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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여행

텐트치고 캠핑한 영흥도 여행 2일차 / 2017.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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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 우리는 썰물 시간에 맞춰 호미 한 자루씩 들고 캠핑장의 샛길을 통해 바닷가로 나갔다. 나간 이유는 낙지를 잡으려고. 하지만 낙지는 빨판 하나조차 보지 못하고, 영양가 없는 말미잘 구경만 실컷 했다. 울퉁불퉁 바위 해변이고, 날카로운 굴이 많아서 걷기만 해도 제법 힘들었다.


캠핑장으로 돌아가야 했는데, 우리가 나온 샛길을 도통 찾을 수가 없었다. 우리가 있던 곳은 관광지나 해수욕장이 아니라서 대부분 높은 절벽 해안이 많았고, 불을 밝히는 가로등도 없었다. 그래서 그 어딘가에 있을 샛길을 찾아야 했는데, 손전등 만으로는 쉽지 않았다. 결국 우리는 한참을 더 가서야 저 멀리 보이는 편의점을 통해, 너무 많이 지나왔음을 깨닫고 다시 되돌아갔다. 그러다가 우연히 발견한 길로 무작정 나갔다. 그렇게 마을을 지나 한참을 돌아 겨우 캠핑장으로 되돌아왔다. 시간을 보니 30분 놀고, 1시간 반을 어둠에서 헤매었더라.


그때의 기분은 귀신에 홀린 것도 같고, 어둠 속에서 괴물이나 살인마가 튀어나올 것 같은 그런 기분. 오싹하고, 으슥하고, 무서웠다. 겨우 텐트에 도착한 우리는 놀랜(?) 마음을 달래고 침낭 속에 쏙 들어가 잠을 청했다.



농어바위 캠핑장

우리가 묵었던 캠핑장

농어바위 캠핑장인데, 따뜻한 물도 잘 나오고

바닷가도 갈 수 있어서 좋았다



전날 우리는 썰물에 맞춰 낙지를 잡으러

바닷가로 나갔다가 길을 잃어

한참을 헤메다 겨우 숙소로 돌아왔다

물론 잡은 건 아무 것도 없다



어제 밤에 헤메던 길을

오늘 다시 가보기로 했다

오늘은 날이 밝으니까



밀물이 들면 이 길 너머로 바닷물이 찬다

썰물이 되면 이 길 아래에 있는 물구멍으로

물만 빠지고, 물고기 등은 오른쪽 호수에 남는다

참으로 기발한 방식이다



저 멀리 하얗게 보이는 층은

모두 굴껍질이다



굴껍질

영흥도 북쪽의 바닷가에는

굴껍질이 아주 많이 널려 있다



물이 빠지니 드러난 바위



영흥도

우리가 걸었던 해변은

영흥도 중에서도 농어바위 근처인데



그 곳에는 짤막한 전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었다

가난한 어부가 여기서 낚시를 했더니

농어가 많이 잡혀 아픈 어머니 몸보신을 시키고

본인도 부자가 되었다는 그런 이야기



탐방로 위로 올라와

농어바위에서 바라본 바다



이 위에는 이렇게 전망대가 있었는데

급할 때 텐트치고 자기에도 좋아 보였다



여기는 이렇게 데크가 있었으나

아직은 길이 조성되는 단계 같았다



저 멀리 지나가는 배는

문득 세월호를 떠올리게 했다



우리는 다시 해변을 걸어

캠핑장으로 향했다



영흥대교

그리고 차를 타고 영흥대교 앞에 있는

수산물 직판장 주차장에 차를 대고



어제와는 다른 길로 자전거를 탔다

중간중간 걷기도 했음



산돌뿌리

영흥도의 북동쪽 끝에서는

6.25때 인천상륙작전을 가능하게 했던 침투로였던

산돌뿌리를 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오르지는 않고 그냥 지나갔다)



소사나무

십리포 해수욕장의 명물인

소사나무 군락지를 지나



영흥도의 안쪽으로 들어갔다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없이 조용했다



지나가면서 "전문" 이라는 글자가 보여

대구탕이나 복지리 같은 걸 생각했는데




영어학원일 줄이야

놀라운 비주얼이었다



오르막길이 힘들어

자전거를 끌고 오르는 길



우리는 목적이 있어 GPS를 기록하고 있었는데, 예상보다 배터리가 빨리 소모되어 서둘러 이동해야 했다. 그래서 자전거를 타고 쌩쌩 달렸다. 쉬지도 않고, 자전거에서 내리지도 않았고 사진을 담지도 않았다. 다행히도 배터리가 방전되기 전에 수산물 직판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침을 먹지 않고, 섬을 또 한 바퀴 도니 배가 너무 고파서 바로 앞에 있는 칼국수 집을 갔다. 국수명가 라는 집이었는데, 바지락 칼국수를 참 맛있게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