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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14 포르투갈

포르투갈 여행 - 브라가 : 브라가(Braga) 시내 여행 코스 / 2014.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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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고 약 20여분을 되돌아왔다. 시간이 지날수록 버스에는 사람들이 많이 타기 시작했다. 나이가 어린 학생들도 있었고, 아줌마들도 있었다. 돌아오는 길은 그냥 한적하고 평화로운 작은 도시의 분위기가 그윽한 시간이었다. 좋았다.


그런 편안함에 멍하게 있다가 사람들이 복작복작대며 엄청 많이 내리길래 정신을 차리고 보니, 왠지 시내인 것만 같았다. 애초에 내리기 편한 자리에 있던 나는 엉겁결에 그들을 따라내렸다. 내리고 보니, 다행히도 시내가 맞았고, 정확히 내려야 할 지점(민주광장/Praça da República)에 내렸다. 그리고 둘러보니 봉 제수스 성당에서부터 동선이 겹치던 형광색 바람막이를 입은 키 큰 친구도 함께 내렸더라.


그러나 브라가 시내 여행 계획은 전혀 짜놓질 않아서 어디를 가야할지 막막했던 것은 함정.



버스정류장 맞은 편에 보이던 '콩그레가두스 성당(Basílica dos Congregados)'

1964년에 최종적으로 완성된 바르크 양식의 성당인데, 역사가 조금 특이하다

1703년에 짓기 시작해, 1717년에 미완성인 채로 임시로 완공되었다

그러다가 1964년에 미완성이었던 탑과, 정면의 석상들이 올려져 최종적으로 완성되었다는



'콩그레가두스(Congregados)'는 마치 선물세트와도 같아서

수도원과 대학과 성당이 함께 있는 것 같은데, 확실한 정보는 아니다

(나는 성당만 보고 나옴)

성당의 왼편에 있는, 수도원 건물과 그 앞의 골목



그리고 들어간 성당 안은 고풍스럽고 우아했다

한 사람이 무릎을 꿇고 기도를 하고 있었고

나는 방해하지 않으려고 조용히 셔터를 눌렀는데

저 분이 울면서 뒤돌아보시더라는

그래서 엄청 미안한 마음에 바로 뒤돌아서 나왔다



성당에서 나와서는 11시 방향에 있는 '라파성당(Igreja da Lapa)'으로 향했다

비가 내리기 시작했는데 마침 '로지아(Loggia)'가 보여 거기서 비를 비하려 했다

(로지아/Loggia : 사진 속 건물 1층처럼 한쪽 벽이 탁 트인 복도)



이 사진을 담는데 빗방울이 갑자기 강해졌다

로지아로 뛰어들어가니, 1층에는 상점들이 많았다

그래서 당연히 보통 건물인 줄 알았는데, 성당이었다니

이 건물이 성당이라는 건 여행기를 쓰면서 알게 되었다



'라파성당(Igreja da Lapa)'의 로지아에서 바라본 브라가의 '민주광장(Praça da República)'

'아르카다(Arcada)'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여기가 도시의 중심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옛날부터 사람들이 매우 붐비던 곳이었으며, 르네상스 시대에 도시화 정책으로 조성되었다고 한다

이 근처로 둘러볼만한 곳이 밀집되어 있었고, 근처에서는 쇼핑도 가능했다



비가 오락가락하던 정말 얄궃었던 날씨

그렇게 비를 퍼붓다가도 금새 저렇게 파란 하늘이 보였다

물론, 비가 계속 오는 것보다는 나았지만, 사람 욕심이란게..



'라파성당(Igreja da Lapa)'을 마주보고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걸었다

딱히 목적지가 없어서 그냥 한 번 둘러보자 싶은 마음으로

사진 속 길은 'Rua do Souto'라는 길인데

내리는 비에 거리가 반짝반짝 빛났다



'브라가 성(Castelo de Braga)'의 로지아로 들어가는 한 남자

원래는 저 남자 없이 담으려 했으나, 담고나니 GQ 같은 곳에 나오는 화보 같았다



'Rua do Souto' 길을 따라 내려가니 좌우로 익숙한 브랜드의 매장이 보였다

'우와, 소도시인데 제법 많은 브랜드가 들어와 있네' 라고 생각했었고

지금 기억나는 브랜드는 사진 속 베네통과 망고, H&M, 자라 등등



가로수 같지만, 화분 같기도 한 나무들

사람이 없는 모습과 앙상한 나뭇가지가 비슷해보여서 담았는데

지금보니 그다지 뭐.. ㅋㅋ



고풍스러운 '민호대학교(Universidade do Minho)'의 본관 건물

한국인에게 남자아이 이름으로 익숙한 '민호(Mingo)'는

포르투갈에서는 북서쪽 끝에 위치한 하나의 주/지역 이름이다

'민호(Minho)'에는 브라가, 기마랑이스, 바르셀로스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인근에 있던 '미제리고르지아 성당(Igreja da Misericórdia)' 옆에 있던 조형물

2013년에 성당이 설립된지 500년이 지난 기념으로 세워둔 것 같았다

뭔가 손이 모티브 같은데..



'미제리고르지아 성당(Igreja da Misericórdia)'은 일반 건물처럼 보여서 들어갈 생각을 못했다

성당인지도 모르고 지나쳤다가 나중에야 성당임을 알게 되었던 곳

대신에 바로 옆에 붙어있던 '브라가 대성당(Sé de Braga)'의 후문으로 들어갔다

유리벽이 있어 야외 전시장 같았지만 살짝 애매했던 곳



안으로 들어가니 대성당 이외의 건물들도 붙어 있는 것 같았다

이쪽은 작은 예배당 같았는데, 설명이 부족해서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르겠다

사람이 없어 조용히 둘러봤다



작은 납골당 같았는데

'포르투(Porto)'의 '성 프란시스코 성당(Church of São Francisco)'에서 본 납골당에 비하면 귀여웠다

뭔가 특별한 사람들을 모셔놓은 것 같았으나, 느낌만 그럴 뿐 정확하진 않다



깔끔하게 관리되는 듯한 정사각형 모양의 복도

사람이 없고 너무 조용해서, 가면 안되는 곳을 걷는 기분이었다

대성당으로 이어지는 문이 복도 어딘가에 있어, 힘껏 밀었다



아쉽게도 브라가 대성당의 예배당 사진은 없다. 그 이유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사진 촬영이 금지되었다고 해도 한 두장 정도는 살짝 찍을 수도 있고 그런 적도 많았다. 그런데 여기서는 사진을 전혀 찍질 않았다.


관리원 아저씨가 워낙 젠틀하게 사진 찍지 말라고 부탁을 했고, 또한 관리 업무를 워낙 열심히 하셔서 그의 말에 따를 수 밖에 없었다. 대개 관리원은 대개 무료한 표정으로 앉아 있거나, 누군가와 수다를 떨거나, 아니면 그 자리에 없거나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그 분의 모습은 신선했다. 그렇게 일을 열심히 하시니, 나라도 협조해야겠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카메라를 어깨에 걸고 양 손을 주머니에 걸쳐 꽂아넣은 채 성당 안을 둘러보았다.


성당 내부는 볼만했다. 인상적이었던 건 양쪽 벽 상단에 있던 성인들의 조각상. 그리고 곳곳에 장식처럼 걸려 있던 붉은 천. 사진이 없으니 자세히 기억나질 않는다. 역시 남는 건, 사진 뿐이라.



브라가 대성당 정문으로 나와 성당을 담은 사진

이 성당은 포르투갈 전역에서 중요한 건물을 꼽으라면

그 안에 꼭 포함되는 건축물이라고 한다

이베리아 반도에서 가장 먼저 카톨릭이 전파된 곳이 '브라가(Braga)'이기도 하고



대성당은 원래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로마네스크, 바로크, 마누엘, 고딕양식이 혼합되었다

1029년에 짓기 시작하였으나 17세기까지 공사가 계속된 건물

그리고 성당 앞 건물은 왠지 중세로 온 듯한 느낌이었다



이런 소소한 골목길을 걸었다



도도한 느낌의 이 건물은 '피오 12세 박물관(Museu Pio XII)'이다

아쉽게도 문이 잠겨 있어서 들어가보지는 못했다

전시물품은 대개 고고학과 관련된 물품이 많다고 한다



'사모 성녀의 예배당탑(Capela Nossa Senhora da Torre)'

1755년 리스본대지진 이후 큰 피해 없음에 감사하며 세워진 탑이라고 한다

가운데에 보이는 문으로 들어갈 수 있었으나 들어가진 않았다

이 모습이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풍경이었기에 유심히 바라봤다



이 창고처럼 보이는 밋밋한 건물은 '상 파울로 성당(Igreja de São Paulo)'

타워 바로 앞에 있었는데, 마찬가지로 들어가진 않았다



'사모 성녀의 예배당탑(Capela Nossa Senhora da Torre)' 앞

차도와 사람이 없던 작은 광장이 있었다



관광지라 하기에는 부족한 도시라 평범한 포르투갈의 모습이 보였던 것 같다

좁은 골목, 때가 탄 건물, 장을 본 아주머니 등등



주인이 누군지 몰라도 참 예쁘게 꾸며놓은 집

포르투갈의 건물은 문과 창문에 벽과 재질이 다른 돌로 테두리를 치곤 한다

2층 창문의 테두리 속 빨간 테두리가 포인트



'병원 성당(Igreja do Hospital)' 혹은 '성 마르코 성당(Igreja de São Marcos)'이라 불리는 건물인데

주변의 풍경과 너무 잘 어울렸고, 건물 자체로도 너무 균형감있고 단정해서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병원 성당(Igreja do Hospital)' 바로 앞에 있던 성당인데

그 이름은 '성 십자가의 성당(Igreja de Santa Cruz)'

1625년에 짓기 시작하여, 1739년까지 100년이 넘게 지은 성당이다

하지만 문이 닫혀있어 들어가보지는 못했다



'병원 성당(Igreja do Hospital)'으로 다가갔다

뭔가 깔끔하고 중후한 느낌이었다

메탈음악으로 비유를 하자면, 메탈리카를 듣는 느낌이랄까?

문이 닫혀있어서 '들어갈 수 있을까 싶었는데, 다행히도 들어가 볼 수 있었다



'병원 성당(Igreja do Hospital)'의 내부는 '봉 제수스 성당(Bom Jesus do Monte)'과 유사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외관에 비해 내부가 좁은 편이었다는 것도 특징이었다

잠시 조용히 머물러 있다가 나왔다



성당 앞에는 광장이 있었으나 크게 볼만하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우측에 '성 십자가의 성당(Igreja de Santa Cruz)'의 종탑이 삐쭉 솟아있었다

그리고 우측으로 성당을 끼고 돌아 Rua de S. Lázaro 를 걸었다



이 멋진 파랑색의 건물은 '라이오 궁전(Palácio do Raio)'이다

후기 바로크 스타일과 초기 로코코 양식의 혼합이라 하는데

원래는 이 지역에서 엄청 부자였던 상인이 지었다고 한다



아쉽게도 현재는 개인소유라서 내부로 들어갈 수는 없었다

1867년에 '라이오 가문(Raio)'이 이 건물을 소유하게 되었는데

그 이후로 이 건물은 라이오 궁전으로 불리게 되었댄다

현재까지 주인이 바뀐 것 같지는 않다



'브라가(Braga)'는 '포르투(Porto)' 북쪽의 작은 도시이다. 그러나 그 역사가 매우 오래되어, 신석기 시대부터 사람이 살아온 흔적이 있다. 그리고 BC 136년에는 로마제국의 영토가 되었다. 이후 BC 20년에 이 지역에 '브라카라 아우구스타(Bracara Augusta)'라는 이름으로 도시가 세워졌다. 그리고 AD 3세기 경에는 이베리아 반도에서 가장 먼저 카톨릭이 전해지기도 했다.


한편, 그와 동시에 로마 황제 '디오클레티아누스(Diocletianus)'는 이베리아 반도 북서쪽을 망라하여 갈라시아(Gallaecia)'라는 이름의 행정구역을 신설하였다. 이 새로운 행정구역은 3개의 지역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그 중 브라가는 '콘벤투스 브라카렌시스(Conventus Bracarensis)' 지역의 주도였다. 우리나라로 치면 전라남도의 광주가 된 셈.


이후 아랍 영향권에 속해 있다가 서기 1,000년 즈음이 되어서야 다시 카톨릭 영향권 안에 속하게 된다. 그러나 도시를 둘러보면서 아랍의 흔적은 찾아볼 수가 없었으니, 그 잔재는 철저히 파괴된 모양이다. 원래는 높은 성벽에 둘러쌓여 있던 도시였으나, 1700년대에 르네상스의 영향으로 도시화가 진행되었다. 성벽도 그 때 사라지기 시작한 것으로 보이며, 시내 곳곳에 남아 있는 성당 등의 문화재들은 대부분 그 르네상스 시기의 도시화와 함께 지어진 것들이 대부분이다.


기대를 많이 안해서인지, 생각보다 참 좋았던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