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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14 포르투갈

포르투갈 여행 - 리스본 : 대성당과 아우구스타 거리, 코메르시우 광장 / 2014.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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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렘(Belem)'에서 돌아와 '피구에이라 광장(Praça da Figueira)'에서 내렸다. 원래 내 계획은 도둑시장(Feira da Ladra)'을 보러 가는 것이었는데, 못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6시까지 영업하는 도둑시장이라 적어도 5시 반에는 도착해야 수박 겉 핥기식으로라도 볼 수 있었으나, 이 마저도 어려울 듯 싶었다. 특히, 가장 큰 문제는 28번 트램을 타야 했는데 어디서 타야 하는지 몰라서 이리저리 헤메고 다녔다.


그러다가 '핑고돌체(Pingo Dolce)'를 발견했다. 핑고돌체는 포르투갈의 대형 슈퍼마켓 체인이라 생각하면 된다. 마침 콜라와 물을 사야했던 나는 도둑시장을 포기하고 안으로 들어가 콜라와 물을 샀다. 그리고 콜라는 가게 앞에 서서 꿀꺽꿀꺽 다 마셔버렸다. 그리고는 에라, 모르겠다 싶어 '대성당(Sé)'으로 움직였다.



이쪽의 길은 생각보다 가파르다

언덕 길을 올라 드디어 '대성당(Sé de Lisboa)'에 다다렀는데

서로 다른 돌 색깔이 서로 다른 시간을 품고 있더라

리스본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



대성당의 내부는 고딕양식으로 정갈하게 지어져 있었다

제로니모스 수도원의 '산타마리아 교회(Igreja Santa Maria Belém)'를 보고 여기를 보니

고딕 양식이 매우 심심해보였다



교회 내부에 있는 제단과 함께 장식되어 있는 그림들



'바르톨로뮤 요안스(Bartolomeu Joanes)'라는 엄청 부자였던 상인이 있었다

그는 자신을 위한 채플을 성당 안에 만들었는데, 그게 약 600년이 지난 지금도 남아 있다

처음에는 '바르톨로뮤' 라는 글자를 보고 흥분했으나

'바르톨로뮤 디아스(Bartolomeu Dias)'는 대서양 깊숙한 곳 어딘가에 잠들어 있기에..



메인 예배당의 모습인데 확실히 심심했다

마누엘 양식이 화려했다는 걸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대성당임에도 불구하고 짧게 둘러보기만 하고 나왔다



엄청나게 화려했던 채플

들어가지 못하게 유리로 막아놓았는데 혹시 왕이 사용하던 게 아닐까?

황금색이 수놓아진 붉은 카페트(?)도 심상치 않았기에 든 생각



밖으로 나와서 걸었다

그러다가 트램이 지나가길래 문득 번호를 보니 28!

그러나 나는 이미 '상 조르제 성(Castelo de São Jorge)'으로 가는 길



골목길을 걸으면서 본 하트!

예뻤다



그리고 마치 예술 작품과도 같았던 집을 지나쳤다

비록 건물은 낡았지만, 벽 색깔과 문 색깔에서 보이던 엄청난 미적감각

근데 이 바로 앞은 카페였음



그리고 '상 조르제 성(Castelo de São Jorge)' 입구에 드디어 도착

깜짝 놀랬던 건, 프랑스 몽마르뜨 언덕에 있다는 팔찌파는 흑인이 여기에도 있었다는 거



그러나 내가 도착한 시간이 6시라 문을 닫는 모습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야속한 관리인 아저씨, 좀 들여 보내주지'라고 생각하고 뒤돌아섰다

그러나 나중에 다시 와보니 표를 따로 끊고 입장해야 하는 곳이었다



아쉬운 마음에, 돌아서서 주변의 건물을 담았다

몇 컷을 담았지만 그나마 쓸모있는 건 이 사진 뿐

사람들이 많이 오는 특성 때문인지, 기념품 가게와 작은 카페가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걸어내려올까 하다가 성 앞에 있는 737번 버스를 타고 내려왔다

중간에 버스가 잠깐 정차했는데, 그 때 본 렌트 미니카

애초에 '마데이라(Madeira)'를 목적지로 삼았을 때 봤었는데 여기서도 보다니..

그런데 이 이후로는 단 한 대도 못봤다



호시우 광장의 남쪽에는 거대한 개선문이 있는데

그리로 가면 '아우구스타 거리(Rua Augusta)'가 나올 줄 알고 들어갔다

그러나 이 길은 Rua a Sapateiros 라는 다른 길



그래서 중간에 옆 길로 갈아탔더니, 사람이 제법 많았다

익숙한 브랜드의 샵과 정말 많았던 기념품가게 천지이기도 했으며

리스본에도 이런 곳이 있구나, 싶었던 곳




걷다보니 거대한 비누방울을 만드는 분이 있었다

특히 애기들이 그 비누방울에 완전히 빠져서 난리다더라는

중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잠시 구경하고 있었다



어떤 커플 여행객은 비누방울을 만드는 모습을 열심히 카메라에 담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 모습이 이채로워 뒤에서 그들의 모습을 담았다

뒷 배경으로 아우구스타 거리의 분위기가 함께 담겼다

조명색깔 때문인지, 문득 모로코 마라케시의 '자마알프나 광장(Jemaa el-Fnaa)'이 생각났었다



거리악사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잠시 머물면서 그들의 음악을 감상하고서는 동전 몇 개를 내어주었다



그리고 드디어 도착한 코메르시우 광장의 개선문

그 크기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크더라

참고로 오른편의 건물은 '포르투갈 법무부(Ministerio Da Justiça)'가 있는 곳이다



그리고 사람이 북적이는 리스본 최대의 번화가, 아우구스타 거리

10대도, 20대도, 중장년층의 현지인도 있었고

나처럼 관광객들도 많았다, 백인, 흑인, 동양인 모두



그리고 개선문(Arco da Rua Augusta)'을 통과해 뒤돌아서 확인해보는데

조명이 켜져서 안그래도 거대한 개선문이 더 크고 웅장해보였다

전혀 생각지 못했기에 진짜 감동스러웠다



광장의 중심부까지 걸어나왔는데 광장이 어마어마하게 크더라

지난 날, 뉴질랜드에서 느꼈던 '내가 한낱 소물이구나' 하는 생각이 여기서 다시 들었다

21세기의 사람도 경탄하는데 그 옛날 사람들은 진짜 무릎이라도 꿇었을 것이다

이 곳은 직접 봐야 그 스케일이 느껴지는 곳이다



원래 이 곳은 포르투갈 왕궁이었던 '리베이라 궁전(Paços da Ribeira)'이 있던 자리인데

1755년 리스본 대지진에 의해 완전히 파괴되었다

당시의 왕이었던 '동 조세 1세(D. José I)'는 지진의 후유증으로 폐쇄공포증에 시달려

왕궁을 건축하지 않게 되는데, 그 이후로 이 곳은 광장이 되었다

그리하여 이 곳에는 동 조세 1세의 동상이 있는가 싶었다



광장은 '떼주강(Rio Tejo)'을 바로 접하고 있어서 강가로 내려갔다

그러나 너무 어두워서 사진찍기가 불편해 일부러 초점을 흐리게 하고 사진을 담았다

'4월 25일 다리(Ponte 25 de Abril)'의 조명



개선문과 귀여운 크기의 노란색 트램

저 개선문은 프랑스 사람이 만들었다고 한다

바스코 다 가마를 비롯한 네 명의 위인이 있다고 하는데 잘 모르겠다



원래 코메르시우 광장은 포르투갈 왕궁이 있던 자리이다. 그러나 1755년 리스본 대지진 때 왕궁은 무너져 내렸고 가까스로 목숨을 부지한 당시의 왕 '동 조세 1세(D. José I)'는 그 이후 폐쇄공포증에 시달리며 살게 된다. 그는 자신의 거처를 '아쥬다(Ajuda)' 지역으로 옮기면서 왕궁을 재건하지 않았는데, 그로 인해 이 지역은 광장이 된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포르투갈 사람들은 이 광장을 '궁전광장(Terreiro do Paço)'으로 부르기도 한다고 한다.


그리고 '코메르시우(Comércio)'라는 이름은 영어로 '커머스(Commerce)'와 동일하다. 그 당시 무역으로 세계를 주름잡았던 포르투갈과 리스본의 성장 원동력이었던 상업이 더 활성화되어 나라가 더 발전하라는 의미로 이름을 붙였다. 하지만 포르투갈의 국력은 1755년의 대지진 이후 하향세를 타기 시작해 현재에 이른다.


여담으로, 이 때 왕궁을 짓지 않은 건 코메르시우 광장이 생기게 되는 계기이기도 했지만, 조금 아쉬운 부분도 있다. 1920년 전까지 포르투갈은 영국 섭정의 지배를 받게 되는데, 1920년에 이를 물리치고 포르투갈 왕정복고가 이루어진다. 그러나 왕이 거처할 만한 곳이 없어 제로니모스 수도원을 그 거처로 삼는다. 그와 동시에 모든 수도원의 재산이 국가로 귀속되면서, 제로니모스 수도원의 문화재급 유물이 파손되거나 행방불명 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게 된다. 한편, 에그타르트가 세상에 공개되는 계기이기도 하지만.



다시 아우구스타 거리를 따리 숙소로 돌아가는 길인데, 이런 공연을 보게 되었다

백인공연가가 스승이고, 흑인공연가가 제자인 듯 싶었다

BGM으로 깔리는 노래도 너무 좋고 공연도 괜찮아서, 한 15분을 서서 봤다는



한 가지 특이했던 건, 저 흑인공연가의 행동인데

공연은 자신감있고 박력있게 잘 했지만, 공연이 끝나니 조심 및 겸손 모드로 바뀌더라는

근데 그런 모습이 가식적이지 않았고, 흑인에게서 보기 힘들다고 생각되는 모습이라 인상 깊었다



그리고는 숙소로 돌아왔다. 돌아오니, 어제 방을 같이 썼던 아저씨는 사라지고 없었다. 4인이 자는 방을 나 혼자 쓰게 되어서 조금 자유로웠다. 하루 동안 리스본을 둘러본다고 봤는데, 잘못 생각했다. 적어도 2일로 잡아놨어야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나는 굉장히 많이 걷지만, 굉장히 천천히 둘러보는 여행 스타일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소요될 수 밖에 없었다. 이 곳의 유명하지 않은 좁은 골목들 그리고 미처 다 둘러보지 못한 알파마. 도둑시장도 못봤고, '레스라도리스 광장(Praça dos Restauradores)'쪽은 가보지도 못했다. 벨렘에서 길을 헤메지만 않았다면, 그리고 시간이 조금 더 있어서 여행 준비를 더 하고 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컸다.


아쉽긴 하지만 언젠가 다음에 또 와서 보면 되니까, 하며 마음을 달랬다. 일부러 다 보지 않고 살짝 남겨두고 가는 것이라고. 그리고 내일은 조금 여유있게 일어나 '로카곶(Cabo da Roca)'과 '신트라(Sintra)'를 여행하려 간다. 사람들이 많이 간다는 '카스카이스(Cascais)'는 안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