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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17 뉴질랜드

뉴질랜드 남섬 여행 - 테카포에서 '린디스 패스(Lindis Pass)'를 따라 '와나카(Wanaka)'로 / 2017.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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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우리는 '테카포(Tekapo)'를 떠났다. 출발하고 오래지 않아 '푸카키 호수(Lake Pukaki)'에 잠깐 들렸었고, 다시 출발해서는 와나카(Wanaka)' 라는 작은 도시로 향했다. 그리고 와나카에서 1박을 할 예정이었다. 사실 조그마한 시골인 와나카보다는 그 지척에 있는 관광도시이자 대도시인 '퀸즈타운(Queenstown)'에 머무는 게 통상적이다. 하지만 우리는 여행의 끝을 퀸즈타운에서 내기 때문에, 그 대안을 찾은 게 와나카였다.


테카포에서 와나카 까지는 약 200km. 자동차로 약 2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이다. 와나카에 거의 다 온 시점에 어느 순간부터 너른 평야가 아닌 산과 산 사이의 계곡을 가게 되는데, 이를 인지하게 되면, '린디스 계곡(Lindis Valley)'에 접어든 것이다. 구불구불한 계곡길을 따라 좌우로 사람이 살지 않는 민둥산이 끝없이 펼쳐져 있는 기막힌 풍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이런 린디스 계곡을 넘어가는 길이 있다. '린디스 패스(Lindis Pass)' 라고 불리는 이 길은, 우리나라의 옛 한계령 길 같은 느낌의, 하지만 그보다는 덜 구불구불한 왕복 2차선의 도로이다. 그리고 가장 높은 지점인 고갯마루에 최소한의 시설로 아주 작게 구성된 전망대가 있었다. 이 글은 이 전망대에 잠시 머문 순간을 정리했다. 운전 중에는 사진을 찍을 수가 없으니까.



테카포를 떠나 '와나카(Wanaka)'로 가는 길

나름 고속도로인데, 왕복 2차선 도로다

그리고 오가는 차도 별로 없었고



영연방인 뉴질랜드는 영국처럼

자동차의 운전석이 우리나라와 반대다

조수석에 앉은 HJ가 담은 풍경



전망대가 있다는 팻말과 함께

작은 주차장이 나와서, 차를 살짝 주차하고

데크로 걸어가다가 뒤돌아 한 컷 담았다



Lindis Pass

여기는 '린디스 계곡(Lindis Valley)' 이고

그중에서도 고갯마루 이다



자연을 있는 그대로 두고

인간에게 꼭 필요한 2차선 길만 취한

그런 마음이 존경스러울 따름이다



Lindis Pass

뒤쪽에는 이렇게 산이 있었다

올라갈 수도 있는 것 같았으나 굳이 그러진 않았음



Lindis Pass

내가 저 끝, 보이지 않는 곳에서부터

여기까지 온 게 너무 신기했고

그 자체가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저 산 꼭대기에 올라가면 어떨까

하는 상상이 막 펼져쳤음



나는 데크가 전망대인 줄 알았는데

저 위로 데크가 하나 더 있더라

그래서 되돌아가는 길인데, 저 두 여자분이

한국어를 하고 있어서 중국인인 척 했음



나무로 덮여 있지 않고 땅이 그대로 보이니

눈으로 보기에는 되게 가까워 보이고

쉽게 오를 것만 같은 이름없는 산



Lindis Pass

린디스 패스 전망대

이쪽으로 200 미터



Lindis Pass

참으로 운치 있는 길이

아닐 수 없었다



이 길의 왼편으로 보이던 모습

HJ가 있었다면, 함께 사진을 담았을텐데

귀찮다고 차에 있겠다고 해서 혼자 걸었음



Lindis Pass

우리가 이 린디스 패스를 넘어

나아가야 하는 방향, 그리고 길



여기는 꼴랑 표지판 하나 있는

아주 작은 쉼터였지만



Lindis Pass

이 곳에서 보는 풍경은 너무 웅장했다

그간 호수를 많이 봐와서 그런가?

산이 더 멋지다고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나보다 앞서 온 어떤 가족이 있었는데

아빠와 아들과 딸이 올라가고 있었다



나는 그냥 되돌아 내려오면서

피어 있는 꽃을 담았다

꽃 사진을 잘 안찍는데 감성이 터졌나 봄



잠시 후, 우리는 사진 속

노란 화살표를 따라 차를 몰았다



그리고 여기는 공식적으로

전망대가 있는 건 아닌데

저 산들이 너무 멋져서 차를 세운 곳



뭔가 내 자신이 자연 앞에서

한없지 작은 존재로 느껴지던 순간



우리가 남섬에서 타고 다녔던

토요타 코롤라 해치백



저 녹지에는 한 두채의 집이 있었는데

그 집에서 농사(?)를 지으면 관리하는 듯 했다



참 푸르던 하늘



이 지점을 지나 우리는 목적지인 '와나카(Wanaka)'까지 부지런히 달렸다. 이후로는 주로 내리막 길이었다가 계곡이 끝나는 지점에 이르러 완전히 평평해졌던 것 같다. 내가 자동차로 운전했던 길 중에 밀포드 사운드 가는 길과 더불어 정말 멋지고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길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