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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여행

설악산 토왕성 폭포 가는 길 / 2017.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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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구와 졸부랑 함께 이번에는 설악산 토왕성 폭포를 보고 왔다. 토왕성 폭포가 있는 곳은 제한구역이라 허가 받은 사람들만 갈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비룡폭포가 있는 곳에서 계단을 타고 올라가 '토왕성 폭포 전망대' 에서 토왕성 폭포를 조망했다.


노루목에 있는 산악인들의 묘지에도 들렀고, 올라가는 길에 있던 육담폭포와 비룡폭포 모두 너무 멋졌다. 뿐만 아니라 설악은 어제 양구에서 접했던 숲과는 품격이 다른 숲을 가지고 있어서, 왜 설악이 명산인지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아침을 먹으며 옥수수 막걸리를 한 잔씩 했다

이러니까 정말 아저씨가 된 기분이었다



노루목, 산악인, 묘지

토왕성 폭포를 가기 전에 먼저

노루목에 있는 산악인들의 묘를 찾았다

여긴 설악산에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이

모셔져 있는 곳이다



노루목, 산악인, 묘지

1969년 한국산악회 소속 해외원정 등반대가

동계 훈련을 하던 중 눈사태가 일어나

1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 분들을 기리기 위한 위령탑과 묘소

흔히 '10동지묘' 라고 불리는 곳이다



노루목, 산악인, 묘지, 10동지묘

소박한 위령탑 뒤에는

묘비와 세월의 흔적이 가득한 봉분이 있었다

우리는 간단히 묵념을 하고 물러섰다



노루목, 산악인, 묘지, 3동지묘

그 위로 조금 더 올라가면 3동지묘가 있다

토왕성 폭포와 석주길에 얽힌 옛 이야기의

주인공들이 깊은 잠을 자고 있는 곳이다



노루목, 산악인, 묘지, 삼동지묘

이들은 요델 산악회 소속 엄홍석/신현주/송준호 이다

이 중 엄홍석과 신현주는 69년 토왕계곡에서 사망하고

혼자 남은 송준호는 이후 자신이 개척한 코스에

두 사람의 이름 끝 글자를 따 석주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는 71년 1월 토왕성 빙벽에 도전했지만, 사망한다



우리는 노루목에서 나와

설악산 국립공원 입구를 향해 걸었다



저 멀리 설악산의 봉우리가 보였다

개인적으로 나는 초등학생 때 이후로 처음 온 터라

유난히 더 설렜던 것 같다



국립공원 입장료는 모두 폐지되었으나

이 지역 땅 대부분이 사찰 '신흥사' 소유라

어쩔 수 없이 문화재 구역 입장료를 내야 한다

이들은 종교인이라 세금을 안내기 때문에

카드는 안되고 오로지 현금만 받는다



쌍천, 가뭄

토왕성 폭포, 비룡 폭포, 육담 폭포

세 개의 폭포를 지난 물이 흘러야 하건만

지독한 가뭄에 쌍천의 물은 말라버렸다



우리는 쌍천 위로 놓인 다리를 지나

토왕성 폭포 쪽으로 접어들었다



토왕성 폭포 가는 길은 너무 괜찮았다

마치 산책하는 것 같았고, 숲의 퀄리티가 높았다

왜 설악이 명산인지 단박에 알 수 있었다



마침 하늘도 푸르렀고

너무 걷기 좋은 6월 초였다



설악산의 숲



육담폭포, 설악산

길을 어느 정도 걷다보면

좌우에 바위 절벽과 함께 이런 물웅덩이가 나온다

이 웅덩이는 물줄기로 서로 이어져 있는데

6개의 웅덩이로 이뤄진 '육담폭포' 의 일부이다



오른편에 있는 육담폭포를 구경하며

그리고 그 물의 맑음에 감탄하며 걸었다



실제로는 깎아지를 듯한 절벽인데

사진으로 찍어 놓으니 영 시원치 않다



육담폭포, 설악산

육담폭포의 일부인 작은 연못

이게 몇 번째 연못인지는 모르겠다



저 위로 보이던 흔들다리, 육담교

막상 걸어보니 생각보다 덜 흔들려서

살짝 아쉬움이 들었더랬다



우리는 잠시 다리에서 쉬어 가면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육담폭포, 설악산

육담폭포, 설악산

우리가 이 길을 걸었을 때는

가뭄이 절정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이 있어 다행이라 생각했다



육담폭포, 설악산, 육담교

육담교를 지나



육담폭포, 설악산

오른편으로 육담 폭포를 끼고 가는데

물이 어찌나 맑던지, 그것도 이 가뭄에!



비룡폭포, 설악산

잠시 후, 우리는 '비룡폭포'에 도착했다

우리나라에 이런 곳이 있나 싶을 정도로

물이 맑고 깨끗했고, 너무 아름다웠다



비룡폭포, 설악산

그 높이나 크기가 웅장하진 않지만

너무 인상적인 곳이었다

원래는 등산로가 여기에서 끝났으나

약 2년 전 계단을 만들어 토왕성 폭포를

볼 수 있는 전망대까지 갈 수 있게 되었다



그 계단이 비룡폭포가 있는 지점에서 시작한다

전망대까지 오로지 계단만 있는 곳으로

약 900개의 계단을 올라갔다가

내려올 때고 900개의 계단을 내려와야 한다



토왕성 폭포 전망대로 가는 길을 오르는

계단에서 둘러본 풍경은 기암괴석의 향연이었다

어딘가에 걸터앉아 하루종일 곁에 두고

눈 가는 대로 감상하고 싶은 그런 풍경들



토왕성폭포, 설악산

그리고 드디어 토왕성 폭포를 마주했다

하지만 앞서 본 폭포와 달리 물이 말라 있었다

사실 산 아래에서도 보이는 폭포라

이미 물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900개의 계단을 내려온 다음

올라갔던 길을 되짚어 내려왔다

여기는 상점/식당이 있는 '소공원'이다

이들 중 일부는 원래 토왕성 가는 길에 있는

노점상들이었으나 지자체의 노력으로

이쪽으로 모아놨다고 한다



그리고 문화재 구역 입장료를 냈으니까

신흥사를 둘러봐야겠다 싶어 들어갔다



거대한 철불이 있었다

부처님 뒤로 가니,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들어가서 살짝 인사하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