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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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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조와 양이 살던 하얗게 눈덮힌 세상 - 삼양목장 / 2013.01.19 언젠가 동생이 양과 함께 찍은 사진을 가져와서 보여주었다. 사진 사이트에서 많이 봐왔던 사진과 비슷한 이미지. 삼양목장이었다. 사진 사이트의 사진이 참 예뻤던 게 기억났다. 나도 한 번은 가보고 싶어했었던 게 어느새 색이 바래버린 기억이 되어 색이 잊혀졌구나. 시나브로 일상에 묻혀버린 오래된 기억이 켜켜이 쌓인 시간을 비집고 나왔다. 사실 거리도 멀고, 유명한 데이트 장소라 혼자 여행하기도 조금 부담스러웠지만, 그래도 막상 가서는 정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던 곳. 가서는 겨울 풍경을 원없이 구경하고 왔다. 여름은 또 다른 느낌이라던데, 기회가 되면 여름에도 한 번 다녀오고 싶다. 여름에는 버스가 다닌다고 들었는데, 그 버스는 여름에만 운행하고, 겨울에는 운행하지 않는다. 꼭대기까지 도보로 걸어서 올..
전통과 현재가 사이좋게 공존하는 곳 - 북촌한옥마을 / 2013.05.17 원래는 전주를 가고자 했다. 차를 끌고 가려다가 장거리 운전이 피곤하기도 하고, 분명히 차가 많이 막힐 것 같았다. 그래서 여행하는 기분도 낼 겸, 부랴부랴 KTX를 검색해보니, 오전 시간에는 전부 매진. 그래서 버스를 검색해보니 버스도 거의 매진이었다. 그제서야, 연휴라는 것이 실감났다. 그리고 대이동이 일어나겠구나, 싶은 직감. 잠자리에 들면서 새벽 4시에 일어난다면, 차를 끌고 전주에 가리라고 마음 먹고 잤다. 그러나 눈 떠보니, 6시. 다시 잠들었다가 일어나서 이것저것하다가 오늘은 반드시 사진 찍으러 나가리라고 마음먹고 인터넷을 찾아 마침내 정한 곳이 '북촌한옥마을'이었다. 회사 근처이니 지리도 익숙하고. 사실, 나는 사람이 많다는 이유로 서울에서 사진을 찍은지 제법 오래 되었으니 서울을 담아도 ..
벚꽃 잎이 흩뿌려진듯한 예쁜 바닷가 - 영흥도 십리포 해수욕장 / 2013.04.13 장경리 해수욕장에서 차를 돌렸다. 다른 곳으로 가야했지만, 막상 갈만한 곳이 없었다. 혼자 여행와서 음식점에 들어가기도 좀 뻘줌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아직 나는 여행 초보인가봐. 목적지를 잃으니 방황하게 되더라. 순간적으로 이 취미도 바꿔야할 때가 왔나, 싶은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이내 지도를 보고 목적지를 정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십리포 해수욕장으로 가기로 마음 먹었다. 장경리 해수욕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거리라 금방 갈 수 있었다. 장경리 해수욕장에는 차도 별로 없고, 사람도 별로 없었는데, 이쪽 십리포 해수욕장에는 주차장에 차도, 그리고 그 차를 타고 온 관광객도 약간 있었다. 장경리 해수욕장이 더 크고 더 유명한 곳인 줄 알았던 나는 조금 의아했다. 차를 주차장에 대놓고, 해변을 향해 자박자박 걸..
서울에서 가까운 조용한 바다 산책 - 영흥도 장경리 해수욕장 / 2013.04.13 집에 있기가 너무 답답했었다. 회사일은 힘들기만 하고, 쉬는 날도 거의 없다시피 해서, 몰래 반짝 치고 빠질 생각으로 차를 몰았다. 너무 멀리까지 내려가면 피곤할 것만 같아서 너무 멀지 않은 적당한 곳을 찾았었고, 그러다가 눈에 들어온 게 영흥도였다. 대부도 인근이고, 그리 멀지 않은 거리라서 매력적으로 보였다. 사실, 가기 전에 이것처것 찾아보고 갔었는데, 크게 볼만한 것이 없다는 게 흠이었다. '만약 볼 게 없다면, 바닷가를 걸으면 되지' 라는 생각과 안가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에둘러 달래면서 차를 돌려 향했다. 이 날은 유난히 바람이 많이 불었다. 햇살은 봄이 다가오는 중이라 따스한 편이었지만, 바람의 세기가 어마어마했다. 바닷가 인근에 있는 주차장에 서 있었는데도 바람이 부웅부웅 소..
혼자 생각에 잠겨 조용히 걸었던 산책 - 올림픽공원 / 2006.09.29 2006년의 나는 대학생이었다. 그리고 그 당시에 대외활동을 하나 하고 있었다. 사실, 2005년 이후의 내 생활은 학교와 그 대외활동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대외활동에서 나는 인정받는 사람이었고,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었기에 매우 재미있게 했었다. 잘 마시지도 못하는 술을 마셔가며 사람들과 어울리고, 놀고 그랬으니까. 그러나 졸업이 가까워 오면서 현실이 보이기 시작했다. 학점은 괜찮았는데, 영어점수가 문제였던 것. 과유불급이라고, 대외활동에 투자했던 시간이 많아서, 영어는 신경도 못 썼던 것이다. 나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대외활동에 투자하는 시간을 줄이고 영어공부를 하고 있었지만, 나는 멍청하게 한 우물만 팠었다. 상황은 심각했다. 4학년 1학기가 끝났는데도 토익점수가 600점이 안되어서 ..
6.25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멈춰버린 곳 - 철원 감리교회 & 노동당사 / 2005.03.18 아르바이트를 해서 받은 돈으로 카메라를 산 이후, 혼자서 여행을 다니기 시작했다. 서쪽에 있는 무의도와 실미도를 걸으면서 여행이 무엇인지 조금씩 알기 시작했고, 동쪽 끝에 있는 화진포에서는 너무나도 황홀한 힐링타임을 가졌었다. 그리고나서 남쪽으로 내려갈지, 아니면 북쪽으로 올라갈지 고민하다가 북쪽으로 올라가기로 마음먹고 목적지를 찾기 시작했다. 그 당시 내 여행 스타일은 당일로 치고 빠지기. 차가 없었던 나는, 대중교통으로 이동해야 했는데, 그래서 보통 한 두 곳만 보고 올 수 밖에 없었다. 이 때에도 철원에 있는 포석정 등 여려 명소와 노동당사를 두고 어디로 갈지 고민하다가 결국에는 노동당사를 택했던 기억이 남아있다. 기억도 나지 않는 어린 시절에 교과서에서 봤었던 노동당사. 인터넷을 찾아보니, 그 건..
상상력을 마구 꿈틀대게 하던 마법의 공간 - 팀버튼전시회 / 2013.02.17 사실, 팀버튼이라는 이름이 그렇게 내게 큰 의미가 있던 건 아니었다. 아주 오래 전에 봤던 가위손의 감독 정도다. 물론 몇 개의 작품 이름을 더 알고 있지만, 그 영화를 아주 인상 깊게 봤다던가, 그의 빅 팬은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쯤 가보고 싶었다. 왜 가고 싶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그의 기괴한 그림이 전시된 모습을 보기도 했고, 내가 현대카드 회원이라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이 전시회가 대기표를 나눠줄 정도로 성황이라는 소문에 한 번 가보고 싶어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고, 아직까지도 모르겠다. 내가 왜 이 전시회를 보고 싶어했을까? 지나간 시간의 어느 지점부터 보고 싶어했을까?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서울시립미술관으로 향했다이미 전시를 보..
세상에서 가장 조용했던 겨울바다 - 화진포 해수욕장 / 2004.12.19 오래 전 여행을 되돌아보는 일은 마치 낡은 앨범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이 여행은 2004년에 다녀온 여행으로 햇수로는 벌써 9년 전의 일이다. 아직도 그 당시의 기억 중 일부가 생생하게 남아 있는데, 9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니 새삼스레 믿기지가 않는다. 갑자기 시간의 힘 앞에서 갑자기 겸손해져서는, 9년이라는 시간 동안 나는 어떻게 지내왔는가,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는 내가 신기하다. 새벽에 동서울터미널에서 새벽 차를 탔었다. 아마 간성으로 가는 차였을 거다. 새벽의 어스름이 깔리기도 전인 깜깜한 밤에 집을 나와 헐레벌떡 뛰어가서 겨우 차를 탔던 기억이 있다. 그 차에는 나와 어떤 아저씨, 단 두 명의 승객이 있었다. 미리 알아봤던 소요시간은 약 4시간 남짓. 나는 창 밖을 물끄러미 바라보다..