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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14 대만

대만 타이페이 시먼딩을 걸어보다 - 시먼홍루와 보피랴오 역사거리 / 2014.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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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먼으로 걷고 있었다. 대만 여행의 시작을 중정기념관에서 개시한 나는, 그 다음에는 228 역사공원을 둘러봤다. 어쩌다보니 첫 날부터 도보 여행을 하게 되었는데, 역시 여행은 걸어야 제 맛이라는 걸 다시금 느꼈다. 타이페이의 일반 골목에서는 일본보다는 동남아 느낌이 더 많이 나는 것 같기도 했고, 어디선가는 중국의 느낌이 나기도 했다. 관광지에서는 볼 수 없는 삶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골목만이 가진 느낌. 여행자가 되어 낯선 곳을 3인칭으로 바라봐야 비로소 느낄 수 있는 공간에 대한 감정의 사치.


시먼역으로 가까이 갈수록 번화가 느낌이 났다. 그리고 나중에야 시먼딩이 엄청 번화한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갔던 곳은 시먼 역, 그리고 시먼홍루, 그리고 보피랴오 역사거리이다. 나는 이들을 지나 최종적으로는 용산사를 최종 목적지로 생각하고 있었다.



228 화평공원에서 시먼(Ximen)으로 걸어가는 길

뭔가 말끔히 정리된 금융가 느낌이라서 한 컷 담아봤다

내가 이 길을 걸은 건 아니고

내가 걷던 길의 오른편에 있었던 것 같다



여튼, 시먼(Ximen)역 앞으로 갔더니 사람이 엄청 많았다

우리나라의 명동이나 종로, 강남 정도 되는 거리인 듯 싶었다

왠 여자가 드럼으로 길거리 공연을 하고 있었다

여행 중에 많은 공연을 봤지만

저렇게 드럼 풀세트로 하는 솔로 공연은 처음봤다



드럼 연주를 구경하는 사람들

그리고 우리나라와 비슷해보이는 간판들

건물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었다



시먼(Ximen)역에 있는 큰 건물

가보진 않았지만, 왠지 백화점이나 쇼핑센터일 듯

이 곳은 사람이 정말 많았다



음악을 재생하는 기기로 플레이스테이션을 쓰는 게 신기했다

그리고 뒤에서 보니, 팔뚝도 엄청 가늘더라는

사진에는 안나왔지만, 약간 나이 든 매니저도 있는 듯 했다



그리고 다른 곳에서는 춤을 추는 친구들도 있었다

나이가 제법 어려보였는데, 참 잘추더라

해질녘의 시먼에는 볼거리가 많았다



그리고 길 건너에 있는 '시먼홍루(Red House Theater)'

원래는 정부에서 시장으로 만들었지만

1945년까지는 극장으로 이용되었다고 한다



시먼홍루 앞에는 장터가 있었는데, 장신구들과 가방 등을 팔고 있었다

한 번 둘러보니, 예쁜 건 많았지만 살 건 없었다

그리고 안으로 들어가봤다



안에는 카페가 있었고

옛날 상거래에 쓰이던 물품들을 전시해놓았다

이건 그 중에서 일종의 인장 같은 것



시먼홍루의 1층에는 여러 디자인 숍들이 있었다

의류, 악세서리, 인테리어 등이 주된 품목인 듯 싶었다

천천히 걸으면서 둘러보니, 예쁜 게 많더라

1, 2층을 고루 둘러보고 밖으로 나왔다



용산사로 걸어가는 길에 우연히 마주친 곳이다

이 곳은 '보피랴오 역사거리'라는 명소인데

청나라 시대의 느낌을 간직한 골목이라고 했다



실제로 바깥과 달리 붉은 벽돌이 쓰인 건물은

대만에서도 뭔가 이국적인 느낌을 주기 충분했다

하지만 사람이 살지 않는 것인지

내게는 생명력이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나마 저 앞에 흰 티셔츠를 입은 청년들이

전시회를 하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말을 걸었는데

덕분에 거리가 좀 따뜻해진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전시회에서 담은 한 장의 사진

아이들 관련 전시였는데, 크게 볼만한 건 없었다



보피랴오 역사거리를 걸었다. 생각보다 짧아서 놀랬다. 150미터 정도 되려나? 체감으로는 그 정도 되는 것 같았다. 청나라 시대의 거리를 잘 보존하고 있지만, 아쉬웠던 건 사람이 살지 않는 인공적이고, 보여주기만을 위한 거리 같았다는 것이다. 어쩌면 내가 너무 늦게 찾아가서 그랬던 것일 수도 있지만, 차라리 그랬으면 좋겠다. 인상적이었으나, 사람 냄새가 나질 않았다.


그리고 나는 용산사로 향해 걸음을 재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