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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가 아닌, 차를 위한 텀블러 - 티프리(T-Free) 집에 차 가루가 있다. 영국에서 어학연수를 하다가 귀국할 때 가지고 들어온 건데 몇 년이 지나도록 한 통도 다 비우지 못했다. 며칠 전에 맨날 커피만 마시다가 차를 마셔보려고 했는데, 요 몇 년간 그래왔듯이 이게 티백이 아니라 영 불편했다. 차 잎을 뜨거운 물에 넣고 우릴만한 그릇이 없어서 그냥 머그컵에 차 잎을 조금 넣고서는 뜨거운 물을 부어 우려내서 마셨다. 머그컵 안에는 차와 차 잎이 뒤섞여 있는 상황. 찻 잎이 둥둥 떠다니다가 입에 씹혔다, 언제나 그랬듯이. 물론 내게는 텀블러가 있다. 하지만 그건 커피나 티백으로 된 차를 마실 때나 유용하다. 거름망 같은 것이 없어서 티백으로만 마실 수 있는 게 한계였다. 뭔가가 걸러줘야 하는데 그럴만한 게 없었다. 그래서 과감히 인터넷을 검색하기 시작했는데, ..
일직선인 처마가 일본을 떠오르게 하는 절 - 동국사 / 2012.10.02 신흥동 일본식 가옥(히로쓰 가옥)을 나와 동국사로 향했다. 지도를 보니 오래 걸리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다리가 조금 아팠지만, 차를 저 멀리 이마트에 두고 왔으니, 걸었다. 신흥동 일본식 가옥에서 고등학생처럼 보이는 여자아이 두 명이 있었다. 카메라를 내게 건네며 사진을 찍어달라고 해서 둘의 다정한 모습을 담아주었다. 그런데 그들도 나와 비슷한 타이밍에 동국사로 이동하는 것처럼 보였다. 동국사로 향하는 길을 한 아이가 나와 비슷한 페이스로 걷고 있었다. 하지만 다른 한 아이가 없었다. 별 생각없이 '그러는가 보다' 싶었는데, 횡단보도를 건너서 뒤를 돌아보니, 다른 한 아이의 모습이 보였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그 아이 곁에 제법 큰 강아지 한마리가 함께 있었다. 그 아이가 강아지를 돌아보며 손사래를..
주인은 가고 덩그러이 남은 빈 집 - 히로쓰 가옥(신흥동 일본식 가옥) / 2012.10.02 '구 군산세관'을 떠나 '히로쓰 가옥'으로 향하려고 했다. 그런데 지도 앱에서 아무리 히로쓰 가옥으로 검색해도 나오는 게 없어서 블로그 검색으로 전환! 여러 개의 블로그를 들어갔다 나왔다 한 끝에, 겨우 주소를 찾았다. 항상 여행을 하면 관공서나 인포메이션에서 지도를 하나씩 챙기는데, 이번은 왜 빼먹은 건지. 여튼 길 한가운데에서 인터넷 한다고 애먹었다. 히로쓰 가옥 / 신흥동 일본식 가옥 주소 : 전북 군산시 신흥동 58-2 번지 오래 걸리지는 않았고, 걸으면서 동네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다. 걸어가다가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으로 보이는 여자 아이들 세 명을 보고서는, '딱 봐도 여행온 거 같으니, 저들을 따라가면 되겠구나' 싶은 생각에 거리를 두고 살짝 따라가다가 이상한 곳을 먼저 들리게 되었다. '구 조..
벨기에산 붉은 벽돌이 아름다운 건물 - 구 군산세관 / 2012.10.02 블로그나 여행카페에서 사진으로 봤었던 구 군산세관의 건물은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붉은 벽돌이 너무 인상적일 뿐만 아니라, 지붕과 다른 부분은 지난 세월을 그대로 머금고 있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복원을 하지 않은 원형 그대로의 건물. 그래서 좋았고, 이번 여행 중 가장 큰 목적(?) 중 하나는 이 건물을 실제로 보고 오는 것이기도 했다. 구 군산세관은 군산근대역사박물관과 2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있었다. 두 곳이 가까운 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가까울 줄은 몰라서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다. 뭔가 볼 것이 많을 것같은 큰 기대와는 달리, 건물 외형이 볼거리의 전부이더라. 한 바퀴 둘러보는데는 5분이 채 걸리지 않을 정도로 시간은 많이 소요되지 않았으니까. 마침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을 보고 나온 게 다행..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누구나 한 번쯤은 '괴테'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나 역시 그가 어떤 사람이고 그가 무엇을 남겼는지는 자세히 몰랐지만, 그 이름만은 아주 익숙했다. 이 작품으로 그를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그의 명성을 실감하고도 남았다. 사실, 이 책을 읽고 싶었다기 보다는 '리디북스'에서 이 책을 엄청난 가격으로 세일하길래 전자책으로 구입하고 읽게 된 게 조금 부끄러울 뿐이다. 어쩌면 상실의 시대를 읽은 후와 비슷한 느낌이 드는 것 같기도 하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 책을 덮은 후, 마음에 남아있는 감정의 덩어리가 크게 다르지 않는 것 같다. 사랑에 빠지면 세상이 밝게 보이고 존재 그 자체가 행복하다. 그리고 베르테르가 '로테'와의 사랑에 빠지는 동안에, 그러하였다..
Last.fm 한국 스트리밍 서비스 중단 며칠 전에 Last.fm에서 메일 한 통이 날아왔다. 광고 메일을 보내거나 하지 않는 이들이기에 클릭해봤더니, 아래와 같이 청천벽력 같은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내용인 즉, "2013년 1월 15일(화)부터 한국으로의 라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를 중단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스크로블링 서비스는 계속 한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가끔씩 결제해서 새로운 음악을 찾는 창구로 활용해왔었는데, 안타깝게 되어버렸네. 아래는 메일 전문이다.
Ghosts - Stay The Night 라스트 에프엠(Last.fm)으로 음악을 무심코 듣고 있던 나를, 순간적으로 각성하게 만든 노래. 갑자기 정신이 번적들면서 노래가 끝날 때까지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노래가 끝나자마자 이 밴드와 이 곡이 담긴 앨범을 찾아대기 시작했다. 그리고나선 완전히 꽂혀, 요즘 가장 많이 듣고 있는 곡이다. '고스트(Ghosts)'라는 이름의 이 유령친구들은 영국 런던 출신이다. 2007년에 이 노래 'Stay The Night'을 싱글로 내놨는데, 그게 라디오를 타고 점점 인기가 올라가 급기야는 TV 출연까지 하게 되었고, 그 여세를 몰아 이 곡은 2007년에 BBC가 실시한 설문조사 중 '올해의 음악(Sound Of 2007)'항목에서 9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다. 같은 해에 1집 앨범(The World ..
마을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 경주양동마을 / 2012.12.15 자주가는 여행카페에서 최근에 많이 보이던 여행지가 여기 '양동마을'이었다. 사진으로만 보면 너무 예쁜데, '경주'에 위치해 있어서 당일로 다녀오기에는 조금 부담되던 것이 사실. 그래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지만, 결국 다녀와버렸다. 원래는 KTX를 타고 1박을 하고 싶었지만, KTX 표도 없었고 회사 일도 늦게 끝나서 결국엔 차를 가지고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밖에 없었다. 우리집에서는 편도 5시간이 걸리는 장거리였다. 계산상으로는 이동시간만 왕복 10시간이 소요되는 다소 황당한 여행이지만, 막상 가서는 너무나도 만족했다. 예전에 외암민속마을에 가서 그 풍경에 감탄한 적이 있는데, 여기는 외암민속마을을 잊게 만들 정도로 너무나 아름답고 한국적인 곳이었다. 이슬비를 맞으며, 살짝 낀 안개를 헤치면서 조용히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