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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여행

오랜만의 서울 시내 데이트 - 삼청동과 서촌을 걸으며 / 2016.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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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서촌을 간 건 아니었다. 시작은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에서 진행하는 'IMPRESSION' 이라는 이름의 아주 작은 전시회였다. HJ가 가고 싶어해서 모시고 다녀왔지만, 나는 허무할 정도로 싱겁다고 생각했다. 물론 디자인 라이브러리 자체가 작아서 큰 기대는 하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시회 자체가 너무 작아서 허탈했다.


하지만 그런 나와 달리, HJ는 유익한 시간이 되었다고 했다. 투덜대는 내게 마치 어른처럼 "좁은 공간에서 전시를 어떻게 구성하는 게 더 어려운 법인데, 그런 부분을 잘 볼 수 있었어요." 라고 말했다. 으음, 그래. 나는...


그리고 삼청동과 서촌 일대를 걸어다녔다. 오랜만에 시내를 걸어다니니 좋더라. 특히, 사진에 담을 소재가 많아서, 이런 저런 모습을 많이 담았는데, 일부러 정제되지 않은 모습을 많이 담아보려고 했다. 서촌은 회사가 이사하기 전에 가까워서 밥을 먹으러 몇 번 간 적은 있지만, 이렇게 놀러 간 건 처음이었다.


일단, 시작은 삼청동에서 그리고 광화문을 가로 질러 서촌으로.



이 쪽에 몇 번 왔음에도 불구하고

처음 본 근대 건물이 있었다

'서울 교육 박물관'



내가 초등학생 시절 교과서에 나오던 그림이

박물관 앞에 전시 되어 있었다

뭔가 향수 어린 그림체였음



철수와 신난 HJ

그런데 철수는 옆 얼굴에 구멍을 뚫어 놓았더라

잘 좀 만들어놓을 것이지



귀염귀염한가아~

흐잇!



서울 교육 박물관 건물 자체가 근대화 시기에

지은 건물이라 한 바퀴 둘러봤다

(무료입장이었지만 안에 들어가진 않았음)



잠시 일광욕 중인 HJ



박물관 건물 뒤쪽 벽에 있던 그림

"나에게는 나의 장미꽃 한 송이가

수 백 개의 다른 장미꽃보다 훨씬 중요해"

바람둥이 기질이 다분한 어린왕자



저 뒤에 있는 흰 건물이

정독 도서관이라는 걸 처음 알았다

서울에서 태어나 30하고도 몇 년을 살았는데

등잔 밑이 어둡다고 진짜



우리는 삼청동 골목을 걸어나왔다

뭔가 사람들이 많이 모인 모습이 보기 좋아서

담아본 거리의 모습



그리고는 국립현대미술관을 지나

서촌으로 넘어가 보기로 했다



경복궁을 가로질러 가는 길의

정부종합청사와 광화문



그리고 작품 활동에 전념중인 HJ

저 카메라에 담긴 사진은 나도 본 적이 없다



어딘가 자리몽땅 귀엽게 나온 HJ

만세!



경복궁의 흥례문

김영삼 전 대통령이 조선 총독부 하나는

진짜 시원하게 잘 갈아 엎었다



그냥 스냅 같은 풍경

저 멀리 BH도 보이고



손을 잡고



서촌 쪽으로 걸었다

하지만 정확한 위치를 몰라서

그냥 사람들이 많이 있는 쪽으로 걸었다



걷다보니 예쁜 카페가 있는 골목을 만났다

여기는 '이상의 집' 이라는 곳이고



'Aux Grands Verres'



'Che'



'서촌의 향기'보다는

왼쪽의 중년 부부를 담아보고 싶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에그타르트를 파는 '통인 스윗'을 발견!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고, 우리는 약 4초 간 갈등!

그리고는 낼름 줄을 섰다



에그타르트 수량이 몇 개 없었다

우리가 2개 사고 나니, 하나 밖에 안 남아서

주인 아저씨가 줄 선 사람을 흩어뜨리더라



사람들이 줄 서서 에그타르트를 사가던

'통인 스윗'



3개 남은 에그타르트 중 2개를 사왔다

이 때까지는 별로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한 입 베어 물어보니, 와우!

정통 에그타르트는 아니고, 약간의 크림이나

혹은 치즈 케이크가 섞인 것 같았다

여튼 맛있기는 엄청 맛있더라



아이유가 사진 찍은 곳이라고 HJ가 알려줬다

너나 없이 몰려드는 몰지각한 관광객들 때문에

주인은 촬영금지나 벌금 같은 초강수를 두는 듯 싶었다

서로 배려 없는 사회의 단면을 보는 듯 싶어 아쉬웠음



평범한 서촌의 골목길




바람에 머리카락이 자꾸 흩날리자

머리를 묶는 HJ



쿠키런 모양의 과자를 파는 가게 였는데

'진저그래스맨' 이라는 이름이 있더라

생강과자라니, 그 맛이 상상이 안간다



'통인시장'은 들어가지 않고 입구에서 보기만 했다

그리고 '효자 베이커리'는 사람들이 엄청 줄 서 있더라



원래는 한바퀴 돌 생각이었는데

그러지 못하고 왔던 길로 되돌아 나왔다

HJ가 어찌나 면박을 주던지



이 때가 오후 5시쯤 되었던 것 같다. 점심을 먹지 않고 나온 터라 조금 이른 저녁 식사를 하기로 했다. 이 서촌 근방에 튀니지 음식을 하는 '꾸스꾸스' 라는 음식점이 있어 그 곳을 찾아 가자고 했고, 쉽게 HJ의 동의를 얻었다.


'꾸스꾸스'와 '따진'은 지난 2006년에 모로코 여행에서 다녀왔던 메르주가 사막 투어에서, 엄청 맛있게 먹었더랬다. 그래서 그 음식을 한 번 먹어보고 싶었는데, 마침 그렇게 북아프리카 음식을 하는 음식점이 있다니, 귀가 솔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