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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13 보스니아 & 헤르체고비나

여행 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이해하기 1/3 - 기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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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아는만큼 보인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를 여행하기 전에 알아두면 좋을 배경지식을 정리해 두었다. 가장 중요한 내용인 제 1차 세계대전과 유고슬라비아 부분이 빠졌지만, 분량이 너무 많아서, 다음 포스팅에서 정리할 예정이다.



1) 전쟁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는 유럽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이다. 아울러 유럽을 통틀어 가장 다양한 문화가 존재하는 나라이지만, 민족과 종교와 문화의 차이로 발생하는 분쟁과 주변국의 이해관계가 한 데 엉켜, 도저히 풀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문제를 가지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여행하는데는 전혀 문제 없었다. 너무 평화로웠고, 사람들은 친절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화로워 보이지만, 민족 간 내전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고, 국토 전체가 초토화되었던 역사가 있다. 내전은 1995년에 끝났기 때문에 전쟁을 경험한지 20년이 채 되지 않았다. '보스니아 내전'이라 불리는 이 전쟁은 국제사회의 중재로 끝났지만, 전쟁의 원인이 된 민족 간의 갈등이 근본적으로 해결된 건 아니다. 그러나 여행할 때 위험하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2) 통화 / 보스니안 마르크(KM/BAM)


그리고 이 나라는 유로를 쓰지 않는다. '보스니안 마르크(KM/BAM)'라는 자체 통화를 사용한다. 아직 내부적으로 전쟁의 위험이 있어서 유로존에 가입이 안된다고 한다. 원래는 크로아티아의 '쿠나'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디나르'가 혼용되었는데, 내전 종식과 함께 국제사회가 인위적으로 '보스니안 마르크'로 통합하였다. 당시, 독일 마르크를 기준으로 고정환율제를 실시하였기 때문에 '마르크'라는 화폐 단위를 사용하게 되었으며, 지금은 유로에 대해 고정환율제를 실시하고 있다. 내가 보스니아를 여행했던 2013년 기준으로 1보스니안 마르크는 우리나라 돈(KRW)으로 750원 내지 800원 정도였다.



3) 민족


매우 복잡한 민족 구성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단일 민족이 아니고, 크게 세 민족으로 나뉜다. 1) 보스니아인 2) 세르비아인 3) 크로아티아인, 원래는 이 세 민족이 왼쪽 그림처럼 국가 전역에 흩어져 살았다. 그러나 보스니아 내전으로 인해 '보스니아인'과 '크로아티아인'이 한 세력을 이루게 되고, '세르비아인'이 또 다른 세력을 이루게 된다.


내전 당시, '세르비아인'들이 '보스니아인'들을 굉장히 많이 죽였다. '인종청소', '인종학살'이라는 말이 여기서 나온것. 왼쪽 그림의 하얀선 바깥 부분에서 주로 그러한 일들이 자행되었기 때문에, 이 지역은 세르비아인의 인구밀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바뀌었다. 아울러 종전 후 국제사회는 인종간 마찰을 없애기 위해 하얀선 안쪽의 보스니아 인들을 강제로 하얀선 바깥쪽으로 이주시켰다. 그리하여 하얀선을 경계로 안쪽에는 보스니아인과 크로아티아인이, 그 바깥쪽에서는 보스니아인들이 사는 특이한 구조가 형성되었다. 보스니아 인들이 주로 사는 하얀선 바깥을 '스릅스카 공화국(Republika Srpska / Република Српскa)'이라 부른다.



위의 지도는 전쟁 전인 1991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민족별 구성도이다. 붉은 색이 세르비아인의 비율이 많은 거주지역, 녹색이 보스니아인의 비율이 많은 거주지역, 파란색이 크로아티아인들의 비율이 많은 거주지역이다. 그리고 이 셋은 어느 정도는 잘 섞여있었다. 그러나 아래 그림을 보면 영토의 동쪽에서 보스니아인들이 사라졌다. 이는 세르비아인들이 인종청소를 하다시피 보스니아인들을 학살했기 때문이다. 이미지 출처는 여기)



내전 종료 후인 2006년, 각 지역의 어느 민족이 많이 사는지를 다시 조사한 자료이다

녹색이 보스니아, 파란색이 세르비아, 붉은 색이 크로아티아인인데

한 눈에 봐도 세르비아인들의 영향력이 매우 커졌다

그 이유는 세르비아인들이 보스니아인들을 학살했기 때문이다



4) 언어 및 글자


민족에 따라 언어도 나뉜다. 그래서 1) 보스니아어 2) 세르비아어 3)크로아티아어가 쓰인다. 그나마 보스니아어와 크로아티아어는 비슷한데, 세르비아어는 키릴문자를 사용하기 때문에 완전히 다르다. 예를 들어서, 국가명인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를 쓰자면, 영어(Bosnia and Hercegovina), 보스니아어와 크로아티아어(Bosna i Hercegovina), 세르비아어(Босна и Херцеговина)가 된다.



5) 종교


그리고 이 세 민족은 종교도 서로 다르다. 보스니아인은 이슬람을, 크로아티아인은 로마 카톨릭을, 세르비아인은 세르비아 정교회를 믿는다. 그래서 한 도시에 모스크와 카톨릭 성당과 정교(Orthodox) 성당이 함께 있는 독특한 풍경을 볼 수 있다. 심지어 유대인의 시나코그도 있다. 



6) 국가 체제


국가 이름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이다. 여기서 '보스니아'와 '헤르체고비나'는 각각 지역의 이름이다. 왼쪽의 그림에서 붉은 상자 속의 지역이 헤르체고비나지역이며, 그외의 지역이 보스니아 지역에 속한다.


한편, 1국가 내 2개 체제가 공존하고 있는 특징이 있다. 중앙의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보스니아인+크로아티아인)'가 있는데, 왼쪽 그림의 노란색 부분이다.


그리고 북쪽과 동남쪽에서는 '스릅스카 공화국(세르비아인)'이 두 군데로 나뉘어져 있는데 왼쪽 그림의 살색 부분으로 표기되어 있다.


그리고 1시 방향에는 브르치코 행정구가 있는데, 이 곳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스릅스카 공화국을 섞어놓은 일종의 자치구이며, 그림에는 연두색으로 작게 표시된 부분이다. (이미지 출처는 '여기')



7) 보스니아 내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는 1990년대에 유고슬라비아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한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소련의 도움을 받은 세르비아'와 '영토 확장 욕심이 있었던 크로아티아'로부터 동시에 군사적 공격을 받게 된다. 세르비아의 선동 및 지원으로 스릅스카 공화국의 세르비아인이 자국인(특히 보스니아인)을 공격하는 전쟁이 일어나는 데, 이 전쟁이 바로 보스니아 내전이다. 스릅스카 공화국에 거주하는 세르비아인들이 세르비아의 지원에 힘입어 보스니아인들과 크로아티아인들을 학살하다시피 한 전쟁이며, 살인, 약탈, 강간 등의 전쟁 범죄가 매우 높았다고 한다.


세르비아 군이 수도인 사라예보(Sarajevo)에 있는 시장을 폭격하여 많은 민간인이 사망하였는데, 이 사건이 국제사회에 알려지면서 연합군이 개입하여 전쟁이 끝나게 되었다. 전쟁은 끝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채 20년이 지나지 않았다. 현재까지는 싸우지 않고 잘 지내고 있지만, 언제든 한쪽이 떨어져 나갈 수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