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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여행

칠갑산 솔바람길 2코스 / 2017.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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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칠갑산에 다녀왔다. 목적지를 칠갑산으로 정하고, 준비하기 위해 정보를 찾아보니 높이가 561M 밖에 되지 않았다. 그래서 아주 만만하게 보고 대충 갔다가 개처럼 탈탈 털리고 왔다.


공교롭게도 이 날은 2017년 중 가장 더웠던 날이었다. 그리고 우리가 걸었던 '칠갑산 솔바람길 2코스'는 시계 방향으로 돌면 별로 힘들지 않지만, 반시계 방향으로 돌면 죽어나는 그런 코스였다. 산행 중 만난 한 아저씨가 왜 힘들게 거꾸로 도냐고... 그제서야 우리는 '아차!' 싶었지만, 준비를 대충한 결과이니 받아들일 수 밖에.


게다가 계절/시기적 요인이라 생각되는데, 산에 모기와 날벌레가 너무 많았다. 특히 모기는 아주 전투적으로 달려들어서 한 장소에 10초 이상 서 있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쉬지도 못하고 정상으로 계속 내달렸다. 나름 준비한답시고 모기 방지 스프레이를 온 몸에 뿌려놓고, 또 올라가면서도 뿌리곤 했지만, 굶주린 모기 앞에서는 별 효과가 없더라.



보통 솔바람길 2코스는 장곡사를 먼저 올라가는

그러니까 시계 방향으로 도는 것 같은데

우리는 반시계 방향으로 걸었다

그러면 처음에 이런 다리를 건너게 된다



그리고는 끝없는 계단이 있었다

경사가 급한 건 둘째치고

계단이 얼마나 많던지



600미터가 채 안되는 산이라

우습게 봤다가 이 계단 때문에

초반에 허를 찔려 정말 탈탈 털렸다



솔바람길이라는 표지가 거의 없었던 건

살짝 아쉬웠던 점이다

아마 원래 있던 길에 이름을 붙여서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칠갑산이 속해 있는 충북 청양의

특산품이 청양고추인 건 잘 알겠는데

이건 아니잖아.. 전설의 고향인 줄

게다가 붉은 색은 태양초를 연상시켰다



사람이 많이 다니는 등산로는 아닌지

좌우로 낮은 나무와 관목이 많았다



그리고 버섯도 아주 많았다

사진을 안찍어서 그렇지

15가지 이상은 본 것 같다



처음에 계단을 올라올 때는

소나무가 하나도 없어서 '이게 무슨 솔바람길이냐'

라고 투덜거렸는데, 어느 정도 올라오니

소나무가 많았고 참나무도 많았다



칠갑산 솔바람길 2코스의 소나무



땀에 쩔고 지친 망구



모기가 너무 많아서 10초이상 쉴 수 없었다

모기 방지 스프레이를 뿌렸는데도 소용없더라

굶주린 녀석들이 미친듯이 달려들었고

움직이면 심지어 따라오더라는



산은 높은 편이 아니지만

상당히 힘든 산이었다

올라가면 내려오고

내려오면 또 올라간다

그리고 그것의 반복



열심히 걸어서 중간까지 왔다

이 날이 올해 들어 가장 더운 날이었을 줄이야

힘들지만, 이젠 되돌아 갈 수도 없어..



또 한참을 걸어 삼형제봉을 지나

정말 앞만 보고 갔다

날도 더운데 모기와 날파리 때문에

너무너무 힘들었음



정상까지 약 250미터



그리고 드디어 칠갑산 정상!

해발 561미터 밖에 안되는 산인데

히말라야 간 것처럼 힘들었다



우리는 땡땡 얼린 얼음물을 각자

하나씩 들고 갔지만, 날이 너무 더워서

절반도 걷기 전에 다 먹어버렸다

그런 우리에게 마치 황금마차 같았던 매점!!

바로 시원한 걸 사서 꿀꺽꿀꺽 했다



목을 축이고 주변을 둘러보니

마치 강원도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아주 멋진 풍경이 우릴 반겨줬다



한편 이 칠갑산은 부여로 도읍을 옮긴

백제가 신성한 산으로 여겨 제사를 지내던 곳이다

이 제단이 과연 그 풍습이 이어져서

만들어 놓은 것일까? 아마 아니겠지?



이상하게도 정상에는 모기와 날벌레가

거의 없어서 모처럼 편하게 쉴 수 있었다

그리고 아쉬움을 뒤로하고 하산을 시작했다

우리는 장곡사를 향해 내려갔다



칠갑산 인근은 99개의 골짜기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산세가 험하다

여기는 포토 스팟에서 담은 풍경이다



산장이라고?!

괜히 으스스할 것 같은 산장



칠갑산 거북바위와

거북 바위의 유래



내려오는 길은 올라가는 것보다 덜 힘들었지만

여전히 벌레가 많아서 힘들었다

그리고 날씨도 올해 가장 더웠다고 하고

1차 목적지인 장곡사가 눈 앞에 보였다



칠갑산 솔바람길 2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