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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14 대만

대만여행 - 핑시선을 타고 시펀(Shifen/十分)을 지나 핑시(Pingxi/平溪)로 / 2014.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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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간이나마 시펀(Shifen/十分)을 둘러봤다. 천등은 날리지 않았다. 근처에 폭포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가지 않았다. 그래도 시펀은 그 특유의 분위기가 내게는 위안처럼 느껴지던 곳이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다시 핑시선 기차를 탔다. 중간에 몇몇 기착지가 있었고, 내려보고 싶기도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아니면 무기력과 탈진 때문인지, 뭔가를 하려하다가 주저하거나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업무에서 그랬고, 일상에서도 그랬으며, 이번 여행에서도 그랬다.


여튼 핑시선 기차를 타고 핑시(Pingxi/平溪)에서 내렸다. 기차 노선의 이름을 딴 마을인 것으로 보아 이 근방의 여러 마을 중 가장 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핑시는 주변의 마을과 마찬가지로 20세기 초반에 이 지역의 석탄 채굴산업의 중심이 된 마을 중 하나이다. 애초에 핑시선이라는 이 철도가 깔린 것도 근방에서 채굴된 석탄을 운반하기 위함이었으니. 1920년대 이후부터 폐광 전까지 전성기를 보냈다고 한다. 주변 광산들의 폐광과 함께 쇠락의 길을 걸었으나, 천등 축제 등을 위시한 관광도시로 변신하여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고..



시펀역에서 핑시선 기차를 타고 핑시(Pingxi/平溪)에 내렸다

한 철로의 이름이 되는 곳이니까 가장 번화하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러한 것 같았다



핑시도 철로 바로 옆에 상점들이 있었는데

시펀보다는 규모가 크고 더 다듬어진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시펀이 더 관광지에 가까운 느낌



평일이라 그런지 핑시의 거리는 매우 한가했다

되려 시펀보다 더 한가했음

기차역에서 이어진 길을 따라 걸었다



앞서 본 거리의 모습과는 다르게

무거운 탄광마을 느낌의 모습

관광지로 변하기 전의

핑시가 이러지 않았을까, 생각해봤다



시펀에서 봤던 대나무 소원통

색이 바랜 것들도 있었는데

나중에 어떻게 처리할지 궁금해졌다



걷다보니 시장같은 곳을 지나고

그곳을 잠시 걷다보니 짧은 다리가 나왔다

그 다리를 건너거 뒤돌아 사진을 담았음

저 거리가 핑시의 옛거리이다



핑시는 상대적으로 시펀보다 조용해서

터벅터벅 걸으면서 몇 장의 사진을 담아보았다

콘크리트 제방 위에 지어진 건물들과

세월이 만들어낸 푸르름



내가 이방인이라 그런지

번쩍번쩍한 높은 건물들 말고 이런 모습이 더 좋았다

하지만 관광지가 가진 로맨틱함은 별로 없는 듯 싶었다



조금 더 멀리까지 나가봤다

상가들이 모여 있었는데 뭔가 묘했다

묘해서 뭐라고 적어야 할지 모르겠음



그리고 길을 걷다가 예쁜 가게를 봤다

정면으로 찍고 싶었지만

가게 주인이 밖을 보고 있어서 실례일 것 같아

약간 비껴서 담았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핑시의 옛길

이 곳은 핑시의 올드 스트리트

광산 마을의 역사가 켜켜이 쌓인 곳이다

비록 지금은 상점과 식당 뿐이지만



핑시 옛길에서 이 곳에 사람이 줄서서 있어서

유명한 집인가 싶었다

먹어보려다가 시펀에서 방금 닭날개 볶음밥을 먹은 걸 기억해내고는

일단 인내심을 발휘하여 지나갔다



그리고 핑시 옛길에서 위쪽으로 걸어 올라가봤다

처음에는 기차역 주변에 조그마하게 있는

산골마을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넓게 느껴졌다



걸으면서 놀랬던 것은

도로의 정비가 엄청 잘되어 있었다는 것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일본의 느낌이 나더라



마을을 걷는데 이상하게 사람이 한 명도 없었고

너무 깊이 들어갔다가 애매해질까봐

이 정도까지 갔다가 되돌아나왔다



핑시를 에워싸고 있는 산자락들

그 모양새가 예사롭지만은 않았음

산등성이 사이로 구름도 듬성듬성있었고



핑시옛길 근처에 있던 석축에 그려져 있던 그림들

현재는 핑시보다 시펀에서 천등을 더 날리는 거 같은데

이 근방에서는 핑시가 원조라는 말도 있더라



그리고 아까 지나갔던 핫도그 집을 다시 지나가게 되었다

이번에는 인내심을 발휘하지 못하고 하나 먹기로 했다

숯불 위에서 구워지는 소시지가 맛있어 보였다



사진은 내 앞에 서 있던 사람이 주문했던 메뉴인데

나도 저걸 먹어보고 싶었다



그러나 주문을 잘못해서 이걸 먹게 되었다

맛있게 구워진 햄에 칼집을 내어 마늘을 꽂아주더라는

그런데 먹어보니 마늘이 생마늘이었다

하지만 소시지는 육즙도 많고 참 맛있었다



그리고 아까 걸어왔던 길을 다시 걸어서



핑시역으로 되돌아왔다

가게 아주머니가 천등을 날리라고 하시길래

미소만 보이며 지나쳤다



시펀에서 못봤던 나름 고층건물이 시펀에는 있었다

몇몇의 건물 뒤로는 바로 녹음이 우거져있었다

정글 한 가운데 마을이 있는 그런 느낌?



핑시에서 담아본 마지막 사진

이제 기차를 타고 핑시선의 끝 징통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