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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16 스페인 - 바르셀로나

스페인 바르셀로나 근교 여행 - 몬세라트 수도원 '산 호안(San Joan)' 전망대 트레킹 / 2016.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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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세라트 수도원 맞은편에는 거대한 바위산이 있다. 우리나라의 산에 등산로가 많은 것처럼 이 산도 예외는 아니어서 오를 수가 있더라. 아예 걸어서 올라갈 수도 있지만, 우리는 다른 많은 관광객이 그러하듯 푸니쿨라를 타고 중간까지 올라간 다음 걸었다. 우리의 통합권은 푸니쿨라가 포함되지 않은 17.50 유로 짜리라서, 여기서 티켓을 다시 구매했다.


푸니쿨라를 타고 올라가니 길이 좌우로 나뉘었다. 왼쪽은 마치 언덕처럼 시시해보여서, 오른쪽으로 길을 잡았다. 목적지는 '산 호안(San Joan)' 전망대. 편도 소요시간은 약 50분 정도. 왕복 2시간을 잡고 걸었다. 난이도는 낮은 편이었다. 다만, 맨 마지막에 60미터 정도는 길이 살짝 거칠어지는데, 천천히 가니 그리 어렵게 느껴지지도 않았다. 전망대는 우리나라의 그것처럼 어떤 시설이 있는 게 아니라, 마치 북한산의 백운대처럼 정상에 너른 공터가 있는 모습이었다.


어쩌다보니 HJ는 치마를 입고 굽낮은 단화 같은 부츠를 신고 산을 올랐다. 돌아갈까라고 물어보기도 했지만, 끝까지 가겠다고 했다. 아아, 너무 미안했다.



우리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던 여행자

20대 초반으로 보이던 한국 아이들이었다

나중에는 우리가 앞질러갔다



수도원에 있을 때는 잘 몰랐는데

푸니쿨라를 타고 올라오니까 몬세라트 산의

바위 봉우리가 잘 보였다

어떻게 보면 마이산 같은 느낌도 났다



사진찍는 HJ



등산을 해야 한다는 걸 알았던걸까?

HJ는 뒤돌아서 다시 돌아가자고 했으나



애교를 살짝 부렸더니

신나서 폴짝폴짝 뛰어왔다



이 곳 몬세라트 산의 바위에는 사진처럼

중간중간에 패인 곳들이 있는데, 이런 곳은

수도사들이 살던 집과 통로가 있던 곳이다

마치 중국의 잔도처럼



그러나 전쟁으로 모두 사라진 상태이고

현재는 그 흔적만 약간 남아 있다



거울을 보면서 머리를 다듬는 HJ



산 호안 전망대로 가는 길에

경치 좋은 곳에서 사진도 찍었다



성 베네딕트의 예배당

Ermita de Sant Benet



예배당이 워낙 작은 데다가

개방하지 않고 문이 닫혀 있어서

그냥 걸어 올라왔다



폐허가 된 성당 근처에서

거친 숨을 잠시 돌리면서 바라본 풍경인데

제법 괜찮았다



옛날에 수도사들이 바위 위에 지은 집은

이렇게 흔적만 남아 있을 뿐이다



이 길은 바위를 깎아 만들었는지

걷다보면 허리를 숙이거나 해야 했다

원래대로 남아 있었으면 너무 멋졌을텐데



건물이 있던 바위에는 일부

색이 남아 있는 부분도 있었다



이 오르막부터는 길의 상태가 좋지 않았다

본격적인 등산이 시작된다고 해도 무방했다



여기서 부터 56미터는

코스가 어려워진다는 안내판



1812년에 전쟁으로 파괴되어

그 흔적만 있던 '성 막달레나의 예배당'

Ermita de Santa Magdalena



우리나라의 산과는 약간 다른 느낌의

불룩불룩한 산을 보는 것도 좋았다

정상에 거의 다 이른 지점



약 40여 분 간의 본의 아닌 트레킹으로

HJ는 살짝 지쳐 보였지만



정상에 다 왔다고 하니까

춤을 추기 시작했다



산 호안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전망대라고 해서 시설이 설치된 건 아니었고

그냥 너른 공간이 있는 정도였다



HJ가 담은 나



몬세라트 산 호안 전망대에서

바람을 온 몸으로 맞고 있는 HJ



이 방향은 우리가 몬세라트에서

이 쪽으로 걸어 올라온 방향이다

날씨가 뿌여서 살짝 아쉬웠음



바위 꼭대기에서 자라는 나무를 보며

나무조차도 내게 부족한 근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전망대에서는 몬세라트 산의 기암괴석을

눈에 꾹꾹 눌러담고 내려가기 시작했다



계단을 내려와



올랐던 길을 한 결 가벼운 마음으로 걸었다

만약에 정상까지 오르지 않았다면

마음에 계속 걸렸을 것 같다



옛날에는 성당이었지만, 현재는 외벽만 남아 있고

그 안에는 흙이 가득 차 나무가 자라고 있던 모습

나는 이런 모습을 볼 때면, 항상 뭔가 아련하다



옛날 수도사들이 바위에 파놓은 구멍이

뭔가 복면을 쓴 괴한 같은 이미지로 다가왔다



그리고 한참을 걸어 푸니쿨라를 타시 타고

몬세라트 수도원으로 내려가는 길



그 아래에서는 얌전한 고양이를 만났고



낙엽이 남아 있는 곳이 있어서

마치 가을처럼 사진을 담았다



그리고는 산악열차를 타고, 기차를 갈아타 바르셀로나로 되돌아왔다. 약 2시간이 조금 안되는 시간동안의 트레킹 때문인지 바르셀로나 도착하기도 전에 배가 엄청 고팠다. 그래서 우리는 도착하자마자 허겁지겁 음식점을 찾아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