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계 여행/'17 일본 - 홋카이도

혼자 다녀온 삿포로 공원 산책, 나카지마 공원(中島公園) / 2017.10.02

반응형

HJ와 나는 여행 스타일이 많이 다르다. 나는 아침 일찍부터 부지런을 떠는 반면, HJ는 느즈막히 일어나 여유있게 움직이는 편이다. 이 날도 그랬다. 해가 뜬지 한참 지났음에도 HJ는 계속 자고 있었고, 일찍 일어나 할 일이 없던 나는 동네 마실을 다녀보기로 했다. 마침 숙소였던 '이비스 스타일 삿포로' 바로 앞에 나카지마 공원이 있어서, 코스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았다. 씻고, 옷을 입고, 카메라를 챙기는 동안 HJ가 일어나길 내심 바랬으나, 잘 다녀오라는 인사 뿐.


카메라를 들고 가방을 메고, 숙소를 나섰다.



숙소 앞은 경비가 삼엄했다

처음에는 VIP가 지나가나 싶었는데

눈치를 보니 마라톤을 하는 느낌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10분 정도 지나니 마라톤 행렬이

긴 줄을 지어 지나갔다



마라톤을 구경하는 사람들을

뒤로 하고 공원으로 들어갔다



나무도 많고, 조형물도 있고



자전거



나카지마 공원 내 표지판



공원 내 호수가 있어 다가갔더니

물고기들이 살고 있어서

사진을 찍어봤지만, 흐릿하다



이런 근사한 호수였다

이제서야 정말 공원을 산책하는 느낌

잠시 경치를 감상하며 쉬었음



도심 속 공원 임에도 불구하고

참 자연스럽게 잘 구성되어 있었다

나카지마 공원



공원 산책 중에 발견한 길!

등나무(?)가 천장을 뒤덮고 있는

매력적인 길이었다



그 길을 쭉 따라가니 이렇게 예쁜

연보라색 같은 하늘색의 건물이 있었다

앵글이 좀 이상한데 실제로 봤을 때는

너무너무 예뻤다



'호헤이칸(豊平館)'이라 불리는 건물로

홋카이도 개척 시절에 일왕이 묵었던 호텔이란다

한동안 결혼식 장으로 쓰이다가

현재는 박물관으로 새단장했다고 한다.



그냥 발길이 닫는 대로

나카지마 공원을 걸었다

원래 여기는 목재 저장소였다고 한다



그림자



공원 내에는 아주 작은 천문대가 있었다

실제 천문대 기능을 하는 것 같진 않았지만

(나중에 확인해보니 기능을 한다고 함)



사이좋은 친구



은행나무의 잎이 무성했다

그리고 물들어 가고 있었다, 노랗게

콘서트홀 '키타라(Kitara)' 앞



벽돌로 만든 화분이 정갈해 보였다



나카지마 공원을 관통하고 나오니

길 건너편에 신사가 보였다

호기심에 한 번 들어가 보기로 했다



여기는 '삿포로 호국 신사(札幌護国神社)'

'도리이'를 지나기 직전



사람이 없어서 참 한적하던 풍경

들어가도 되나 싶을 정도로



경내에는 관광객으로 보이는 듯한

한 가족이 있을 뿐이었다



신사의 담장 안쪽을 찍은 사진인데

명패 같은 것이 빼곡하게 붙어 있었다

뭐라고 쓰인지는 잘 모르겠다



정갈하고 예쁜 문양



신사를 대강 둘러본 나는

다시 나카지마 공원으로 들어와

숙소로 향했다



특이했던 건 공원 내에 캔버스를 놓고

그림을 그리는 어르신들이 많았다는 것

나도 나이 들어서 그림을 그리면

왠지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잠시 해봤다



아까 봤던 호수를 지나가는 길이다

다시봐도 참 예쁘게 잘 꾸며놓았다



숙소였던 '이비스 스타일 삿포로' 바로 앞 삼거리

마라톤 행렬을 바라보는 한 여성 분



숙소 앞까지는 왔는데, 길을 건널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마라톤 행렬이 길게 쭉 이어져 있었기 때문에. 게다가 경찰이 통제를 하고 있어서 몰래 건너는 것도 거의 불가능했다. 그래서 나는 마라토너를 마주보고, 그들이 뛰어가는 방향과 반대로 길을 거슬러 올라갔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걸어서 10분 정도 걸으면 스스키노 역이 있었고, 그 곳의 지하도를 통해 길을 건너가라고 경찰이 일러줬기 때문.


10분을 채 걷지 않았는데 눈에 띄게 마라토너가 적어졌다. 하위권인지 선수들이 굉장히 띄엄띄엄 달려오는 상황이었는데, 내 앞에서 길을 걷던 일본인 2명이 갑자기 방향을 틀어 길을 건넜다. 그리고 나도 순간적으로 그들에게 묻어서 길을 건넜다. 경기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 나이 든 경찰 아저씨가 미처 손을 쓰지 못할 정도의 순식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