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계 여행/'15 이탈리아

베네치아 산마르코 광장과 산마르코 성당 외부 / 2015.06.27

반응형

숙소는 베네치아 산타루치아 역 근처에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걸어서 산마르코 광장까지 가기로 했다. 광장까지 걸어가며 둘러본 베네치아는 낡은 건물과 골목, 그리고 유니크한 수로가 너무나도 멋지게 어우러진 공간이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도시가 아니라 시공간적으로 따로 떨어진 느낌이 들기도 했는데, 이는 베네치아에 쌓여 있는 수 백년의 시간이 만들어 낸 결과물 같았다.


여튼 약 30여분을 걸어서 산마르코 광장에 도착했다. 눈앞에 펼쳐진 넓은 광장을 보며 감탄하는 순간, 왼편으로 산마르코 성당과 종탑이 보였다. 20대부터 그렇게 와보고 싶었던 베네치아에 왔고, 그 중심부에 서 있었는데 생각보다 담담했다. 함께 여행 온 HJ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혼자 저만치 흘러가던 내 의식은 잠시 멈췄다.


짧게는 5백년, 길게는 약 1 천 년의 시간을 마주하던 순간이었다.



산마르코 대성당

이집트에서 찾은 성 마르코의 유해를

베네치아 상인들이 훔쳐서 모신 성당이라고 한다

저 돔이 참 아름답다고 느껴졌다



서기 832년,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의 어느 작은 교회에 있던 카톨릭 성인 성 마르코의 유해를 베네치아 상인들이 훔쳐내어 본국으로 이송했다. 이 때 무슬림 세관에 걸리지 않기 위해 무슬림들이 혐오하는 돼지고기로 관을 덮어서, 내용물을 돼지고기라고 속이고 세관을 통과했다고 하는 이야기가 함께 전해져 내려온다. 한편, 베네치아에 도착한 성 마르코의 유해는 당시 엄청난 이슈인 모양이었다. 어디선가 둘러본 미술관에서는 그 순간을 묘사한 그린 그림도 여럿 있었고, 성당 정면의 아치형 천장에도 이 이야기를 묘사한 그림이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성당 자체는 832년에 완공 되었으나, 이 오리지널 성당은 976년에 일어난 폭동으로 인해 홀랑 다 타버렸고, 현재의 성당은 1073년에 짓기 시작한 성당이다. 내/외부에서 많은 증/개축이 있긴 했지만, 건물 자체는 거의 1천년 가까이 되었다. 당시 동맹 관계였던 비잔틴 제국의 기술자들을 초청하여 건설했으며, 내부 천정을 온통 덮고 있는 황금 모자이크는 비잔틴 양식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부분이다. 내부는 사진 촬영이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다.



사실 당장 산마르코 성당으로 뛰어들어가고 싶었으나

이미 줄이 너무 길게 뻗어 있어서 포기하고

산 마르고 광장을 둘러봤다



그리고는 잠시 사진을 찍으며 놀았다

혼자 다닐 때는 할 수 없는 것들을

함께 다니니 할 수 있게 되었다



산마르코 종탑은 그늘이 거의 없다시피한 광장에

비둘기와 사람이 쉴 수 있는 거대한 그늘을 만들어주었다

이 건물의 모양과 디자인은 16세기의 모습 그대로이나

1902년에 무너져 내려서 똑같은 모습으로

10년에 걸쳐 다시 복원한 것이다




다행히도 HJ는 비둘기를 무서워하지 않는 편이라

비둘기 사이로 들어가 사진을 찍었다

이 때 HJ 주위로 새 모이를 뿌려 몰려든 비둘기로

돈을 받으려는 아저씨와 약간의 눈치싸움을 했더랬다



산마르코 광장의 모습

정면의 건물은 코레르 박물관(Meseo Correr)이다

저 건물 자체는 나폴레옹이 만들었다고 하더라



우리는 산마르코 광장으로 들어오기 전에

샀던 젤라또를 어쩔 줄 몰라하면서 먹고 있었다

'먹을 때는 찍지마!'



산마르코 성당

그저 보기만 해도 아름다웠는데

사진을 담으려니 역광이어서 안타까웠다



개인적으로는 아무도 없을 꼭두새벽에 이 광장을 보고 싶었다

여름에는 새벽 4시만 되어도 해가 뜨기 때문에

일찍 일어나 가고 싶었지만, 게으르다보니 그만..



광장 북쪽에 있는 긴 아케이드

16세기에 지어진 '프로쿠라티에 베키에(Procuratie Vecchie)'

'프로쿠라티에'는 공화국 시절 베네치아 서열 2위의 인물이었다

그리고 저 건물에 그의 집과 사무실이 있었고



한 때 베네치아를 상징했던 3개의 깃대에는

EU, 이탈리아, 베네치아 시의 깃발이

각각 걸려있다고 들었는데, 깃발은 없었다



이 광장은 지금은 관광지이지만

한 때 유럽을 재패했던 베네치아 공화국의

사회, 종교, 문화, 정치적 중심지였다



산마르코 성당 정면에 있는 아치 중 하나에는

산마르코 대성당이 그려져 있었다

성 마르코의 유해를 산마크로 성당에 안치 완료했다는 뜻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밤마다 갈릴레이가 올라가서

밤 하늘을 관찰했던 탑이라고 한다

천문학도에게는 성지일지도



사실 산마르코 성당에 들어가고 싶었으나

줄이 너무 길어 엄두를 못내고 다음에 보기로 했다

꿩대신 닭이라는 심정으로

두칼레 궁전을 기웃거리려 가는 길



'사진으로만 보던 두칼레 궁전이다!'

사진을 찍는 HJ



실제로 본 두칼레 궁전은 너무 아름다웠다

아마 옛날 사람들도 똑같은 마음이었을테지

하지만 사진으로 담아보려 하니

묘하게 수평이랄까 대칭이 안맞아서 속상했다



여행 첫 날이라 열정 가득 사진을 담는 HJ

그러나 처음 2~3일만 이런 모습이었던 것 같다



그렇게 늦은 시간은 아니었다. 오전 10시~11시 사이였으나, 토요일이라는 게 문제였다. 관광객이 많았다. 잠시 광장을 둘러보고 산마르코 성당에 들어가보고 싶어서 기웃겨러보니, 입구에서 시작된 줄이 두칼레 궁전 쪽으로 끝이 안보일 정도로 늘어져 있었다. 그래서 깔끔하게 들어가는 것을 포기했다. 하지만 꿩대신 닭이라고, 두칼레 궁전에 들어가보려고 입구 쪽으로 이동해 보기로 했다.두칼레 궁전을 갔다가 코레르 박물관에 들어가면 되니까.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