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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ede - It Starts And Ends With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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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브릿팝의 전성기 시절에 내가 좋아했던 밴드 중 하나. 스웨이드(Suede)가 무려 11년 만에 앨범으로 컴백했다. 'Bloodsports'라는 이름의 이 앨범은, 3집 'Coming Up'의 느낌이 다득 담겨있다. 그래서 스웨이드의 팬이었다면 아마 신나하고 있을 것이다. 나 또한 요즘 이 곡에 푹~ 빠져있으니. 스웨이드가 새 앨범을 냈다는 이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여튼, 이 노래는 사랑(관계/Relationship)에 대한 노래이다. 사랑은 껍질뿐인 대의명분 같고, 동시에 부서지기 쉬운 인형과도 같은 것. 그 허무함에 대항하고자 소리를 질러보기도 하고, 무릎으로 기어서라도 벗어나고자 해보지만.. 부질없는 짓. 몸부림을 치면 칠수록 사랑은 더 허무해질 뿐이다. 언젠가 씁쓸하게 끝날 것을 알지만, 그렇지만 사랑이니까 포기하지는 못하고 겨우겨우 매달려(I cling on by my nails to the sweet disaster) 있다. 


문득 상대에게 상처를 받고 맥이 풀려 나락으로 떨어져 버린다. 그의 '머리'는 이렇게 생각한다. '우리 관계를 회복시켜야 돼!' 정신을 차려야 하기에 스스로를 꼬집어보지만, 정작 그의 '마음'은 일어나지 않는다. 마치 줄이 끊어져버린 꼭두각시 인형처럼. 그래, 힘들게 일어나는 것 보다는 그렇게 누워 있는 게 쉽지. 누워서 침뱉기(Spit in the wind)라는 말처럼. 길게 끌어봐야 서로 좋을 것도 없을거고..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여러 사람을 만났고, 그럴 때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내 자신을 맞춰, 그 사람에게만 보여주고 싶었던 나의 모습들.(And I've worn so many faces)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고.. 또 만나고, 헤어지는 것을 반복하면서 가지게 된 14개의 빛바랜 내 모습들. 그리고 여태 그랬듯이 지금 사랑하고 있는 15번째 사람에게도 이별을 고한다. (Shot my love at fifteen paces) 그리고 이제 남은 건, 지워버리고 싶어도 지울 수가 없는 사랑했던 사람에 대해 아련한 기억들 뿐. (My inheritance is all the thoughts I can't sweep away)


'사랑의 시작은, 나를 보면서 웃어주고, 손을 잡으면 따스했던 정말 살아있는 너와 함께 했지만, 네가 떠나버린 그 사랑의 끝은 네가 내게 남기고 간 지울래야 지울 수 없는 기억들만이 함께 해.' 이게 이 곡의 제목인 듯 싶다. It Starts And Ends With You. 물론, 해석은 내 마음대로. 오역과 의역도 내 마음대로.






Like a cause without a martyr,

우리 사이는 그저 명분 뿐인 약속 같아

Like an effigy of balsa,

약한 나무로 만든 잘 부서지는 인형같기도 하고

Like a hairline crack in a radiator,

라디에이터에 가느다란 실금이 났는지

Leaking life

우리 사이의 따뜻함이 어디론가 새는 것 같아


I shout out but it just spins faster,

저항하려 소리질러봐도 그저 더 빨라질 뿐이야

I crawl up but my knees are water,

악착같이 기어가려해도 내 무릎은 물처럼 흐물거리고

I cling on by my nails to the sweet disaster

달콤하지만, 언젠가 슬퍼질 일에 손톱 끝으로 살짝 매달려 있어


And then I fall to the floor like my strings are cut,

그러다가 마치 맥이 끊어지듯 나락으로 떨어져 버린 나

Pinch myself but I don't wake up,

꿈에서 깨려고 꼬집어봤지만, 난 일어나지 않아

Spit in the wind cause too much is not enough,

이렇게 있는 게 펀하고 쉬워, 길게 끌어봐야 서로 좋지도 못하고

It starts and ends with you,

그 시작과 끝을 너와 함께 해

It starts and ends with you

그 시작과 끝을 너와 함께 해


And I've worn so many faces,

난 사랑하는 사람에게 맞춰 내 모습을 바꿔왔어

Shot my love at fifteen paces,

하지만 15번째로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이별을 이야기 할 수 밖에 없었지

My inheritance is all the thoughts I can't sweep away,

내게 남은 건 지워버릴 수 없는 그 모든 기억들


[ repeat ]


< From. Bloodsports, 20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