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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여행

DMZ 펀치볼 둘레길 제 4코스 - 먼멧재길 / 2017.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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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양구군 해안면에 있는 'DMZ 펀치볼 둘레길'을 걸었다. 여기에 있는 4개의 길 중 4번째 길인 '먼멧재길'을.


민통선 안쪽에 있는 곳이기도 한 이 곳은 군사이역이면서 지뢰 매설에 따른 사고 우려가 높은 지역이라 개별 탐방이 불가하다. 따라서 홈페이지에서 사전에 신청하고 방문해야 한다. (http://www.dmztrail.or.kr)


코스 전 구간에 걸처 해설사 선생님과 함께 동행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다. 옛날에는 깨도 안자라던 지역이었는데, 지구 온난화로 인해 감자는 물론, 인삼도 자라는 지역이 되었다는 이야기와 그리고 감자밭은 밭데기로 과자 회사와 계약을 한다는 이야기 등등. 아울러 길 곳곳에 있는 나무와 풀 등도 설명해주셨다.


사실 우리는 6.25 당시 미군이 펀치볼에서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 한 장을 미군 관련 사이트에서 우연히 찾았는데, 이 한 장의 사진을 가지고, 펀치볼을 찾았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에..



강원도 양구 해안면에 있는

DMZ 펀치볼 둘레길 안내센터에서

졸부, 망구, 나



원래는 시작지점부터 걸어가야 하지만

산 들머리까지 트럭 짐칸에 타서 이동했다

여기서 내렸는데, 인삼 밭이 많았다



우리가 트레킹을 했던 날은 날이 너무 좋았다

관계자 분께서 "오늘은 을지 전망대에 가면

저 멀리 금강산이 보일 날" 이라고 하셨다



DMZ 펀치볼 둘레길, 먼멧재길

출발!



DMZ 펀치볼 둘레길, 먼멧재길, 지뢰

DMZ 펀치볼 둘레길 인근은 6.25 전쟁 때

하루에도 주인이 여러 번 바뀌는 격전지였다

낮에는 연합군이, 밤에는 인민군이 지뢰를 심었고

심지어는 비행기로 뿌리기도 했기 때문에

아직도 지뢰가 매우 많아 조심해야 한다



함박꽃

북한의 국화라고 해설사 선생님이

설명해주시던 '함박꽃'



먼멧재길은 처음에만 살짝

오르막이 있었고



DMZ, 펀치볼, 둘레길, 먼멧재길

그 이후로는 주로 능선을 걷는

코스로 구성되어 있었다

정상에 아직 이르지도 않았는데

분지 지형인 펀치볼이 벌써 내려다 보였다



잠깐 쉬고 나서

다시 갈 길을 재촉했다



DMZ 펀치볼 둘레길 먼맷재길 구간에는

사진과 같이 지뢰 안내 표시판이 설치되어 있었다

2016년에도 2건의 지뢰 사고가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길이 아닌 곳은 단 한발국도 들어가면 안된다

특히, 용변을 볼 때나, 약초가 보일 때가 위험하다고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한 번 걸어보고 싶은 백두대간 트레일



유사시 북한의 전차와 차량 진입을

저지하기 위한 콘크리트 방호벽

그러나 요즘은 기술이 좋아져서 효과가 없다고

해설사 선생님이 설명해주셨다



DMZ 펀치볼 둘레길, 먼멧재길

능선을 타고 먼멧재길을 걸으니

고도가 높아지며 펀치볼을 조망할 수 있었다

'정말 분지지형이구나' 라고 생각했다



펀치볼의 반대편, 그러니까 내 등 뒤로는

끝이 보이지 않는 첩첩산중이 있었다



그리고 구름도 참 멋진 날이었다



우리는 해설사 선생님의 인솔에 따라

길을 재촉했고



얼마인가를 가니 깔딱고개 너머로

맑은 하늘이 보였다

그리고



DMZ 펀치볼 둘레길, 먼멧재길

먼멧재길에서 가장 높은 곳이기도 한

먼멧재봉에 이르렀다



그 곳에서 펀치볼을 조망했는데

개발이 안되고 남아 있어줘서

너무 고맙다고 생각했다



이 먼멧재길은 민통선 내부에 있는

최전방 지역이기도 해서 탐방로 좌/우로

진지와 참호가 구축되어 있었다



우산나물

기하학적으로 참 예쁘다고 생각했던

이 식물은 '우산나물'이라고

해설사 선생님이 잘 설명해주셨다



DMZ 펀치볼 둘레길, 먼멧재길

먼멧재길의 능선 탐방로는

평상시 군인들이 다니는 길이기도 해서

정비가 아주 잘 되어 있었다



평화로워 보이는 숲이지만

지뢰가 곳곳에 숨어 있기 때문에

1천년 묵은 산삼이 보이더라도

절대 들어가면 안된다



그런데 걷다보니 근처 군부대에서

진지 공사를 하느라 길을 헤집어 놓았다

해설사 선생님도 당황하셨지만

침착하게 잘 이끌어주셔서 별 일은 없었다



도시에서 나고 자란 나는 솔직히

'아름다운 우리 강산' 이라는 말을

공감을 못했었는데, 이제는 아니다



DMZ 펀치볼 둘레길, 먼멧재길

이 분지는 옛날에는 백두산 천지처럼 호수였다

선사시대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하기도 했고

그 모습이 마치 바다 같아 '해안면'이라 불렸다

현재는 한자가 바뀌어 다른 뜻을 가지고 있다



사실 우리가 이 펀치볼에 가게 된 건

6.25 중에 미군에 의해 찍힌 이 한 장의 사진 때문이었다

(해설사 선생님과 펀치볼 둘레길 관계자들도 놀라셨다)



그리고 운이 좋게도 흑백 사진 속의 그 곳이라

추정되는 곳을 찾아 비슷하게(?) 사진을 찍었다

(해설사 선생님과 관계자 분들이 사진 속의 장소가

이곳이 맞는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다)



DMZ 펀치볼 둘레길, 먼멧재길

옛날 민통선에 들어가는 출입이 까다롭던 시절

먼멧재길 중간에 있는 삼거리에 군부대가 주둔해

검문을 했는데 그 부대의 중대본부(폐막사)이다



중대본부 앞에는 2개의 초소가 있었고

당시 굉장히 타이트하게 검문을 했다고 한다

차량의 경우 이 길을 따라나가면

강원도 인제군 서화리로 나갈 수 있었다



초소

이 한 쌍의 오래되고 버려진 초소는

내가 백령도에서 군생활을 하며 생활했던

그 초소와 너무 비슷한 느낌이라

잠시 옛 추억에 잠기게 했다



초소가 있는 삼거리부터는

차량이 다닐 수 있을 정도로 길이 넓어졌다

현재는 군 작전도로로 쓰이고 있다



이 길은 펀치볼 분지에서 외부로 나갈 수 있는

단 2개의 길 중 하나였으며, 양구로 나가는 길이

작전 등의 이유로 통제될 때 쓰이던 비상도로였다

90년대까지 이 길을 이용하면 시작/중간/도착지점에서

각각 한 번씩, 총 3번의 검문을 받았다



이상한 드럼통이 있어 호기심에 다가가보니

겨울에 훈련하는 군인들을 위한 쉼터였다

드럼통 속에는 흙이 차 있는지 무겁고 단단했다

내부에는 난로도 있었으나, 아주 캄캄했다



또 하나의 전차 방호벽



그런데 잘 보니까

다이너마이트가 장착된 상태였다

불만 땡기면 폭파 가능하도록



그렇게 내리막 길을 걸어 내려갔다

관계자 분들께서 차량으로 마중나와 있어서

마을 구간은 차량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DMZ 펀치볼 둘레길

4코스 먼멧재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