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계 여행/'13 크로아티아

크로아티아 여행 - 드디어 도착한 자그레브 그리고 숙소(호스텔) / 2013.09.12

반응형

모스크바의 셰레메티예보(SVO) 공항에서 자그레브(Zagreb)의 플레소(ZAG) 공항까지는 약 3시간 정도 비행을 했다. 하지만 시차 때문에 시계 상으로는 한 시간 밖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모스크바를 출발한 게 11시 35분인데, 자그레브에 도착하니, 12시 35분이더라. 모스크바 시간에 맞춰 놓은 손목시계의 시간을 다시 한 번 조정했다.


자그레브 플레소 공항은 작았다. 생각보다도 매우 작아서, 끝에서 끝까지 거리가 200M도 채 안되어보였다. 우선 짐 찾는 곳에서 찾은 큰 배낭에, 기내용으로 가지고 있던 작은 백팩을 집어 넣었다. 배낭을 앞 뒤로 맬까도 생각해봤는데, 그건 좀 아닌 것 같았다. 이번에 배낭으로 가져간 건, 새로 구입한 킬리(Kili) 인테그랄 50+10 배낭이었는데, 이 배낭 가격이 좀 비싸지만 아주 괜찮다. 배낭여행 하실 분들께 완전 강추.


공항을 나오니 흰색 공항버스가 서 있었다. 참고로 공항버스 회사는 '플레소(Pleso)'. 우리나라의 인천공항처럼 버스 정류장으로 이동하거나 그런 건 전혀 없고, 그냥 공항 출입문을 나와서 10걸음 정도만 걸으면 버스를 탈 수 있었다. 기사에게 버스 터미널로 이동하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했다. 짐 싣는 건 무료였고, 운임은 30KN. 소요시간은 대략 30분 정도.


여행 중에 간혹 '버스 터미널(Bus Terminal)'이라 이야기하면 못 알아듣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럴 때는 '버스 스테이션(Bus Station)'이라고 말하면 다 알아 듣더라. 도시 간 이동이 많은 경우, 버스 터미널의 소재를 알아 두는 게 매우 중요한데, 이를 지도에서 찾아보면 Autobusni Kolodvor 라고 쓰여 있었다. 어찌보면 지도에서 제일 중요한 글자라 생각되어 계속 되뇌이며 기억해 두었다.


버스 터미널에 도착해서 2층으로 올라가 내일 플리트비체(Plitvička Jezera/Plitvice Lakes National Park)로 가는 버스표를 끊었다. 운임은 105KN (짐 값 7KN 별도), 출발시간은 08:40이었다. 그리고는 바로 옆에 있는 '티삭(Tisak)'에서 트램 티켓을 세 장 구입했다. 그 다음에는 투어리스트 인포메이션 센터(버스 터미널 2층에 있음)에 들려 지도를 한 장 받고, 트램을 어디서 타야 하는지 물어봤다. 트램은 바로 길 건너에서 타면 된다는 대답. 실제로 가보니 질문했던 게 민망할 정도로 가까웠다.





'티삭(Tisak)'은 우리나라로 치면 신문 가판대 정도 되는데, 여기서 음료수나 껌을 비롯한 소소한 간식거리는 물론이고, 트램 티켓도 구입할 수 있다. 버스 정류장에 컨테이너 박스 형태로 하나씩 있으며, 건물 1층에 상점으로 위치해 있기도 하다. 자그레브 버스 터미널 같은 경우에는 건물 내부에 있다.



터미널에서 해야 했을 중요한 일들은 다 끝냈다. 어서 숙소로 이동해서 짐을 두고 자그레브를 둘러봐야 했다. 내일 오전에 플리트비체(Plitvička Jezera/Plitvice Lakes National Park)로 떠나기 때문에, 시간이 오늘 오후 밖에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숙박관련 정보를 알아볼 때, 많은 사람들이 부킹닷컴(Booking.com)에서 많이 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여기는 의외로 호스텔이 적고, 아파트먼트가 많은 편이라 나처럼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에게는 잘 맞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호스텔월드(hostelworld.com)를 이용했다. 오래 전 부터 써와서 익숙하기도 하고, 호스텔이 많아서, 숙박비도 아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늘 머물 숙소는 '마유자야 호스텔(Maju Jaya Hostel)'. [ 바로가기 ]



내가 머물렀던 마유자야(Maja Jaya) 호스텔의 위치

 언뜻 보면 위치가 별로 안좋은 거 같은데, 자그레브가 작아서 절대 그렇지 않다

버스 스테이션에서 트램으로 3정거장 걸릴 뿐이다



호스텔의 위치는 다운타운이 아니라 동남쪽의 외곽지역이었다. 하지만 밤에 다운타운에서 뭔가를 할 게 아니었으므로 호스텔의 위치는 상관없었다. 되려 외곽에 있어서 가격이 110KN 내외로 매우 착했다. 게다가 버스 터미널로의 접근성이 매우 좋아서, 트램 2번을 타고 3정거장만 오가면 될 뿐이었다. 자그레브 '기차'역에서 버스 터미널까지 트램으로 3 정거장이 소요되는 걸 감안하면, 버스 터미널으로 이동하기에는 다운타운에 위치한 호스텔보다 더 좋은 조건을 가진 셈이었다. 심지어 이른 아침이니 더욱.


1층에 있는 빵집을 보고 빵을 사갈까 하다가 '너차피 내일 살텐데, 뭐..' 라는 생각으로 그냥 숙소로 이동했다. 터미널 바로 앞에서 2번 트램을 타고 3정거장 후인 'Radnicka'에서 내려서 잠시 걸었다. 처음에 갈 때는 걷는 길이 멀어보였는데, 막상 걸어보니 금방이더라. 인적이 많지는 않지만, 주위에 은행과 대형 병원 등이 있어서 위험하지는 않았다. 걷다보니 저 멀리 마치 창고처럼 보이는 호스텔이 보였고, 곧 도착했다. 소요시간은 트램 대기시간을 포함하여 20분이었다. 가깝다.



마유자야(Maju Jaya) 호스텔의 측면에서 들어가는 길

작은 검은색 간판에 Hostel 이라 적힌 곳이 입구다

겉으로 보기에는 약간 이상해서 솔직히 당황했었다




그런데 체크인을 하고 간 숙소는 매우 깔끔했다

록커(Locker/사진 오른편)도 큼지막해서 내 배낭이 통채로 들어갈 정도

그리고 스텝 아저씨도 매우 친절했다



여기는 거실인데, 컴퓨터와 TV와 소파가 있었다

사실 사진은 다음 날 아침 체크아웃 하면서 담은 거

큰 창문으로 빛이 많이 들어와서 쾌적했다 



여기는 주방인데, 역시 깔끔하다

다만 여러 명에서 사용하기에는 좁을 듯 하다



숙소를 고를 때 사진상으로 본 시설도 깨끗했고, 다녀간 사람들의 평도 좋았다. 이 숙소의 창고 같은 외관을 봤을 때는 살짝 당황하기도 했지만, 안에는 매우 깨끗했다. 페인트 상태를 보니 최근에 오픈을 하거나 리모델링을 한 것 같아 보였다. 공용으로 사용하는 화장실 사진은 찍질 못했지만, 그래도 깨끗했다. 샤워실에서는 수압은 약한 편이지만 따뜻한 물도 나왔고, 숙소가 전체적으로 아주 조용해서 좋았다.


내 항공편은 자그레브 IN / 자그레브 OUT 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 날에는 자그레브에서 묵어야 했다. 이 숙소를 예약하면서, 실제로 가보고 상태가 괜찮으면 여기로 예약하고, 이상하면 다른 곳에 묵으려 했는데, 여기가 기대에 비해 너무 좋아서 나중에 자그레브로 돌아와 여기서 한 번 더 묵게 된다.


여튼, 체크인을 하고 나서 짐을 빠른 속도로 정리했다. 그리고 모스크바에서부터 고대하던 '따뜻한 물로 샤워하기'를 했다. 배낭 속에 넣어뒀던 기내용 가방에 지갑과 카메라를 비롯한 필수 아이템들만 집어 넣어 등에 맸다. 그리고는 스텝에게 옐라치치 광장(Trg bana Jelačića/Ban Jelačić Square)으로 가는 길을 물었다. 2번 트램을 타고 6정거장을 가면 기차역인데, 거기서 걸어올라가도 되고, 6번 트램으로 갈아타고 2정거장을 가도 된다고 했다.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나서, 호스텔을 나와 옐라치치 광장으로 향했다. 드디어, 자그레브(Zagreb)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