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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13 보스니아 & 헤르체고비나

사라예보 여행 - 해방의 광장, 세르비아 정교회 성당, 아트 갤러리 / 2013. 09.17

사라예보에서 두 번째 날이 되었다. 잠은 푹 잔 것 같았는데, 머리 속은 긴장하고 있는 상태였다. 몸은 괜찮은데, 정신이 약간 피곤했던 상태였다고 할까? 아침식사가 거의 끝날 때 즈음에 식당으로 내려가 씨리얼과 빵으로 아침을 먹었다. 호스텔의 식당은 제법 큰 크기의 피아노가 인상적인 고급 응접실이었는데, 아쉽게도 사진을 찍어두진 못했다. 간단히 아침을 해결한 후 밖으로 나와서 걷기 시작했다.


어제 저녁에 여행을 끝냈던 곳으로 갔다. 동네가 워낙 작아서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는 지도를 보고 어디로 갈지 살펴보다가 강 건너에 시나고그가 보이길래 그 쪽으로 향했다. 그러나 시나고그가 있는 쪽은 관광지는 아닌 듯 했다. 뒷골목 같은 후줄근한 모습에, 인근에는 공사도 하고 있었으니.



왠지 뭔가 있어보이는 건물인 데, 뭔지는 잘 모르겠다

노란색 그라데이션이 인상적이었고, 시간도 약간 머금은 듯한 건물

걸으면서 한 컷 담았다



'유대인 시나고그(Synagogue)'를 지나가게 되었다

안에도 들어가보고 싶었지만, 철조망으로 둘러쳐져 있어서 그럴 수는 없었다

시나고그는 이렇게 가까이서 보는 게 처음이었는데, 뭐랄까? 좀, 묘했다



밀야츠카 강 건너편의 풍경

어제보다 약간 서쪽으로 내려왔건만, 크게 달라진 게 없었다

게다가 흐린 날씨라 분위기마저도 무거운 듯 했다



어제 숙소로 돌아가면서 봤던 영국의 2층 버스가 있던 골목이 보였다

나는 어제 저 길을 따라 숙소로 돌아갔었다



그냥 걸으면서 본 어떤 건물의 출입문이었는데

그리스 신전처럼 꾸며놓은 것이 주인이 참 센스가 있다고 생각했다



길을 걷다가 마주친 '세르비아 정교회 성당(Serb Orthodox Cathedral / Српска православна црква)'

당장 들어가서 보고 싶었지만, 일단은 아껴두기로 하고 서쪽으로 길을 잡았다



전쟁의 흔적이 여실히 남아있는 핑크색의 이 건물은 '군인회관(Hall of The BH Armed Force)'이다

이전에는 극장과 '클럽 하렌(Harren Club)'이 있었던 유흥의 중심지였다고 한다

유난히 총탄 자국이 심했는데, 군인회관이라 일부러 두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이 건물에 다가갈 때 살짝 긴장했다. 사실 건물 앞은 주차장이고 여느 주차장과 다를 게 없었지만, 군복을 입고 돌아다니는 군인들이 있어, 다가가면서 긴장할 수 밖에 없었다. 다가가볼까? 말까? 고민하던 내 결론은 일단 다가가보고 제지한다면, 그 때 나는 관광객이라고 말할 작정이었다. 이미 백팩과 카메라를 든 내 모습이 관광객으로 보였겠지만.. 여튼, 주차장을 가로질러 건물로 서서히 다가갔었는데, 별다른 제지는 없었다. 하지만 건물의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군인회관 앞 주차장에서 바라본 '세르비아 정교회 성당'

칙칙한 색깔의 건물들 중에 저 성당만 노란색으로 튀더라는

사진 아래 쪽에 주차된 차들의 지붕이 보인다



'오슬로모젠야 광장(Trg. Oslobođenja)'에서 체스를 두고 있는 어르신들

'오슬로모젠야'의 뜻은 해방, 그러니까 여기는 '해방의 광장'인 셈



사진으로 봤을 때는 저 체스말이 제법 무거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가벼운 플라스틱 재질이라 어르신들도 휙휙 잘 들더라

이럴 줄 알았으면, 체스 두는 법 좀 배워둘 걸 싶었다



오슬로모젠야 광장에 있던 동상

비둘기가 조각된 곳에 진짜 비둘기가 섞여 있으니, 좀 웃겼다

동상의 이름은 'Costruira Il Mondo', 영어로는 'Multicultural Man'

세 민족의 화합을 기원하는 의미의 동상이다



오슬로모젠야 광장의 풍경

왼쪽 옆에 큰 개들이 무리지어 잔디에 엎드려 있어 식겁했다, 행여나 달려들까봐

이제는 전쟁이 끝나고 평화롭기만한 광장의 모습이다



그리고 너무 예쁜 세르비아 정교회 성당

무채색 계열 또는 색이 바랜 유채색의 건물들 사이에서

이 성당만 생생한 노란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정교회 계열의 성당은 처음 들어가 봤는데

그간 봐왔던 로마 카톨릭 성당과 많이 달랐다

우선 정면에는 저렇게 황금색 벽이 있었고,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대리석 바닥에 있던 패턴

정교회는 조각이 없는 대신에 이런 기하학적 패턴을 이용한 것 같았다

성당의 내부에서도, 외부에서도 조각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리고 성당 내부에는 의자도 없었는데, 알고보니 미사를 서서 본다고 한다

성당의 내부는 사진에서처럼 너무나 우아하고 아름다웠다

로마 카톨릭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성당의 천장 부분이다

화려하고 정교하지만 과하지는 않은 패턴을 활용하였는데

21세기의 나도 이렇게 감탄하는데, 옛날사람들은 천국에 온 것 같았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정말이지 너무나도 아름답고 예뻤다, 역대 봤던 교회 중 최고로



교회 안에 있던 스테인드 글라스

로마 카톨릭의 스테인드 글라스와는 조금 다르다



성당 정면에 있던 황금벽

로마 카톨릭이라면, 저 그림 속 인물들이 돌에 조각되어

성당 내/외부 여기저기에 있었을텐데



성당의 입구에서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사람이 나 뿐이라서 좋았고, 조용하고 아름다워서 또 좋았다

하나의 예술작품을 보는 것만 같았다



성당을 나왔다. 그랬는데, 이 동네가 너무 좁아서 거기가 거기였다. 다시 나온 곳에서 둘러보니 저 앞에 군인회관이 있었다. 어디를 갈까, 지도를 펼쳐서보다가 이 근처에 '사라예보 아트 갤러리(Sarajevo Art Gallery)'가 있는 걸 보고 그곳으로 가기로 했다. 아트 갤러리라는 이름만으로는 뭔가 크고 화려한 건물에 있을 것만 같아서 잠깐을 헤메였다. 그러나 마침내 찾은 사라예보 아트갤러리는 아주 평범한 건물의 한 켠에 작게 입점해 있었다.


마침 갤러리에서는 전시 중이라 들어갔다. 입장료도 없이 무료였는데,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대박이 터졌다. 미술 작품들이 너무 아름다웠고, 심지어 하나 사서 집으로 가져가 걸어두고 싶었다.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캔버스에 그린 그림을 사고 싶다는 생각을 한 건 이 때가 처음이었다. 



이렇게 점묘법을 활용한 기법을 주로 쓰는 그림이 많았다

주로 쓸쓸함, 관계 등에 대한 주제가 많았는데, 작가 이름은 '젤코 코렌(Željko Koren)'이다

나는 특히 이 그림에 완전히 매혹당해서 오리지널로 사고 싶었다



많은 그림이 있었는데, 너무 가져가고 싶어서 몇 장만 사진에 담았다

모조리 다 담고 싶었지만, 그건 또 관람예절이 아닌 것 같아서 말이지



이 그림은 'Pride'라는 제목의 그림인데

오리지널 가격이 USD 1,500, 우리나라 돈으로 160만원 정도 된다



바로 이 문이 아트갤러리의 출입문이다

우리나라와 건축문화가 다른 전형적인 예

그래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지나치거나 못찾기 십상이다



유대인 시나고그는 아쉽게도 바깥에서 잠시 스쳐 지나가면서 바라볼 수 밖에 없었고, 세르비아 정교회 성당은 그동안 봐왔던 로마 카톨릭 성당과는 너무나도 다른 느낌이었다. 너무나 예쁘고 아름다워서, 우아하게 치장한 젊은 여자의 느낌이 들었다. 조각과 의자가 없었던도, 그리고 정면에 거대한 벽이 있던 것도 처음 보는 낯선 풍경이었다.


또한 아무런 기대를 하지 않고 들어갔던 사라예보 아트 갤러리는 너무나도 좋았다. 물론, 갤러리 안에서 전시하는 내용은 때에 따라 바뀌겠지만, 내가 본 '젤코 코렌(Željko Koren)'의 그림은 너무나 환상적이었으며, 나는 그의 팬이 되었다. 미술품을 소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으니까.


아직 갈 곳은 많았고, 시간도 많았다. 여튼, 아트 갤러리를 나온 나는 서쪽으로 방향을 잡아 조금 더 멀리 나가보기로 했다. 먼저, 국립극장 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 2016.08.15 14:39

    비밀댓글입니다

    • lifephobia 2016.08.21 10:41 신고

      안녕하세요.
      이 글이 어디 가는 건 아니니까, 즐격찾기 같은 것에 추가하시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아, 그리고 이 글은 세르비아 여행기가 아니고, '보스니아 & 헤르체고비나'의 여행기에요..
      혹시, 헷갈리신 게 아니신지..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