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 7시리즈 면도기를 몇 년째 쓰고 있다. 그런데 이번 스페인 여행에서 면도날망을 밟아서 망가트려 버렸다. 면도날망을 말리기 위해 분리해 놓은 걸 깜박하고 휴대용 케이스를 열었던 것. 그래서 스페인 여행 후반 며칠은 면도를 하지 못했고, 내 얼굴은 며칠 만에 산적처럼 변해 버렸다.
스페인에서 인터넷으로 면도날망(70s)을 미리 주문해 놓으려고 하니, 품절이란다. 쿠팡은 물론이고, 11번가, 지마켓 등 국내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씨가 말랐다. 특이한 건 3시리즈, 5시리즈 등의 다른 시리즈 면도날망은 물량이 많은데, 오로지 7시리즈(70s)만 품절이라는 것이다.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이베이 등 해외 구매를 알아보니, 8만원이 넘는 가격이라, 기존 국내 가격보다 가격이 3~4배 이상 비쌌다. 알고보니 7시리즈 면도날망(70s) 품절 현상은 국내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한다.
브라운 면도기 중에서는 7시리즈가 최고급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면도망이 없어서 면도를 못하고 있으니... 비싼 제품을 쓰면서 왜 이런 수모를 당해야 하나 싶어서 다른 면도기를 하나 샀다. 브라운은 정이 뚝 떨어져서 파나소닉 제품 중 가성비가 좋은 람데쉬로 갈아 타 보기로 했다
여기저기 찾아보니, 7시리즈 면도날망 품절 현상은 이미 근 1년이 다 되어가는 것 같다. 브라운이 최고급 라인인 9시리즈를 새롭게 만들면서 이번 사태가 일어났다고 하는 말도 있으니, 이 양아치들이 9시리즈로 옮겨 타게 하려고 일부러 수작 부리는 것 같아서 매우 빡이 쳤다. 그래서 파나소닉으로 갈아탔음.
며칠 간 면도를 못하고 있다가 결국
파나소닉 람데쉬 면도기를 샀다
면도기를 샀더니 코털 정리기를 주더라
박스에는 붙어 있는 정품 보증 스티커
박스는 버리지 말고 잘 모셔둬야 한다
박스를 개봉했더니
설명서가 똭!!!
설명서에 일본어가 적혀 있지 않아서
수출용 라인과 내수용 라인이
마치 따로 있는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으음.. 파나소닉 녀석들..
이건 휴대용 면도기 파우치
품질이 좋다고 생각되지는 않았으나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설명서와 휴대용 파우치를 꺼낸
상자 내부는 이렇게 간촐했음
람데쉬는 어떻게 생겼을까~ 랄랄라~
노래 부르며 흰 천에서 끄집어내니
투명한 면도날 보호대가 대어져 있었음
포장용인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면도망 모양은 기존에 쓰던
브라운7 시리즈와 비슷하다
반면 무게가 굉장히 가벼웠다
장난감을 드는 듯한 그런 느낌이었는데
나중에 면도를 해보니
역방향으로 하기 편하더라
면도기 뒷편에 트림이 달려있다
솔직히 브라운 7시리즈에서는 잘 안썼는데
면도 후 안깎이고 남은 잔털 정리하는데에
굉장히 좋다는 걸 이번에 알게 되었다
충전은 1시간
샤워하면서 사용이 가능하다
일본제품이라 역시 만듦새가 좋다
파나소닉 람데쉬 면도기
이제 브라운 7시리즈 면도기는 안녕
사진에는 없는데 저 면도망을 벗겨보니
브라운 7시리즈 대비 칼날이 되게 작았다
"에게~" 라는 말이 입에서 나와 버렸음
간촐한 거치대에 끼운
나의 새 면도기
박스 안에는 청소용 솔과
가끔 바르라고 윤활유가 함께
들어 있었다
이 투명 플라스틱 커버는 포장인 줄 알았으나
설명서를 보니, 면도날 보호 커버 라는데
가방에 넣으면 쉽게 벗겨질 것 같아서
왠지 무용지물 같지만, 일단 쓰라고 하니까
면도기를 켜보니 거의 방전 상태라서
충전을 하고 면도를 하기로 했다
면도를 해보니
1. 브라운 7시리즈에 비해 소리가 장난감 같지만, 성능은 나쁘지 않다.
2. 1Cm 정도 되는 긴 수염이 덥수룩 했는데, 여러 번 밀어야 했고, 안밀리는 녀석이 한 두가닥 종종 있었다.
3. 그런 녀석들은 뒤에 있는 트림으로 정리하니 아주 깔끔하게 정리가 되었다.
4. 브라운 7시리즈에 비해 굉장히 가벼워서 손목 스냅을 이용한 역방향 면도가 매우 쉬웠다.
5. 수염이 굉장히 억세고 두껍지만, 브라운에서 갈아탄 걸 만족한다.
6. 브라운 이 양아치들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