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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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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호브(Hove)의 로컬 펍, '넵튠(The Neptune)'에서의 어떤 날 2018년 기준으로 11년 전인 2007년. 나는 영국 '브라이튼(Brighton)'에서 살고 있었다. 먼저 브라이튼에 정착한 졸부가 한국으로 돌아가고, 나는 그가 쓰던 방을 물려받았다. 세 번째이자 마지막으로 이사를 해서 영국에 완전히 정착했다. 그리고 한두 달이 지난 3월 어느 날의 기록이다. 나는 브라이언/준준 부부의 집에 있는 방 하나를 빌려 살았고, 아주 짧은 시간에 아주 많이 친해졌다. 특히, 브라이언과는 각별하게 친했는데, 내가 26년 동안 살아오면서 이런 친구가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그와는 짝짜꿍이 잘 맞았다. 그는 은퇴한 국제변호사였기에, 우리는 매일 술을 마시고 오만가지 주제의 이야기를 했다. 그는 내가 말하다가 버벅거리면 내 생각이 정리될 때까지 기다려줬고, 틀린 표현을 정정해주거나 ..
영국에서 살았던 '브라이언(Brian)'의 집 어학연수 당시 3번째이자, 가장 오래 살았던 집의 사진이다. 나는 이 집에서 연수가 끝날 때까지 살았다. 원래 SW가 쓰던 방을 이어 받았고, 매월 약 200파운드(당시 약 40만원)의 방 값을 냈다. 이 집의 Landroad는 '브라이언'과 '준준'이라는 게이 커플이었다. 이들은 함께 산지 20년이 넘었고, 아이가 없었다. 그래서 2개의 방 중에 하나는 어학연수로 온 학생들에게 세를 주면서 적적함을 달래는 것 같았다. SW가 방을 쓰기 전에는 어떤 흑인 친구가 있었다고 했다. 이 집의 주소는 18 Eaton Hall, Eaton Gardens, Hove, East Sussex, UK 이다. 현재는 브라이언 준준 커플이 떠나고 다른 사람이 살고 있다. 사진은 2007년 1월 18일에 담았다. 당시 살았던..
12년 전, 영국 브라이튼에서 졸부가 내게 찜닭을 해줬던 날 나는 2006년 10월 말 즈음에 영국 브라이튼으로 어학연수를 떠났다. 브라이튼에는 약 1년 전에 어학연수를 떠난 졸부가 먼저 자리 잡고 있었다. 아래 사진은 내가 영국에 도착한지 2~3일 밖에 안되었고, 졸부가 한국으로 귀국하기 약 한 달 반 정도 되는 시점의 사진이다. 사진 찍은 날짜는 2006년 10월 26일. 무려 지금으로부터 약 12년 전 사진이다. 나는 브라이튼에 도착해서 집을 알아보는 1주일 동안 졸부와 방을 같이 썼다. 졸부는 영국인 게이 커플의 방 하나를 빌려쓰고 있었는데, 졸부가 한국으로 귀국하면 내가 그 방을 물려 받을 예정이었다. 히드로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브라이튼 버스 정류장에 내리니 자정이 넘은 시간이었다. 졸부가 마중나와 있었고, 우리는 캐리어를 끌고 졸부네 집으로 갔다. 나..
영국에서의 어느 날 / 2006.11.11 영국으로 어학연수를 가고 처음 며칠 동안은 친구 졸부네서 지냈다. 사실 졸부도 브라이언의 집에 방 하나에 세들어 살고 있는 것이었지만, 이야기가 잘 되어서 잠시 머무를 수 있었다. 영국에 도착했던 첫 날, 나는 면세점에서 산 말보로 담배 한 보루를 브라이언에게 선물로 건넸다. 물론 졸부가 사전 물밑 작업을 해놨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나는 어학원에 다니면서, 내가 살 집을 구해야 했다. 그렇게 적응하던 어느 날에, 브라이언과 그의 남자친구인 준준이 모두 외출하고, 우리는 저녁을 직접 해먹었다. 졸부가 요리를 하고 나는 옆에서 도왔는데, 10년 친구임에도 그가 이렇게 요리를 잘하는 줄 몰랐다. 그냥 기록이 되어 특별해진 평범한 하루. 그날 졸부와 같이 했던 요리 모양을 이렇지만 생각보다 맛있어서 놀랬음 졸부..
영국 브라이튼 어학연수 시절에 처음으로 살았던 집 / 2006.11 2006년 영국의 브라이튼(Brighton)으로 어학연수를 떠났었다. 그리고 아래는 처음 한 달간 살았던 집에서 담은 몇 장의 사진이다. 다른 사진을 더 찍어뒀으면 좋았을텐데, 아쉽게도 이 사진이 전부이다. 사진을 정리하면서 그 때 이야기를 잠시 적어보려 한다. 더 시간이 지나면 많이 까먹을 것 같아서. 이 집은 내 영국 생활의 첫번째 집으로, 터키 아줌마 자넷(Janet)이 사는 집이었다. 그녀는 약간 까무잡잡한 긴 얼굴을 가진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여성이었다. 터키어-영어 번역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살고 있었지만, 그녀의 일상은 TV를 보거나, 누군가와 터키어로 전화를 하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이제보니, 약간 히키코모리 같기도 하다. 항상 커튼을 쳐서 어두운 거실에 앉아 있었으니까. 내 룸메이트가 말..
베테랑 카 런(Veteran Car Run) 그리고 브라이튼 해변 산책 / 2006.11.05 일요일이었다. 영국에서 집을 구해서 산지 얼마 되지 않았을 시점이었다. 어학원도 안가고 평화로운 일요일이었는데, 문득 햇살이 너무 좋다고 생각해서 바닷가 산책을 다녀오기로 했다. 나는 브라이튼의 Upper Rock Garden(길 이름)에 살고 있었고, 걸어서 5분 거리에 브라이튼 해변이 있었으니. 코에 신선한 바람을 넣을 생각으로, 그리고 사진을 좀 담아볼까 싶은 마음으로 카메라를 들고 해변으로 나갔다. 그런데 이상하게 사람이 많아 보였다. 궁금해서 자세히 다가가니 1년에 한 번 있는 레이싱이 진행 중이었다. 그런데 너무 놀랬던 건, 자동차들이 흑백사진이나 박물관에 있을만한 녀석들이었다는 거다. 소가 뒷걸음질 치다가 쥐를 잡는다는 게 이런 것이었을까, 싶었다. 클래식 카도 실컷 구경하고, 브라이튼 해변..
영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라이(Rye) 여행기 / 2007.07.15 라이(Rye)는 너무 작아서, 성 매리 교회에서 '라이 성곽 박물관(Rye Castle Museum)'까지 가는데 채 10분도 안 걸렸던 것 같다. 입레스 타워(Ypres Tower)가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었지만, 들어가진 않았다. 박물관 앞 마당에는 대포가 배치되어 있었는데, 만약 성벽이 있었다면 높이만 다를 뿐 같은 위치에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이 곳을 잠시 서성거렸다. 라이(Rye)는 영국 해협을 사이에 두고 프랑스와 마주하고 있다. 실제로 프랑스인들의 침략이 종종 있어서 이웃 도시인 뉴 롬니(New Romely)가 태풍과 홍수의 피해로 도시의 기능을 상실할 때, 프랑스인들이 쳐들어와서 불을 지르고 약탈했었다고 한다. 아마 그래서 그럴까? 폐허가 된 뉴 롬니(New Romely)가 수행하던 항..
영국 남동부의 작은 항구마을 여행 - 라이(Rye) / 2007.07.15 영국의 작은 도시 '라이(Rye)'는 개인적으로 의미있는 곳이다. 2007년 영국에서 어학연수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 마지막으로 여행한 곳이기 때문이다. 마음 같아서는 한 두 달 정도 유럽 여행을 다녀보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돈이 없었고, 4학년 1학기를 마치고 온 여학연수였기 때문에 어서 돌아가서 취업준비를 해야 했었다. 그래서 '라이(Rye)'라는 이름의 이 조용한 시골 마을이 영국에서의 마지막 여행지가 되었다. 내가 살던 호브(Hove)에서 기차를 타고 당일치기 여행으로 다녀왔다. 라이가 도시라기보다는 작은 마을에 가깝다는 것을 알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작았다. 기차역에서 도시의 끄트머리인 강변까지 걸어서 약 15분 정도였으니까. 그래서 아무리 천천히 둘러봐도 반나절이면, 다 둘러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