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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14 태국

태국여행 - 끄라비 4섬 투어의 시작, 롱테일 보트를 타고 바다로 / 2014.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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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도착하자마자 4섬 투어를 예약했다. 개인당 400바트, 총 800바트로 롱테일 보트를 타는 투어였다. 물, 점심식사, 스노클링 등 모든 비용이 포함되어 추가 비용이 없다고 에이전트가 그랬는데, 실제로도 그랬다. 가격은 비수기 가격이라 했다. 영수증 같은 티켓을 주면서 내일 아침 8시 30분에 이 티켓을 지참하고 리조트 로비로 나와 있으라고 했다.



숙소인 아오낭 빌라 리조트에서 바라 본 창 밖의 아침 풍경

높은 바위 절벽이 옅은 안개가 걸쳐 있었는데

그 안개는 순식간에 걷혀버렸다



우리는 다음 날 아침 8시 25분에 로비에 부랴부랴 도착했다. 그 후로 여러 대의 밴(Van)이 오갔지만, 우리를 픽업해야 하는 밴은 오지 않았다. 기다림에 지쳐 지루해하고 있었는데, 거의 9시가 다 되어서야 왠 고물 트럭이 하나 도착했다. 여태 봤었던 모든 차 중에서 가장 고물 트럭이었던 그 차는, 큰 트럭을 마치 쏭태우처럼 개조하여 사람을 실을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그리고 유감스럽게도 그 차가 우리가 타야할 차였다.


차가 출발하고, 불어오는 바람에 얼굴을 맡겼다. 우리가 탄 차는 굉음을 내면서 거리를 달렸다. 군대에서 탔던 60트럭보다도 소리가 더 큰 것 같았다. 곳곳에 들려서 사람들을 픽업하는 동안 거리를 유심히 봤는데, 우리 차보다 낡은 차는 없었다. 그리고 몇몇 사람들이 늦어서 우리 차는 다른 투어 그룹보다 조금 늦게 해변에 도착했다.



다른 여행사의 차들은 에어컨이 있던 밴이었지만

우리는 심지어 운전석에 문짝도 없던 고물 트럭을 탔다

HJ는 별로 안좋아했지만

나는 왠지 로컬 느낌이 나서 더 신났더랬다



나무판자로 덧대놓은 바닥 위 HJ의 발

녹색 계열의 톤매칭



우리가 탔던 고물 트럭은 총 20여명의 사람을 태우고 나서는

아오낭 서쪽에 있는 '노파랏타랏 비치(Nopparat Thara Beach)'에

우리들을 내려주었다



가이드가 오지 않아 모두들 잠시 어리버 하고 있는 사이

해변으로 걸어가 사진을 담았다

햇살이 너무너무너무너무 강하고 뜨거웠다



잠시 후, 우리는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받았다. 4개의 섬을 갈 것이라는 것과 식사가 제공된다는 것, 스노쿨링을 잠시 한다는 것 등등. 회사 이름은 '커넥팅끄라비(Connecting-Krabi)' 라고 했고, 밝은 표정의 가이드는 자신의 이름을 '뱅(Bang)'이라 했다.



노파랏따라 비치에는 우리외에도 매우 많은 투어 여행객들이 있었다

다른 팀보다 늦게 온 우리는 다른 팀보다 조금 늦게 출발했고

나무들이 만들어 준 그늘을 걸어 배를 타러 갔다



시원한 느낌의 HJ의 옷

그리고 손



잠시 후, 우리는 수십 척의 롱테일 보트가 정박해 있는

그런 진풍경을 보게 되었다

뱃머리에 색색의 천을 묶어 놓은 게 참 예뻤다

게다가 날씨도 좋으니, 더 돋보여 보였고



뱅은 파란 바구니를 가져오더니, 신발을 넣고 배에 오르라 했다

앞에 있는 아저씨는 이 배의 선장이었다

배에는 관광객들과 가이드 1명, 선장 1명 그리고 운항 보조 1명이 타더라



뱃 사다리를 올라오는 사람을 잡아주며

바닥이 미끄럽다고 조심하라고 일러주는 가이드, 뱅

천장의 TIP 이라 쓰인 팻트병 조각이 웃겼다



롱테일 보트라 불리는 기다란 배

그리고 색색의 천을 동여맨 뱃머리

그리고 모든 배들이 잠시 멈추어, 쉬고 있는 해변



모두가 착석하고 나서 오래지 않아 배가 출발했다

우리는 뒤쪽에 앉아 엔진 바로 앞에 앉게 되었는데

나는 저 고물엔진이 돌아가는 게 너무 신기해서

바라보고 바라보고 또 바라보았다



우리 팀은 약 20여명 정도

오른쪽에 보이는 검은 옷의 남자는 현지 여자를 사서 온 모양이었고

인도인 가족,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듯한 유로피안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고, 한국인은 우리 뿐이었다



배의 뒷 편에서 배를 모는 선장과 조수의 발

이런 모습을 담기는 흔치 않다고 생각되어 냉큼 담았다



배는 엄청난 굉음을 내면서 앞으로 나아갔다

해변에서의 땡볕은 어느 새 구름에 가려져 흐린 날씨가 되었다



우리가 가장 먼저 향한 곳은 '텁 아일랜드(Tub Island)'였다. 지도를 보면 나와는 있지만, 이름이 붙어 있진 않더라. 여튼, 이 섬은 해변으로부터 약 35분 거리에 있는데, 다른 두 개의 섬과 인접하고 있다. 이 곳이 관광지가 된 이유는 그 텁 아일랜드와 두 개의 섬 사이에서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기 때문. 썰물이 되어 수위가 낮아지면, 텁 아일랜드에서 인접한 다른 두 개의 섬으로 걸어서 갈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이것은 그 공간이 육지에서 한참 떨어진 바다 한가운데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놀랄 수도 있는 일이다.


이제야 진짜 여행이 시작되는 것처럼 느껴졌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HJ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사이에 배의 엔진 소리가 잦아들기 시작했다. 그 즈음에 가이드인 뱅이 엔진 소리보다 목소리를 더 크게 내보려는 듯 소리쳤다.


"거의 다 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