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이번 여행의 진짜 마지막 날. 오후 2시에는 숙소에서 공항으로 출발해야 했다. 다행히도 호텔 측의 배려로 늦은 체크아웃이 가능해서 한결 여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다. 우리는 아침 짜투리 시간에 암석교회와, 쇼핑몰 '포럼(Forum)'에 있는 무민샵을 둘러보기로 하고 숙소를 나섰다.
그러나 암석교회를 잘 둘러보고 나와 갈림길로 내려가는 도중! 뱃속에서 다급한 신호가 왔다. 길 한가운데, 암석교회와 숙소의 중간 지점이었는데, 숙소까지 걸어서 3분 정도 거리였던 곳이라, 그냥 숙소로 돌아가는 게 빠르다고 판단했다. HJ를 로비에 앉혀두고 카메라를 줬다. 그랬더니, 아래와 같은 사진을 찍었더라.
헬싱키에 있는 호텔 '헬카(Helka)'
로비에 있는 테이블에 빛이 예쁘게 들었다
창 밖으로 할아버지 한 분이 지나가신다
뭔가 네가티브 필름 느낌이 나는 그림
사실 그림인지 사진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그림이라고 생각하련다
고급스러워 보이던 조명
잠시 후 우리는 숙소에서 나와
캄피역 근처를 지났다
정말 감각적인 빨간색의 버스 정류장
우리나라에서 시들한 피자헛이
이 곳에서는 레스토랑에 사람이 꽉 차 있었다
먹어보고 싶기도 했지만, 말았다
아무 생각없이 걷다가 광장을 만났다
이 곳은 '나린카토리(Narinkkatori)'
광장 한가운데 있는 전시물도 눈길을 끌었지만
저 뒤에 있는 '캄피 예배당(Kampin Kappeli)'이
더 눈길을 끌었다
벽돌 혹은 통유리로 된 건물들 사이에
그것도 광장에, 밝은 나무로 된 건물이 있으니
당연히 튈 수 밖에 없었다
의욕이 별로 없던 관리하시는 여자분을
뒤로 하고 캄피 채플 내부로 들어가서 본 모습
굉장히 작았고, 편안한 느낌이었다
자연광이 간접광이 되어 들어오는데
그 느낌이 아주 좋았다
캄피 예배당의 출입구는 뒤에 있었다
들어가면 안내원이 있는데
그 분의 안내에 따라 들어가면 된다
그리고 캄피 채플에서 멀지 않은 쇼핑몰 '포럼(Forum)'에 있는 무민샵으로 향했다. 뭔가 대단한 것을 기대하고 갔지만, 생각보다 상당히 작았고, 내 눈에는 판매하는 제품들도 대단한 건 없어 보였다. 디즈니 샵과 같은 큰 자본의 느낌은 전혀 없었고, 되려 소탈한 동네 문구점에 가깝다는 인상을 받았다. 쇼핑몰에 있었지만, 전혀 쇼핑몰에 있을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생각했는데, 이 부분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을 것 같다. 여튼 그런 이유로 무민샵의 사진은 없다. 게다가 그 곳의 직원은 내가 핀란드에서 겪어본 모든 핀란드인 중에 가장 불친절했다. 악의가 있다거나 하는 건 아니었는데, 짜증이 났거나 매너리즘에 빠졌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개인적으로 무민샵은 조금 아쉬웠다.
파파스를 더 못먹는다는 사실에
무민샵에서 되돌아 오면서 마지막으로 산 파파스
언제 또 먹어볼 수 있으려나
공항으로 가기 위해 짐을 정리하는 이번 핀란드 여행의 마지막 순간에 저 파파스를 먹었다. 음미했다기보다는 이제 한동안 먹을 수 없으니, 하나라도 더 먹겠다는 심보였다. 그래도 참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는 짐을 챙겨 헬싱키 반타 공항으로 향했다. 헬싱키 중앙역 왼편에서 핀에어 공항 버스를 타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