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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여행

눈부시게 푸른 목장을 양떼와 함께 걸으며 - 대관령 삼양목장 / 2014.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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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HJ가 대관령 삼양목장을 가보고 싶다고 했었다. 그래서 예전에 한 번, 날을 잡고 야심차게 출발했더랬다. 그러나 차가 너무 막힌 나머지 춘천에서 닭갈비만 먹고 되돌아왔던 아픈 기억. 그런 이유로 이 곳은 내게는 멀게만 느껴지던 곳이었는데, 다행히도 지난 번과 같은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우리는 삼양목장 바로 앞에 있던 막국수 집에서 막국수와 감자떡을 먹었다. 그런데 먹다보니 감자떡을 많이 먹는다고 HJ에게 혼났다. 수확을 하지 않아서 썩어가던 배추가 있던 밭. 그 밭 옆에 있던 막국수 집을 뒤로 하고 출발해, 20분도 채 되지 않아, 목장에 도착했다. 주차장에는 이미 차가 꽉 차 있었지만, 다행히도 자리를 잘 잡아서 주차했다. 한 여름이라 날이 제법 더웠지만, 그래도 좋은 풍경을 보며 힐링할 수 있었던 하루.



차를 타고 조금 더 이동해 목장 안으로 들어왔다

지난 번 겨울에 왔을 때는 산 꼭대기까지 차를 몰고 갔었는데

여름이 되니, 산 아래 주차장에 차를 대야 했다



차를 주차하고 걸어서 버스 정류장까지 가는 길

오른편에 있는 붉은 버스가 있는 곳이 버스 정류장

왼편은 매점과 화장실 등등



사진 찍지마, 지켜보고 있다



버스를 타면 단숨에 삼양목장 꼭대기에 있는 전망대까지 올라간다

그곳에는 거대한 풍력발전기와 작은 전망대 데크가 있었다

그 꼭대기에서 저 멀리 바라본 풍경



하늘



이 사진은 참 예쁘게 나온 것 같다



뜨거운 햇살만큼 주변에는 풀이 많이 자라 있었다

지난 번 겨울에 왔을 때는 눈으로 뒤덮여 있었던 게

약간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풍력발전기 사이를 흙먼지를 일으키며 가는 버스가

너무 작아보여 마치 장난감처럼 보이던 풍경



굉장히 광활한 모습이라 아주 근사했다

뿌연 대기만 아니었으면 더 좋았으련만



걷다가 잠시 뒤로 돌아서

우리가 걸어온 길을 담았다

저기 홀로 있는 나무 한 그루가 분위기 있더라



그리고는 이런 길을 걸었다

겨울에 왔을 때는 눈이 허벅지까지 쌓여서

걸을 수 없는 길이었는데, 새삼 새로웠다





길을 걸으면서 담은 풍경들

날이 더워서 힘들었지만, 눈은 참 호강하는 날이었다

멋진 곳에서는 잠시 걸음을 멈추기도 했고



저 멀리 풀어놓은 양들과

쉼터처럼 보이는 나무 한 그루가 보였다



우와, 방목해 놓은 양이라니!

우리 안에 갇혀 있는 건 몇 번 봤어도

방목된 모습을 보는 건 거의 처음인 듯



풀을 뜯고 있는 양

뿔이 멋지다



이 때 양들이 떼로 몰려와 어디론가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 꽁무니를 겨우 담았다



잠시 후 낙오한 것처럼 보이는 녀석 한 마리가

쫄래쫄래 다가오길래 최대한 예쁘게 담아보았다



잠시 후, 양들은 관광객들을 남기고 떠나가버렸다

좀 놀아주지, 야속한 녀석들



우리는 조금 더 걸어서 노란 꽃이 예쁘게 피어 있는 곳에 이르렀다

이 곳에는 버스 정류장이 있었는데, 걸을까 버스를 탈까

고민을 하다가 한 정거장만 더 내려가서 버스를 타기로 했다



내려가는 길에 분지처럼 보이는 곳에서

소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었다

그리고 소를 모는 목동을 태어나서 처음 보았더랬다



걷다보니, 소 몇마리가 사람이 주는 풀을 받아먹고 있었다

HJ도 호기심이 일었는지, 소에게 풀을 주는 모습



저 멀리 보이던, 이제는 사용되지 않는 것처럼 보이던 축사

그림만 보면, 일제시대의 수용소처럼 보이기도 한다



걷다보니, 버스 정류장에 이르렀다. 기다린지 오래지 않아 버스를 탈 수 있었다. 걸어내려올 때는 한참인 것 같았던 길이, 버스를 타니 금방이더라. 산 아래에 있는 광장에 도착하는데 채 10분도 걸리지 않았으니. 그리고나서 우리는 매점에 들어갔다. 매점에는 삼양식품이 생산하는 라면과 과자를 싸게 팔고 있었다. 어차피 자동차가 있으니, 라면 쇼핑을 했다.



삼양목장 또는 양떼목장의 진짜 이름은

'에코그린 캠퍼스'이고, 이 곳에서 생산된 유기농 우유

여기가 아니면 먹을 수 없을 것 같아서 사먹어봤다



라면을 쇼핑하고 가벼운 발걸음의 나



내려오고 나니, 주차장에는 차가 많이 빠지긴 했다. 해가 기울고는 있었지만, 아직은 여유가 있어서, 서울로 돌아갈지 말지 잠시 생각했다. HJ가 아침잠이 많아서, 동해안까지 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텐데, 온 김에 바다를 보고 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멀지 않은 정동진을 살짝 들렸다가 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