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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행/'13 크로아티아

크로아티아 여행 - 아에로플로트를 타고 크로아티아로 / 2013.09.11~12

2013년 9월 11일 수요일, 드디어 크로아티아로 여행이 시작되었다. 혼자 가는 배낭여행이었고, 여행 준비 기간은 약 10일 정도였다. 여행은 아는 만큼 보이기 때문에, 사전에 많이 공부해 가는 게 중요하지만, 그러기에는 이번 여행은 너무나도 시간이 촉박했다.


집에서 아빠한테 인사를 드리고 집을 나와서는 김포공항까지는 일반버스를 탔고, 거기서 인천공항으로 들어가는 공항버스로 갈아탔다. 서울에서 출발하는 대부분의 공항버스는 김포공항에 들리기 때문에, 이렇게 움직이면 돈을 조금이나마 절약할 수 있다. 물론, 시간은 더 들지만.


항공편은 직접 해외 사이트에서 예약한 아에로플로트(러시아 항공)였다. 2010년에 프라하에 갔을 때도 이 항공사를 이용했었는데, 이번에도 이용하게 되었다. 다른 항공사 대비 가격이 수 십 만원이나 저렴한 게 선택의 주된 이유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 일 없이 아주 잘 다녀왔다. 인터넷에 떠도는 승무원이 불친절하다는 내용은 아주 오래 전의 이야기이고, 현재는 다른 항공사 못지 않게 서비스 품질이 많이 올라갔다. 물론, 모스크바 공항의 수하물 시스템은 조금 걱정이 되긴 했지만, 내 수하물은 아무 일 없이 잘 왔다.


인천공항에 도착한 나는 아에로플로트 체크인 카운터를 찾아갔다. 그러나.. 줄이 이미 길게 늘어서 있었다. 거의 40여분을 기다리고 나서야 체크인을 했는데, 직원이 경유지인 모스크바에서 최종 목적지인 자그레브까지 가는 항공권은 러시아 현지에서 받으라고 안내해줬다. 아무래도 항공편의 날짜가 달라서 시스템이 오픈되지 않아서 그런 것 같았다. 한편 체크인에 너무 많은 시간을 시간이 소비해버린 나는, 이후 매우 급박하게 움직일 수 밖에 없었다.


우선 인터넷으로 환전을 미리 신청해 놓은 것도 찾고, 데이터 무제한 로밍도 해놓고, 선물용 음료수를 사들고 예전 회사 사무실도 들렸다. 아무도 없는 줄 알았는데, DW, SJ 사무장, MR 등등의 사람들을 잠깐 만나서 짧은 인사를 나눴다. 그리고는 서둘러서 보안 검색대와 출입국 수속을 밟고서는 탑승동으로 향했고, 111번 게이트에서 기내로 탑승했다.


크로아티아까지 가는 일정은 이러했다. 


1) 9/11(수) 12:50 아에로플로트 SU251편을 타고 인천(ICN) 공항 출발

2) 9/11(수) 17:10 러시아 모스크바 셰레미티예보(SVO) 공항 터미널 D 도착

3) 러시아 모스크바 세레메티예보 공항에서 18시간 20분 대기

4) 9/12(목) 11:35 아에로플로트 SU2040편을 타고 셰레메티예보(SVO) 터미널 E 출발

5) 9/12(목) 12:35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플레소(ZAG)공항 도착



서울 인천(ICN) -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SVO) - 자그레브 플레소(ZAG)를 잇는 항공권

어마어마한 대기시간 때문에 하루를 넘겨 9/12(목)에 자그레브에 들어가게 된다

  


이번 비행에서는 아쉽게도 플라이트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 망가져서 기내에서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들을 수가 없었다. 혹시나 싶어서 아이패드에 영화랑 무한도전을 넣어서 가져갔는데, 그 상황에서는 이게 정말 신의 한 수 였다. 덕분에 지루하지 않았으니까. 그리고 모스크바 까지 날아가는 비행기가 대형기종이라 좌석에는 USB 포트가 있었고 그 덕분에 배터리 부담 전혀 없이 아이폰으로 게임을 할 수 있었다.



기내에서 먹었던 기내식인데 첫번째인지 두번째인지 잘 모르겠다

비행기를 몇 번 안타봤을 때는 기내식을 먹을 때마다 설레였는데

이제는 그러지도 않는다



그런데,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다가 이상한 걸 발견했다. 기내에서 와이파이(Wifi)가 잡히는 것이 아닌가? 와이파이 이름을 보니, 아에로플로트(Aeroflot)였다. 항공사에서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도 제공하는구나, 싶어 호기심에 냉큼 접속해봤다. 그랬더니, 아래 사진처럼 와이파이 마크가 떴다. 그 순간, 나는 비행기에서 인터넷을 하면서 갈 수 있겠다는 생각에 설레였었다.



기내에서 와이파이가 잡히다니!

게다가 와이파이 이름도 아에로플로트(Aeroflot)!

기내에서 인터넷을 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냉큼 접속



Your Flight 로 시작되는 부분은 참 마음에 와 닿았으나

Pricing Plans 라는 글자를 보고서는 유료 서비스라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가격을 보니, 어마어마하게 비싸다.

그 옛날 피쳐폰 시절의 데이터 통신 요금과 비슷한 것 같다

정말 급할 때의 비즈니스 용도가 아니면 쓰기 힘들듯



기내에서 와이파이를 잡긴 했지만, 갈 수 있는 페이지는 저 페이지가 전부였다. 인터넷을 룰루랄라 하려던 내 꿈은 저 요금표와 함께 사라져 버렸다. 나도 참 순진하지, 순간 들떠서는..


그래서 아이패드에 담아온 무한도전을 시청하고,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다가 잠들고, 또 일어나서는 뭔가 하다가 다시 잠들고.. 이 사이클을 몇 번 반복하다보니 그새 목적지인 모스크바 세례메티예보 공항 터미널 D에 도착하게 되었다. 속으로는 비행기가 딜레이되어 내 대기시간이 조금이라도 줄어들기를 바랬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더라. 비행기는 예정된 시간에 출발해서 예정된 시간에 도착했다.


이후 공항에서 18시간 20분을 대기해야 했는데, 그러다보니 비행기에서 천천히 내리게 되고, 내리는 순간에도 마음이 비장해졌다. 나도 모르게 심호흡을 하고 있었으니. 그리고 공항 대기를 하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