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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10 체코

2010년 체코 프라하 - 구시가 광장, 얀 후스 동상, 성 미쿨라세 성당 등 / 2010.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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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마법에 걸린 듯한 느낌으로 프라하 구시가 광장을 뱅글뱅글 돌았다. 공간에 밀도가 있다면, 그 밀도가 굉장히 높아져 있는 듯한 그런 느낌을 받았다. 다시는 오지 못할 것만 같았던 유럽에 다시 오게 되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뭔가 도피를 하거나 잊고 싶었던 것이 있었던 것일까? 왜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다. 여튼 나는 좀비 마냥 이 광장을 몇 바퀴나 돌았다. 그리고 똑같은 사진을 엄청 많이 찍었다. 사진을 정리하려고 확인해보니, 심하게는 한 장소에서 똑같은 구도로 20장의 사진을 연달아 찍기도 했더라. 왜 그랬을까? 당시의 나는 프라하에서 무엇을 잡고 싶었던 것일까?



떨어지는 않는 발걸음을 억지로 떼어

프라하 구 시청사 앞을 떠났다

광장을 둘러친 건물이 참 예쁘다고 생각했다



저 때는 그냥 노랑색이 예쁘다,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몇 년 후에야 알폰소 무하와 살바도르 달리를 알게 되었다

만약 저 당시에 알았다면, 들어가봤을 터



구시가 광장의 한 켠에서 시청사와 시계탑을 바라봤다

광장 중앙에는 시장 같은 것이 들어서 있었다



뭔가에 집중하고 있는 단체 관광객들

미어캣 마냥, 저들이 보고 있는 게 무엇인지는

아쉽게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프라하 구시가 광장을 둘러친 색색의 건물을 보며

'동화 속'이라는 표현을 이런 때 쓰는 가 싶었다



종교 개혁에 앞장섰던 체코의 성인 '얀 후스(Jan Hus)' 동상

당시 가톨릭의 부패한 모습을 적나라하게 지적하다가

1415년 산 채로 불에 태워지며 순교했다고 한다



아울러 라틴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미사를 집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한다

루터 등의 종교 개혁보다 100년 가량 빠르다고



광장을 돌다 보니, 아까 그 커플을 다시 만났다

광장 한가운데서 진한 입맞춤을 하고 있었음

진심으로 저들이 부러웠다

부디 행복하시오



프라하 구시가 광장의 주변 건물들은

모두가 약속이나 한 듯이 다들 너무 예뻤다

우리나라도 네온사인과 간판이 없으면

저렇게 예쁠 수 있을까, 잠시 생각했다



광장 한 켠에 있는 '킨스키 궁전(Palác Kinských)'은

그 핑크빛이 인상적이었고, 너무 아름다웠으나

사진으로 담기에는 묘하게 어려워서

사진이 이거 하나 밖에 없다



'킨스키 궁전(Palác Kinských)' 앞에서 바라본

체코 프라하의 구시가 광장



광장 한가운데에 '뜨레들닉(Trdelník)'를 파는 노점을 지나다가

어떤 맛일지 궁금하기도 해서 하나 샀다

특이하게 굽는 빵 같았음



겉에 설탕이 가득 뿌려져 있던 비주얼

그러나 기대가 커서 그랬는지 생각보다는 별로였다

그냥 평범하다는 느낌이 강했다



광장에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기념주화(?) 동전을 제작하는 분도 계셨다

더 인상적이었던 건, 대장간처럼 하던 망치질!



광장 한 켠에 있던 마차의 마부가 자리를 비운 틈을 타

말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사진을 담았다

말이 놀래서 사고칠까봐 조마조마 했는데

다행스럽게도 그런 일은 없었다



프라하 구시가 광장, 얀 후스 동상

알폰소 무하와 살바도르 달리의 전시관

틴성당, 킨스키 궁전, 마차, 그리고 커플 한 쌍



약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본 프라하 구시가 광장

너무나도 아름다웠던 모습이었는데

혼자 온 터라 살짝 아쉬웠던 순간이었다



'성 미쿨라세 성당(Chrám Svatého Mikuláše)'의 위엄

가지고 있던 렌즈로는 이렇게 담는 게 최선이었다

화각이 좁아서 여러모로 너무 사진찍기 힘들었던 여행



저 노란 호텔 건물을 찍으려던 순간!

저 여자분이 뷰파인더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빛의 속도로 초점을 조정한 다음, 셔터를 눌렀다



거리 한 켠에 뭔가 큰 조형물이 있었다

하단 보다 상단이 커서 불안한 조형물이었는데

보다폰 20주년을 기념해 만든 것 같았다



저 조형물은 이렇게 열쇠로 구성되어 있었고

안내문을 읽어보니 85,741개의 열쇠로 구성된

당시 세계에서 가장 큰 열쇠 조형물이라 했음



걷던 길을 살짝 돌아보니

성 미쿨라세 성당과 아까 그 노란 호텔 사이로

틴성당이 빼꼼히 나를 보고 있었다



나는 이번 여행에서 트램을 난생 처음 봤다

마침 정차 중인 트램 한 대가

내가 좋아하는 빨간색이길래 한 장 담았다



그리고 이내 '루돌피눔(Rudolfinum)'을 지나갔다

이 건물은 체코 관현악단이 머물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굉장히 절제되고 품격있는 디자인의 건물 



그리고 '블타바(Vltava)' 강과

강 너머의 카프카 박물관을 마주했다



그리고는 강을 따라 카를교 쪽을 향해 내려갔다. 굉장히 신기했던 건, 혼자와서 그런지 이 때까지 말을 거의 하지 않았다는 것. 마치 꿀 먹은 벙어리가 된 기분이었다. 주위에 사람들은 많았지만, 군중 속의 고독이랄까? 나는 철저하게 고립되어 혼자서 걷고 또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