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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14 포르투갈

포르투갈 여행 - 포르투 : 리베르다드 광장, 클레리구스 성당과 골목길 / 2014.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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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도 버스터미널에서 '숙소(Hotel Pão de Açúcar)'까지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걸어서 15분 정도라서 그냥 걸었다. 걸으면서 상벤투역을 지나고 리베르다드 광장을 지났다. 내리막길이 있고, 울퉁불퉁한 보도블럭이 종종 있어서 오는 길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리고 이윽고 호텔에 도착했다. 흐리고 안개가 자욱한 하늘에 비가 부슬부슬 흩날리고 있었다.


원래 계획은 여기서 이틀만 숙박하고 코임브라로 넘어가는 것이었으나, 코임브라를 포기하고 이 곳에 하루 더 머무는 걸로 여정을 수정했다. 그리고 중후하고 젠틀하셨던 할아버지에게 체크인을 했다. 하도 호스텔에서 많이 자서, 계산을 먼저하려고 돈을 들고 있다가, 이 곳이 호텔이라 나갈 때 계산한다는 걸 깨닫고는 순간 머쓱해지기도 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는데, 누군가가 와서 문을 열어주었다. 누군가하고 보니, 아까 그 중후한 아저씨다. 이 건물의 엘리베이터는 방문을 열듯이 문 손잡이를 잡고 당겨 열어야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었다. 신기했다. 한편, 방은 1인실을 썼는데, 나쁘지 않았다. 컨셉은 Old-Fashion인 것 같았고, 가격에 비하면 괜찮은 편. 그러나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는데, 와이파이가 안된다는 것이었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유료였다. 포르투에서는 좀 여유롭게 영화도 보고 그럴려고 했는데, 덕분에 그럴 수가 없었다. 급한 건 테더링으로 연결해서 사용했다.


휴대폰 충전을 하면서 어디를 둘러볼지 잠시 쉬고 있었는데, 밖을 보니 비가 흩뿌리고 있는 게 아니라, 내리고 있었다. 순간, 나갈까 말까 엄청 고민했다. 나가면 가방이고 신발이고 다 젖을테고, 한 손으로는 우산을 들고 있어야 하니까 사진찍는 것도 자유롭지 못할테고..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그러나 하루가 아까우니, 무리해서라도 나가기로 했다. 날이 추워서 안에는 구스다운을 입고, 외피로 바람막이를 입었다.



숙소 바로 앞이 '리베르다드 광장(Praça da Liberdade)'이라 일단 이 곳으로 나왔다

엄밀히 말하면 이 곳은 '아베니다 도 알리아도스(Avenida dos Aliados/연합군의 길)'이고

사진 반대편의 아래쪽 일부만이 리베르다드 광장이라 한다

저 멀리 보이는 시청사의 탑 꼭대기에 낮게 깔린 비구름인지 안개인지가 걸려 있었다

비가 내리니 관광객들이 모두 사라져서 사람이 없던 건 좋더라



시청사 앞에서 광장 쪽을 바라본 모습

나는 이상하게도 리스본보다 이 곳이 더 마음에 들었다

중후함이 낮게 깔린 그런 느낌



'포르투 시청사(Câmara Municipal de Porto)'인데 그다지 예쁘지 않은 서울 시청사랑 비교된다

우리나라도 전통양식으로 건물을 지으면, 그 자체가 관광지 스폿이 될텐데

오후였지만 완전 여유롭게 천천히 구경했다



광장을 따라 아래쪽으로 걸어 내려갔다

옛날, 영국에 있을 때는 우산을 안쓰고 다녔는데

이 쪽 사람들은 우산을 쓰고 다니길래 나도 쓰고 다녔다



광장에는 누구나 앉을 수 있는 테이블과 탁자도 있었다

다들 너무 말랐어



나는 이상하게 이런 느낌이 너무 좋았다

마치 영국의 '에딘버러(Edinburgh)'와 같은 느낌

검은색에 가까운 색깔의 돌들이 건물을 덮고 있고, 안개가 자욱한



드디어 '리베르다드 광장(Praça da Liberdade)'까지 왔다

'동 페드로 4세(D. Pedro IV)'동상이 있는 곳

저 뒤쪽으로 넓게 트인 광장 중에 이 부분만 리베르다드 광장이라고 한다

저 위쪽은 '아베니다 도 알리아도스(Avenida dos Aliados)'



광장의 끝에서 두리번거리다가 우연히 얻어걸린 목적지

딱봐도 뭔가 관광지스러워서 다가가면서 지도를 보니 

'클레리구스 성당(Igreja dos Clérigos)'이었다



정면처럼 보이기는 하는데, 출입구는 계단 위 오른쪽으로 가서야 있었다

사진에 보이는 출입구는 지금은 쓰지 않는 것 같았고

생각보다 건물의 폭이 좁았다



성당 바로 옆에 있는 골목풍경

사람이 없는데다가 검은색 보도블럭 사이에 박아 넣은 흰 돌이

마치 눈 또는 별처럼 예쁘게 보이길래 담았다



리스본이 그러하듯, 포르투도 언덕 위에 세워진 도시라 경사로가 많았다

밑단을 두어 평평하게 만든 후, 그 위에 성당을 지은 모습

성당과 타워를 함께 담긴 했는데, 쉽진 않았다



성당 바로 앞에 있던 골목

바로 앞에 보이는 건물은 마크제이콥스 샵이고

왼쪽으로 가면, 렐루 서점이 있다



성당의 옆모습이고, 오른편에 파란 부분이 성당/타워의 출입문이다

타워를 올라가려고 하다가 안개 때문에 아무것도 안보일 것 같아서 그만두었다

성당은 생각보다 작아서, 외관은 그냥 이렇게 둘러보니 끝나버렸다



성당에서 '클레리구스의 길(Rua dos Clérigos)'을 내려다 보았다

그리고 이 무채색에 가까운 풍경이 주는 편안함에 잠시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풍경이었다



성당을 지나 타워의 뒤쪽으로 왔다

괜찮은 앵글 같아서 담았는데, 약 100년 전에 똑같이 찍은 사진을 나중에 보게 되었다

놀랬던건, 저 'Casa Oriental'을 비롯한 풍경이 거의 그대로였다는 거



그냥 보통 건물이 아니리라는 느낌이 들었다

CPL이라고 쓰여 있었으나 닫혀 있어서 그냥 지나갈 수 밖에 없었는데

나중에서야 '사진박물관(Centro Português de Fotografia)'이라는 걸 알게 된 건물



그리고 그냥 크게 돌 생각으로 골목길(Rua S. Bento da Vitória)을 걸었다

사진박물관 뒤쪽으로 있는 길이었는데

이 곳은 관광지가 아닌 듯 했지만, 너무 괜찮았다



관광지로 포장된 느낌이 아닌 진짜 골목길

건물도 오래되어 보였고, 주민들도 간혹 다니시더라




이런 느낌이 나는 집도 있었고



이렇게 시간을 가득 머금은 빨간색의 문도 있었다

리스본의 거리보다도 이 골목이 참 마음에 들었다



걷다보니 오래지 않아 우연히 공터 같은 곳에 도착했는데 사유지 같았다

그러나 관광객에게 개방되어 있다는 안내판을 보고 들어갔다

그 곳에서 본 풍경, 저 멀리 성당과 수도원 건물이 보인다





잠시 그 자리에 서서 풍경을 바라보면서 몇 장의 사진을 더 담았다

시간에 빛바랜 건물들과 희뿌연 안개가 제법 잘 어울려, 오묘한 분위기를 냈었다

나는 이 풍경을 10분 이상 바라봤던 것 같다, 오래 있었으니까



저 경치가 보이는 공터를 품고 있는 건물

많이 낡았고, 사람이 사는 것 같지도 않았다

실제로도 공터는 쓰레기도 많았고, 관리가 되는 것 같진 않았으니



사진박물관에서 공터까지 걸어온 길(Rua S. Bento da Vitória)을 뒤돌아서 담았다

사진의 오른편에 있던 '승리의 성모 성당(Paróquia Nossa Senhora da Vitória)'

그러나 그 앞에 보이던 풍경에 홀려 들어가보진 않았다



그리고는 '골목길(Escadas da Victória)'을 따라 언덕을 내려왔다

길은 지그재그로 매우 굽어 있었는데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약간 예민해졌다



불량배가 있어도 어색하지 않을 것만 같은 골목이었으나

오른편의 어떤 문을 열고 중년의 부부가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함께 나오더라는



좁은 골목길을 내려와 약간 큰 길로 들어섰다

무채색의 건물에 빨간차가 도드라보여서 담았다

아마도 길 이름이 'Rua de Belmonte' 일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노란 차



이 길은 'Rua O Comercio do Porto' 인데, 이 근방의 길은 모두 이런 분위기였다

하루 날 잡아서 다른 데 안가고 이런 길만 걸어도 괜찮을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볼사궁전(Palácio da Bolsa)'으로 가는 길



볼사궁전 인근에 있는 문닫은 기념품 가게의 쇼윈도 앞에 서서 안을 바라보았다

저 타일이 예뻤고, 타일을 받히고 있는 작은 이젤이 너무 귀여웠다



아줄레쥬의 배경과 너무 잘 어울리던 인형

아마 저 역시도 아줄레쥬처럼 도자기 재질인 듯 싶었다

하나 사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들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