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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17 뉴질랜드

뉴질랜드 남섬 여행 - 마운틴 쿡 후커 밸리 트레킹(Hooker Valley Trekking) 3편 / 2017.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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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과 지지난 글에 이어 '마운틴 쿡(Mt. Cook)'에서 할 수 있는 '후커 밸리 트레킹(Hooker Valley Trekking)'의 마지막 글이다. 이 글에는 두번째 다리와 세번째 다리 사이에 있는 공중 화장실 겸 작은 오두막부터, 반환점인 '후커 호수(Hooker Lake)'를 찍고 다시 주차장까지 되돌아 가는 여정을 정리했다. 다만, 이 트레킹이 원점으로 되돌아오는 코스이기 때문에, 돌아오는 길은 사진 서너개로 간단히 정리했다.


1월이라 남반구는 한여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후커 호수의 끄트머리에서는 거대한 빙하의 끝자락을 멀리서나마 볼 수 있었고, 호수 한가운데서는 두 개의 유빙을 볼 수 있었다. 여행을 준비하면서 빙하 투어가 있는 '그레이마우스(Greymouth)'를 초기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운이 좋았는지 인생 첫 빙하를 영접하게 되었다.



후커 밸리 트랙 중간에 있는

작은 오두막을 지났다



그 오두막 앞에 있던

작은 개울



이 주변에 있는 산은 비바람과 추위에

풍화된 바위가 모래처럼 잘게 부셔져

산 아래로 언덕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감탄사가 터져 나왔던 순간



너른 평원 위 데크를 꿈꾸듯 걷다가

우리만 있는 순간에 얼른 사진을 담았다



이 근방의 산은 대부분 3천미터 이상이니

근 2천미터는 되겠다 싶었던 모래비탈



우리는 꾸준한 페이스로 길을 걸어

트레킹의 반환점인 후커 호수로 가고 있었다



드디어 저 앞에 보인

세번째이자 마지막 다리



그 크기와 높이가 두번째 다리보다

작고 낮았기 때문에, 의외로 덤덤하게 건넜다



후커 밸리 트레킹의 세번째 다리 위에서

내려다 본 후커 강의 모습



다리를 건넌 후, 조금 멀리서 바라본 모습인데

자연 경관을 전혀 해치지 않는 것이 놀라웠다

뉴질랜드 사람들이 자연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단번에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거대한 바위를 지나고



저 멀리 산 위에 있는 빙하가 녹아

그 아래로 폭포가 되어 흐르는 모습을

멀리 떨어진 이 곳에서 지켜보면서



오르막 경사에 진입했다

잠시 먼저 앞서가서



뒤를 돌아보니 HJ는

언제 도착하냐고 찡얼대고 있었다

그래서 "다왔어" 라고 달래줬다



오르막을 다 올라온 HJ는

"크헉!" 하고 한 번 놀라고



"으아!" 하고 한 번 더 놀랐다

왜냐하면



후커 밸리 트랙의 반환점이자 목적지인

후커 호수에 도착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빙하 투어가 있는 '그레이마우스(Greymouth)'를

가고 싶었지만 동선이 완전 반대라서 포기했는데

다행히 반대쪽에서도 이렇게 빙하를 볼 수 있었다



저 산 위에도 빙하가 있고

이 앞에는 유빙이 떠나니던 모습



다왔다! 만세!



이번 여행에서 HJ의 최애캐가 된

키위 인형과 함께 찍은

후커 밸리 트레킹 완주 인증샷



후커 밸리 트랙의 반환점에는

이렇게 나무로 만든 간이 테이블이 있었다

참으로 뉴질랜드 답다고 느꼈음



아쉽게도 이 곳에서 가장 높은 산인

마운틴 쿡의 꼭대기는 구름에 가려졌다



그러나 성취감에 기뻐하던 것도 잠시

비가 한 두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해

서둘러 되돌아가기로 했다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길을 올라가

바위에 앉아 쪼꼬바를 까먹던

간지 터지던 어떤 아저씨를 지나



서둘러 하산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비가 이슬비처럼 내렸지만



하늘을 보니 심상치 않았고

이내 빗방울이 굵어지기 시작했다



우리랑 같이 올라왔다가 비가 오자

뛰어 내려가는 백인들

다리가 길어서 엄청 빠르더라



HJ는 카메라를 가방에 넣었다

하지만 나는 넣지 않고

그냥 그대로 메고 하산했다



마운틴 쿡에 두 번 와서

두 번 다 비를 맞는구나

여튼, 후커 밸리 트레킹은 끝!



하산길에는 사진을 많이 찍지 않았다. 왜냐하면 원점 회귀 코스라 중복될 뿐더러, 비가 제법 많이 내렸기 때문에 서둘러 돌아가야 했기 때문이었다. 처음에 이슬비처럼 내리던 비는 우리가 되돌아가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다가왔다. 그래서 우리는 중간 정도부터는 제법 굵은 비를 맞을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1시간 반 가량을 걸어 내려왔을 때, 우리의 몸은 물에 빠진 생쥐 꼴이었고, 몸이 덜덜 떨릴 정도로 추위를 느꼈다.


한편 내가 이 여행에 가져갔던 카메라는 캐논의 5D MK3 라는 전문가용 카메라였다. 개인적으로는 물에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다고 알고 있었고, 2012년에 케아 포인트를 갔을 때 비를 많이 맞았음에도 아무 이상이 없었기 때문에, 카메라를 메고 그냥 빗 속을 걸었다. 그 모습을 보고 HJ가 카메라를 가방에 넣으라고 이야기해줬지만, 괜찮다고 생각해 고집을 부렸다.


그러나 숙소에서 카메라를 정비하려니 카메라가 먹통이었다. 글로는 담담하게 쓰지만, 아주 난감했었다. 액정도 볼 수 없었고, 셔터도 움직이지 않아 아예 사진이 안찍히던 상황.


어쨌든 응급처치를 해야 했다. 다행히도 숙소가 있던 테카포는 구름 한 점 없이 아주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고 있어서, 햇빛에만 둬도 습기가 많이 제거될 것 같았다. 뿐만 아니라 바람도 굉장히 세게 불어서 습기를 날리기에는 좋았던 상황. 그렇게 햇빛과 바람으로 응급처치를 하니, 다행히도 다음 날 아침에는 셔터가 움직이면서 사진이 찍히기 시작했다. 하지만 액정은 아예 돌아오지 않아 찍은 사진도 볼 수 없고, 카메라 세팅도 바꾸기가 거의 불가능 했다. 결국 액정은 한국에 돌아와 수리를 맡겨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