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이었다. 원래는 '산마르코 광장(Piazza San Marco)'을 둘러보고 '산마르코 성당(Basilica di San Marco)'을 들어가보거나 '두칼레 궁전(Palazzo Ducale)'을 들어가보려고 했다. 두칼레 궁전 입장권에는 코레르 박물관(Civico Museo Correr) 입장료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 다음에는 코레르 박물관으로 동선을 잡았다. 그러나 토요일이라 그런지 관광객이 너무나도 많았다. 대충 봐도 1시간 반은 기다려야 산마르코 성당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무더위에 서 있을 자신도 없고, 시간도 너무 아까워서 포기했다. 그리고는 바로 두칼레 궁전을 들어가려고 두칼레 궁전 쪽으로 향했다.
셀카봉을 꺼내기 위해 가방을 뒤지는 HJ
이상하게도 HJ는 이렇게 얼굴이 숙여진
사진을 좋아하는데, 그 이유를 모르겠다
베네치아 최고 권력자가 살았던 두칼레 궁전(Palazzo Ducale)
하지만 표준 줌으로는 각이 나오지 않아
건물을 온전히 담을 수가 없었다
광각 렌즈 생각이 절절하던 순간이었다
답답한 마음에 동쪽을 담아보니 잘만 담긴다
아쉽게도 저 동쪽 멀리는 바포레토(Vaporetto) 탈 때만 잠시 갔을 뿐
골목을 구석구석 다니며 둘러보지는 못했다
아무리 해도 완전한 건물을 담을 수 없어서
안타깝기만 했던 두칼레 궁전(Palazzo Ducale)
우리는 산마르코 성당을 가려다 포기하고
두칼레 궁전을 가려고 했으나
두칼레 궁전도 줄이 엄청나게 길어서 포기해야 했다
잠시 궁전 1층의 로지아에 서서 멘붕에 빠졌다
원래 오늘은 배를 안타고 걸어다니려 했다
하지만 하루종일 걸어다니기엔 너무 더운날씨였다
두칼레 궁전의 로지아 한 쪽 구석으로 왔다
빼꼼 내다보니, 보이던 탄식의 다리(Ponte dei Sospiri)
원래 저 자리에는 어떤 늘씬한 백인 여자아이가
모델처럼 포즈를 잡고 사진을 찍고 있었다
감탄하고 있다가, 정신차리고 HJ를 찍어주겠다고 했다 ^-^
사람들이 탄식의 다리를 보는 다리를 배경으로 담은 사진
처음에는 사진 찍히는 걸 싫어하는 HJ였으나
점점 표정도 포즈도 발전하고 있다
두칼레 궁전 1층의 로지아(Loggia)
여기서 잠시 더위를 식히며, 사진을 몇 장 찍고 나서
어디로 갈지 계획을 수정했다
탄식의 다리가 있는 수로(Rio de Palazzo o de Canonica)를
둥실둥실 유유히 떠가는 곤돌라의 뒷모습
오늘은 배를 안타고 걸어다니기로만 했던 계획이었지만
결국 1일 패스를 사서 수상버스를 타기로 했다
돈을 아끼려고 세운 계획이었으나, 그러기엔 너무 더웠다
하루종일 걸으면 탈진해서 쓰러질 것만 같은 날씨
일단은 눈 앞에 보이는 작은 섬을 다녀오기로 했다
산조르조 마조레 성당(Basilica di San Giorgio Maggiore)
표를 사기 위해서 탄식의 다리가 있는 수로는 건너는 중이다
사람이 매우 많았고, 다리 난간에는 사람들이 붙어서
탄식의 다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리고 나도 그들의 틈에 끼어
탄식의 다리를 한 장 담고 빠졌다
사람에 치여서 생각이나 감상을 할 여유가 없었다
우리는 가까운 선착장에 있는 자동판매기에서
교통권 1일 패스를 장당 20유로에 구입했다
그리고 산조르조 섬으로 가는 선착장을 찾아가는 길
너무 더워서 가판대에서 시원한 물 1.5 리터를 사서 마셨다
산조르조 섬으로 가기 위해서는 탄식의 다리를 지나서 있는
산자까리아(S. Zaccaria)선착장 F에서 2번 배를 타면 된다
배를 타니까 일단은 너무 시원해서 좋았음
오늘은 걸어다니기로 계획한 날이었다. 6월 말이니까 무더위는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덥긴 하겠지만, 찜통은 아닐 것이라는 전제 하에 계획을 짰는데, 그 전제가 통채로 흔들려버렸다. 6월 말의 베네치아는 더웠다. 언뜻 본 날씨 어플에서는 32도 라고 했다. 그래서 실내로 도망가고 싶었는데, 줄이 너무 길어서 그럴 수가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그늘에 들어가면 시원했던 것 정도. (나중에 이 시기에 유럽에 폭염이 왔다는 뉴스를 한국에 와서야 봤다)
우리는 베네치아 In, 베네치아 Out 일정이라, 다시 베네치아로 돌아와야 했다. 예산 절감의 목적으로, 맨 마지막 날에 바포레토를 타고 돌아다니려 했는데, 이를 앞당길 수 밖에 없었다. 1일 교통권을 산 다음, 바로 눈 앞에 있던 '산조르조 마조레 성당(Basilica di San Giorgio Maggiore)'으로 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