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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12 뉴질랜드

뉴질랜드 여행 - 퀸즈타운에서 테아나우로 가는 길 / 2012.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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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뉴질랜드 남섬에 온 건, 두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번째는 밀포드 사운드(Milford Sound)를 보기 위한 것이었고, 두 번째는 마운틴 쿡(Mountain Cook)에 가보기 위함이었다. 일정 상, 우리가 내일 밀포드 사운드에 가는 건 내일이었다. 보통, 퀸즈타운(Queenstown)에서 투어상품으로 당일 여행을 하는 것 같았는데, 우리는 렌터카가 있으니까 투어를 하지 않았다. 대신에 '테아나우(Te Anau)'로 이동해서 1박을 하기로 했는데, 투어 인원들보다 빠르고 여유있게 여행하기 위해서였다.


퀸즈타운에서 테아나우까지는 약 170km. 그러나 도로 상태가 우리나라보다 좋지 않을 뿐더러, 왕복 2차선의 도로이고, 단속이 무서워 100km 정속 주행을 하느라,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다.



AJ 해킷 번지를 뒤로하고 테아나우로 향했다

출발한지 오래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대자연의 품에 안기는 느낌이었다



뉴질랜드의 인구는 4백만 밖에 되지 않고

그나마도 북섬에 대부분 거주하기 때문에

남섬은 자연 그대로인 곳이 많은 것 같았다



가는 내내 탄성을 연발하며 경이로움을 마음에 품었다

인간은 한낱 미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던 순간이었다

6번 고속도로, Kingston Road의 어딘가쯤



퀸즈타운에서 테아나우로 가려면 6번 고속도로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초반에는 이렇게 와카티푸 호수를 오른편에 끼고 이동하게 되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도 멋져서 넋을 빼놓고 바라보다가

뷰포인트 표지판을 발견하고는 잠시 차를 세웠다



길을 따라가다보니, 뷰 포인트가 있다는 안내판이 나왔다. 이 나라는 잠시 멈춰서서 자연과 경치를 즐기고 싶은 여행자들의 마음을 잘 아는지, 곳곳에 뷰포인트를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언제나 대략 300M 전 쯤에서 뷰 포인트가 있음을 알려준다. 차를 잠시 세웠으나 아무런 편의시설이 없는, 심지어는 화장실도 없는 그냥 너른 빈 공간이었다. 누구 하나 관리하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근처에는 쓰레기가 하나도 없었다. 뉴질랜드인들의 높은 국민의식을 확인할 수 있었던 부분이고, 국민들이 그렇게 행동하니 관광객도 함부로 쓰레기를 버리거나 하질 않는 것 같았다.



거대한 호수와 거대한 산을 마주하고서는

그대로 얼어붙은 JS와 BJ



그저 경이롭게 바라볼 뿐이다



우리는 잠시 눈 앞에 펼쳐진 대자연을 바라봤다

너무 거대하고 웅장해서 비현실적인 기분이었다

이승과 저승의 거리만큼 비현실적이었다



우리가 잠시 마주했던 풍경

거대한 와카티푸 호수와 해발 2천미터가 넘는 산



뷰포인트에서 잠시 쉰 우리는

다시 테아나우로 가는 길을 재촉했다



얼마인가 가다보니, 산이 뒤로 물러나면서 목초지가 보였다

울타리도 보이는 것이 뭔가 사람의 손을 탄 풍경



이내 소와 양이 엄청나게 많아졌다

우리는 그 모습이 신기해서 잠시 차를 세우고

울타리 너머의 모습을 담았다



제법 많은 수의 양과 저 멀리 보이는 와카티푸 호수

사실, 우리는 양이랑 놀려고 했는데

양은 우리를 보고 도망가더라는



왼편에는 양들이 오른편에는 소들이 있었다

우리나라처럼 가둬 키우는 게 아니라 풀어놓고 키우는 모습에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들더라



BJ와 JS



한없이 멀어져가는 양과

저 멀리 있는 와카티푸 호수를 보고 있었는데

근처에 마을이 있는 걸 알게 되었다



낡은 나무 울타리의 나이를 말해주는 듯한 이끼

우리는 이 울타리를 따라가서 마을로 들어섰다

너무 작아서 부락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렸던, 킹스톤 마을



너무 넓어서 처음에는 바다인 줄 알았던 와카티푸 호수도

그 끝이 있더라, 거대한 호수의 시작이자 끝



마치 무지개가 시작되는 지점을 본 기분이었다

상상 속의 무언가를 직접 본 느낌



우리나라처럼 높은 콘크리트 빌딩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와카티푸 호수와 산의 풍경



음식점 등이 없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참 좋았다

그냥 자동차와 우리 뿐이었다



이 거대한 호수는 마치 바다와도 같아서

바다처럼 파도가 일렁이더라는



깅스톤에서 잠시 양과 와카티푸 호수를 둘러보고서는

다시 테아나우(Te Anau)로 길을 떠났다



가는 내내 정말 자연의 웅장한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이 곳에서 살면 속세의 고민과 스트레스가

모두 다 사라질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언젠가 헐리우드 영화에서 본 것만 같은

이런 끝없는 도로도 달려봤다







같은 시골이라도 우리나라와는 너무나도 다른 풍경이었다

테아나우까지 가는 길이 계속 이러했다



그러다가 어딘가에서 굉장한 기세의 소나기를 만났다

거의 폭우 수준이라, 세상이 어두워지더라



사진으로 담으면 괜찮을 느낌일 것 같아서

바로 카메라를 꺼내어 담았다는



아무래도 차에 오래 있으니, 이동하는 중에는 지루하기도 했다. 퀸즈타운을 출발할 때는 날씨가 맑았으나, 중간쯤 가서는 하늘이 어두워지고 보슬비가 내리다가 그치기를 반복했다. 비가 많이 내린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북섬에서 비 때문에 일정이 틀어졌던 우리는 긴장할 수 밖에 없었다.


우리가 테아나우에 도착한 것은 오후 5시가 조금 넘어서였다. 원래 목적지인 iSite에 도착하니, 문이 잠겨 있어서 급 당황. 그 이유를 확인해보니, 업무시간이 종료되었기 때문. 우리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iSite와 바로 붙어있는 여행사에 들어갔다. 다행히도 여기 계신 분들이 너무 친절해서 이런 저런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숙박에 대한 정보와, 밀포드 사운드에 대한 정보, 그리고 야간에 진행되는 글로우 웜 투어에 대한 정보까지. 특히, 밤에 특별히 할 게 없던 우리는 아예 글로우 웜 투어에 대한 정보를 듣다가 아예 예약을 해버리고 나왔다. 참고로 테아나우는 정말 작은 곳이다. 도시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마을 정도의 크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