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나라 여행

후지필름 X100T 클래식 크롬으로 담아본 담양 죽녹원 / 2015.01.10

반응형

HJ와 전화를 하다가, 군산에 다녀오기로 했다. 나는 군산에 서너번 다녀왔지만, HJ는 아직 한 번도 안가봤다고 하여 구경도 시켜줄 겸, 조금 멀리 드라이브도 할 겸. 그래서 군산으로 내려갔다. 이마트에 차를 세우고 경암동 철길 마을을 걸어보고, 동국사와 히로쓰 가옥을 들린 다음, 초원 사진관에 들렀다. 그리고는 이성당에서 빵을 샀더랬다. 마지막으로 초원 사진관 앞에 있는 무국이 유명한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그리고 그 다음 날에 담양을 여행해 보기로 했다. 아무런 계획도 아는 것도 없으면서, HJ에게 담양에 가자고 그랬다.


죽녹원이라는 글자 하나만으로도 설명되는 담양. 대나무가 유명한 곳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여행을 가본 적은 없었다. 광주 옆에 있기 때문에, 솔직히 당일 치기는 무리인 곳이라서, 그간 여행을 못했을런지도. 대나무가 하늘 높이 솟아오른 죽녹원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던 담양을 드디어 여행하게 되었다. 새로 산 카메라 X100T를 가지고.


아래 사진은 후지 X100T의 클래식 크롬으로 담았다. 알아간 게 아나도 없어서 그냥 죽녹원 하나만 보고 온 게 아쉽지만, 이번에 못 본 부분은 다음에 보려고 일부러 남겨놨다고..



죽녹원 입구!

드디어 담양에 입성

이 곳은 처음이다



매표소 앞 우측에는 물레방아와 팬더 조형물들이 있었다

팬더 조형물은 대나무가 많아서 만들어 놨는가보다, 싶었는데

생긴 게 엄청 무섭게 생겨서 아쉬웠다

물래방아를 제법 오랜만에 봤다



담양 죽녹원 입장권

어른 1인당 2천원이라 총 4천원



들어가서 대나무 숲을 보니, 우와~

저 높이 솟아오른 대나무들이 하늘을 가리고 있었다

그래서 하늘과 빛이 더 돋보였던 것 같다.



HJ는 한동안 정을 떼었던 카메라에 다시 정을 붙인다며

이번 여행에 카메라를 가지고 나왔다



확실히 이 곳은 연인이나 가족이 많았다

하지만 겨울이라면 혼자와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조용히 걸으며 사색하기 좋은 곳



도시에서 나고 자란 나는

대나무가 저렇게 높이 자란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엄청 높이 자라더라



죽녹원의 상징이기도 한 빼곡한 대나무 숲



숲 길을 걷다보니, 정자가 나왔고

기와 위의 단풍을 담아본다며 담아봤다 



언젠가 엄청 재미있게 봤던 영화 알포인트 촬영을 여기서 했다니

진짜 가슴 졸이면서 봤던 영화인데, 오랜만에 보니 반갑기도 하고

그 영화가 다시 보고 싶어지기도 하고



하늘을 담는 HJ



빼곡한 대숲

나는 이 때문에 죽녹원에 환상이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현실을 마주했어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



걷다보니 쉼터가 나왔는데

창호문 창살 위로 햇빛이 예쁘게 내리쬐고 있었다

다행히도 날도 많이 춥지 않아서 걷기에도 좋은 날이었다는



서로 찍어주기



죽녹원 내부에는 큰 공원과 비슷하기도 해서

계속 이런 길을 걸었다

겨울인데도 푸르러서 그거 하나는 참 좋았다



길가에 쌓여있던 긴 대나무 각목을 집어들더니

신나서 내게 휘두르는 HJ

저 기쁨에 찬 미소를 보라



잠시 대나무로 장난을 치고 나서는 다시 길을 걸었다

겨울이라 그런지 사람이 바글거리지는 않아서 좋았다

마침 해도 딱 좋은 정도였음



이런 색감이 X100T의 클래식 크롬의 느낌이려나

색감이 뭔가 차분하게 느껴짐



사진을 찍는척 하면서 카메라로 얼굴을 가리는 고도의 수법

빛이 있으니, 색감이 예쁜 사진



죽녹원이 있는 언덕의 꼭대기에서 바라본 어딘가의 모습인데

생각보다 멋진 풍경은 아니었다

그냥, 주변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이구나, 정도



죽녹원의 뒷편에는 '죽향문화체험마을'이라는 곳이 있었다

걷다보니, 그 곳에까지 흘러들어가게 되었다

이 곳에는 사진처럼 정자가 많았는데

곳곳에 있는 것들을 재현해 놓은 것들이었다



이렇게 책과 벼루까지 챙기는 디테일

'송강정'이라는 이름의 정자로, 송강 정철이 살던 곳

그래, 사미인곡의 그 송강 정철이 맞다



뒤 켠에는 강아지 두 마리가 맥없이 엎드려 있길래

잠시 놀아주었다





그리고 마치 한옥숙박체험을 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는 곳이 있었다

영업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지만, 살살 걸어서 둘러봤다



오랜만에 장독대도 봐서, 사진으로 담았다

아파트에 사는 우리집에서는 볼 수 없는 물건



그리고 이 곳은 '우송당'이라는 건물이다

건물 인근에 있는 안내판을 읽어보니, 서편제 명창 중 하나인

박동실이 살던 건물을 이전 복원했다고 쓰여있었다

특이했던 것은 대청마루가 앞으로 튀어나와서 무대로 쓰였다는 것



갑자기 튀어나와 성큼성큼 다가오는 HJ



이 우송당의 특징은 이렇게 대청이 앞으로 길게 뻗어나와서

판소리를 위한 무대로 사용되었다는 것이다

옛날에는 이 무대 위에 명창이, 이 주변으로는 사람들이 있었을 것이다



우송당 옆에는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잠시 들렸다

앉아서 쉬고, 몸도 녹이고, 차도 마실겸



녹차와 한과를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오늘 찍은 사진도 돌려보기도 하고



나와서는 이런 그림자 사진도 담았다

그람자 사진은 뚱뚱해보이지 않아서 좋다 ^-^



죽향문화체험마을도 죽녹원처럼 걷기 좋아서 한바퀴 뱅글 돌았다

그러면서 주변의 풍경을 몇 컷 담았다

조용하고 아늑해서 개인적으로는 좋았다



호숫가를 따라 조성되어 있던 데크를 따라 걸었다



우리가 걸었던 풍경

어느 겨울 날, 조용하고 고즈넉했던



입구 근처에는 새로지은 듯한 건물이 있어서 가까이 다가가 봤다

임진왜란 때 의병운동을 하다가 돌아가신 분들을 위한 공간이었다

왼편에는 마침 전시관이 있어서 한 번 들어가봤다



주로 의병장 고경명 장군과 관련된 이야기가 많았다

요즘 같이 권력자들이 본인의 이득만 챙기는 시국에

나라를 위해 목숨까지 바치는 희생을 보니 마음이 짠하더라



썬글라스를 끼니, 뭔가 엄청 어려보인다



그리고는 다시 죽녹원을 거쳐서 되돌아왔다

돌아오던 길에 있던 놀이터



X100T를 사고 두 번째로 나간 나들이인데, 거의 10년 간 캐논을 써와서 손에 잘 익지 않아서 어렵기만 하다. 클래식 크롬은 잘 모르겠다. 색감이 매력적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위의 사진은 대부분 거의 무보정 리사이즈로 올렸다. 한 두 번 써봐서 어찌 알겠는가? 쓰다보면 장단점이 생길테니, 계속 써 봐야지.


죽녹원은 기대만큼은 아니었지만, 나름 괜찮았다. 정말 대나무가 많이 있었고, 산책하는 기분으로 HJ와 함께 걸었다. 겨울이라 해가 짧기도 하고, 일정이 여의치 않아서 죽녹원만 보고 서울로 올라왔지만, 그래도 가보고 싶었던 곳 중 한 곳을 가게 되어 좋았더랬다. 주로 남쪽에 있는 여행지를 많이 못갔는데, 차차 다녀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