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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16 스페인 - 바르셀로나

스페인 바르셀로나 여행 -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 2016.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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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저녁 늦게 바르셀로나에 도착했다. 우리는 매우 지쳐 있었기 때문에 숙소에서 나가지 않고, 바로 골아 떨어져버렸다.


'사그라다 파밀리아(Sagrada Familia)'는 다음 날에 바로 시작된 바르셀로나에서의 첫 일정이었다. 우리는 티켓을 미리 예약해 놔서 오전 10시까지 성당으로 가야했는데, 전날 시내를 전혀 나가질 않아 어떻게 가야할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았다. 그래서 상당히 일찍 숙소를 나섰다. 지하철 역에서 표를 살 때 약간 시간이 소요 되었을 뿐, 막상 지하철을 타니 금방이더라. 사그라다 파밀리아 역에 내린 다음, 성당 그림과 화살표를 따라 출구로 나갔다. 그리고 뒤를 돌아보니, 사진으로만 봤던 거대한 성당이 시야 전체에 들어오는 웅장함으로 내 눈 앞에 나타났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성당 바깥으로도 사람이 많았다. 미리 예매한 티켓을 휴대폰에 넣어 놓았던 나는 출입구에 있는 직원에게 다가가 티켓을 보여줬다. 앞으로 나아가니 다른 직원이 가방 검사를 하고 있었다. 간단하게 가방 속을 확인한 후, 사그라다 파밀리아 펜스 안으로 들어와 탄생의 파사드를 마주했다. 제일 먼저 '내가 이걸 보게 되다니!' 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지하철 역 출구로 올라와 뒤를 돌아보니

굉장히 거대한 사그라다 파밀리아가 있었다

나는 표준줌 렌즈를 가지고 있었는데

성당 전체를 담는 건 어림도 없었다



탄생의 파사드

나름 여행을 여기저기 다니면서 성당을 많이 본 편이라

카톨릭 유적에 대해 눈높이가 높아진 나, 이지만

이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파사드를 보고는

그 디테일에 입이 떡 벌어졌다



단단한 돌에서 원하는 대로 곡선을 뽑아내는

석공들의 기술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포르투갈에서 볼 수 있는 마누엘 양식의 성당이

이렇게 정교하고 복잡하고 화려함을 뽐내는데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그보다는 절제미가 있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오래 전부터

사진으로 많이 봐왔고, 영상으로도 많이 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당 안으로 들어가니

감탄이 절로 나왔다



아주 몽환적인 느낌이 가득했던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스테인드 글라스



HJ



이 성당은 기둥 상층부에 해당하는 외벽에

채광을 위한 창을 내어 자연광을 활용하고 있었다

왼쪽은 마르코의 상징인 날개 달린 사자이고

오른쪽은 루카의 상징인 소인 것 같다



성당 천장을 올려다보는 HJ

기둥의 높이가 어마어마해서 실제로 보면

그 공간감이 굉장했는데 사진에서는

그게 느껴지지 않아 마냥 아쉬울 뿐이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제단은

거대한 그림이나 조각으로 권위를 드러내지 않고

작은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를 공중에 띄워

성당의 건축미를 잘 감상할 수 있게 해놓았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기둥과 벽, 혹은 천장을 구성하는 부분도

다른 카톨릭 성당에서는 볼 수 없는 독창적이고

새로운 양식으로 제작되어 있었다

아마 이런 부분이 가우디가 바르셀로나를 넘어

높게 평가받는 부분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표준줌으로는 공간감을 담는데 한계가 있고

나도 관광객이지만, 관광객이 너무 많아서

사진을 담기에는 쉽지 않았다



성당의 한 쪽에는 아직 완공되지 않은 문이 있었다

나무로 벽을 세우고 시트지를 발라 놓았는데

아마 완성 후의 모습이 아닐까 싶었다



우리가 방문했던 시간은 오전 10시

이른 시간이니 사람이 별로 없으리라는 내 생각은

완전히 순진한 착각일 뿐이었다



귀엽게 나온 HJ



햇빛이 스테인드 글라스를 투과해

성당의 기둥에 마치 홀로그램 같은

붉은 그림을 그려내고 있었다



Sagrada Família

빛이 너무 예쁜 색으로 성당 안으로 들어왔다

이 성당만의 독특한 건축양식도 멋있었지만

내게는 이렇게 빛을 부드럽고 예쁘게

활용하는 부분도 굉장함으로 다가왔다



스테인드 글라스가 참 예뻤어서

잘 담고 싶었는데, 이게 매우 어려웠다

만족스럽지는 않아도

아예 없는 것 보다는 나으니까



성당으로 들어온 반대쪽문으로 나왔다

바닥에도 그림이 그려져 있었고

이걸 HJ가 찍어달라고 했다



그리고 그 쪽에 있던 글자로 된 출입문

많은 사람들이 이 문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고

우리도 사람이 없는 틈을 타 재빠르게 찍었지만

너무 급했는지 결과적으로는 실패였다




출구 쪽에 있던 조각상들은 마치 진짜처럼

살아 움직일 것 같은 전통적인 카톨릭 석상에서

더 진보하여 예술적 형태가 가미 되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런 석상에 더 보기 편했다



현재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출구로 쓰이는

서쪽 출입문인 '수난의 파사드(Passion façade)'

성경의 이야기를 품고 있을 많은 조각이

함께 있었지만, 내가 성경을 잘 몰라서리



사그라다 파밀리아 지하에는 전시관이 있었다

사람에 치여 휘휘 둘러볼 수 밖에 없었지만

가우디의 디자인 철학이 자연에서 비롯되었음을

다양한 예시와 이미지를 통해 설명해놓았다



가우디가 기거하며 작업했던 작업실

실제로 그가 쓰던 곳이라고 한다



가우디는 실로 두 점을 이은 후

그 실에 여러 모래 주머니를 매달아 생긴 곡선을

토대로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설계했다

아래로 늘어지는 곡선은 거울에 비춰보면

반대로 보이기 때문에 탑이 되었다



내가 왔어, 여기 바르셀로나에!

우리는 입구 쪽인 탄생의 파사드로

잠시 왔다가 나갈 길이 없어 다시 되돌아갔다

한편 나는 여기서 카메라의 ISO가 5000으로

고정되어 있음을 깨달았다 ㅠ_ㅜ



HJ



아쉬움을 뒤로 하고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에서 나왔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워낙 유명한 곳이라 설명을 더 붙일 게 없을 것 같다. 바르셀로나의 천재 건축가인 안토니오 가우디의 필생의 역작이며, 1882년에 착공한 이후로 현재까지 계속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2026년이 완공된다는 설이 있지만, 200년 정도 더 걸린다는 설도 있다. 처음에는 카톨릭 신자들의 기부로 자금을 확보했으나, 현재는 관광객들의 입장 수익으로 대신하고 있는데, 전세계에서 유입되는 폭발적인 관광객 수 증가에 힘입어 완공까지 필요한 자금이 이미 마련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 외 다른 이야기는 검색해보면 굉장히 많이 나오므로 여기서는 생략.


바르셀로나를 여행하면서 이 곳을 안가는 사람은 없겠지만, 살면서 한 번은 가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곳이다. 만약 나중에라도 완공된다면, 그 때 한 번 더 가보고 싶은 마음이 생길 것만 같은, 그런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