJ의 집 앞으로 가서 연락을 해보니, 그제서야 일어난 HJ. 알람 소리도 못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